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자막은 마미, 엄마를 국장님으로 해석했다. M국장을 호칭하는 것이니 틀린 것은 아니지만 M과 조직원들 간의 관계 그리고 지난 50년 영국 사회 내에서 이제는 둘 다 늙어버린 어른과 아이의 관계, 어른의 진중함과 아이의 반항이 교차하는 20세기 영국이 가지는 영화의 미묘한 맛을 담지 못한다. 영화는 60년대에 시작한 전후 사회 영국 문화를 꾸준하게 담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추락했지만 문화적으로는 부활했던 당시 대영제국과 그마저도 쇄락해버린 지금의 영국을 추락과 상승의 이미지로 담고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예전만하진 못하지만 꾸준히 튜어를 돌아주시며 의외의 저력을 보여주는 노장 록스타라면 하비에르 바르뎀은 늙기전에 죽고 싶다는 게이 록커를 연상시킨다. 사실, 둘다 퀴어적이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데 그것을 들어내는 방식은 상반된다. 이 역시 영국적이다. 스카이폴은 또한 오손웰스와 제3의 사나이 그리고 존 포드 등 20세기의 영화, 영화의 20세기에 대한 존경이 포함된다. 영화가 하일라이트로 치달을 때 아델의 타이틀곡보다 강한 펀치를 내미는 곡은 61년 존리후커가 작곡한 곡을 65년 애니멀스가 해석한 'Boom Boom'이다. 20세기적인 것이 약해지는 21세기 최첨단 속에서도 20세기 그들이 세계를 지배했던 저력이 유효함을 영국인 배우와 감독은 그 누구보다도 우아하게 영화에 담아내고 있다.
007 스카이폴(Skyfall, UK/US, 2012, 143min)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