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흠이 많은 영화다. 안개와 같은 모호함을 의도했겠지만 이야기나 감정을 전달하는 힘이 많이 떨어진다. 그 중에는 분명 작가가 의도한 부분이 있겠지만 모호함을 전달하기 보다 전달됨이 모호한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2009년의 가장 중요한 한국 영화 중 하나라고 단언한다. 강요된 거짓된 성장이라는 가식을 거부한 이들에 관한 영화다. 성장 논리의 허구 속에 파괴되어가는 철거촌과 서울 근교라는 팽창의 경계에 있는 지역적 사회적 위치와 사회적 개인적 양심의 사이에서 고통받는 21세기 한국의 예수라는 개인적인 지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숨겨진 죄의식을 지닌 한 소녀의 성장이라는 지점. 작가는 2009년 한국이라는 시공간의 공기를 모호하지만 가장 유의미하게 끌어내었다. 영화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공기이기도 하다.
파주(Paju, Korea, 2009, 111min)
감독: 박찬옥
출연: 이선균, 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