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영역이 있다. 특별한 여자 배우가 지니는 얼굴과 몸짓으로 말하는, 말과 머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 여성 감독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음악과 비주얼의 결합 속에 담긴 감정의 섬세함. 이 영화에서 남자 배우, 세스 로건은 눈부시게 빛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남자는 온전히 알 수 없는 여자의 뭔가를 담아내고 있다(그렇게 보인다). 마치 미란다 줄라이가 했던 것처럼. 영화의 각 씬은 미쉘 윌리엄스와 사라 폴리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어 아름답고 의미심장하다. 더욱이 제한된 사람이 만나고 감정을 담아내는데에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 음악만큼 편집의 창의성이 돋보인다. 특히, video killed radio star가 흘러 나오는 놀이공원의 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지닌 장면이다. 그런데, 반면 여성영화만이 빠지기 쉬운 함정 같은 것이 있는데(적어도 남자 관객이 보기에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여성만의 시선과 각 장면의 감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데 함몰되어 전체적인 what to say가 결여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순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what to say가 될 수 있겠지만. 만약 여기서 그쳤다면 이 영화는 80년생 떠오르는 배우, 미쉘 윌리엄스를 빛나게 하는 영화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놀랍게도 각 장면에 아름답게 던져놓은 것들이 눈덩이처럼 mash-up되고 관객의 예상과 선입견을 적절히 부수면서 영화의 결말과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작가가 고찰해온 삶에 대한 통찰을 깊은 여운 속에 각인시킨다. 아름다운 배우이기도 했던 79년생 여성 감독, 사라 폴리의 성과다. 굳이 '여성'을 빼고라도 영화에서 30대 초반이 쉽게 이루어내지 못한 성과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한국화된 영화 제목도 영화의 맥락과 맞다면 충분히 좋지만 '우리도 사랑일까'는 'take this waltz'에서 보여준 작가의 지향성과 너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히려 효과적인 맥거핀은 될 수 있다.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Canada, 2011, 116min)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쉘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