영화/최신작

고고70

walrus 2008. 10. 3. 12:09

영화는 음악 영화의 문법을 충실히 따라가며 한국 음악의 진정 전성기였던 70년대를 회고한다. 재능 그리고 그 이상의 열정을 가진 이들이 만나 밴드를 결성하고 시골에서 서울로 성공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공연장의 희열을 점증시키고 좌절의 시간이 있지만 좌절의 끝을 에너지로 분출하는 공식에 아주 충실하다. 또한, 과장된 화면과 연극적인 요소와 리얼한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다. 연출을 맡은 최호는 영화 이상으로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델리 스파이스를 많은 이에게 알린 후아유 때도 그랬지만. 공연 실황을 어떻게 잡아야 사람을 흥분시키는지 그리고 밴드에서 일어나는 갈등 들 그리고 70년대 한국 음악의 경향 등에 대해서 음악에 대한 연출자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사슴눈을 가진 홍대원빈 이지형을 느끼한 발라드 싱어로 탁월하지만 조용한 기타리스트 신윤철을 니힐리스트적인 사이키델릭 뮤지션으로 섭외하고 조승우와 신민아를 제외한 밴드를 뮤지션으로 구성하였고 유앤미 블루의 방준석이 음악을 리드하여 충실한 음악을 들려준다. 음악 영화에 음악을 해야된다는 원칙은 성룡이 리얼액션을 안하면 재미없는 것과 똑같다. 사실, 음악 영화가 주는 최고의 흥분을 주는 건 아니며 조승우의 실력은 나쁘지는 않지만 소울을 소화하기는 무리며 연출력의 헛점도 찾을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음악이 정말 좋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 진정 음악에 대한 애정은 그런 헛점 속에 있다. 데블스도 지금의 한국 뮤지션도 정말 탁월한 뮤지션은 아닐 수 있지만 그런 뮤지션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런 이들이 정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이다. 영화 속에는 그런 이들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

민아양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매력을 발산하며-더욱이 적절한 노출까지,하악하악, 조승우는 선한 눈빛 속에 억눌림을 표출하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정말 빛나는 이는 단연 차승우다. 마치 류승범을 보는 것 같은 쌩으로 연기하는 음악날라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기타를 잡았을 때의 포스는 조승우가 따라할 바가 아니다. 물론, 차승우에 대한 배려 역시 연출자의 음악에 대한 애정에 기반한다. 최루탄에 쓰러질 때 기타를 잡아들고 (뮤지션들이라면 가장 많이할 말 중 하나인) '다음곡은'을 말하도록 한 이는 바로 '차승우'였다. 영화는 70년대를 얘기하지만 차승우라는 뮤지션을 통해 현재를 얘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유신의 꼰대적 시츄에이션을 닭장차를 빌어와 묘사하는 모습은 은밀하지만 시의적절한 비아냥거림이었다.

고고70(한국, 2008, 118min)
감독: 최호
출연: 조승우, 차승우, 신민아, 손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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