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도시의 소소한 매력은 나름 잘잡아냈지만 결정적으로 walrus군이 본 디지털상영의 거칠은 입자의 느낌은 그 매력을 처절하게 감소시키긴 했다. 하지만, 두명의 좋은 주연배우가 보여주는 호흡이 영화를 충분히 흥미롭게 했다. 전도연은 참 남자배우 복이 많은 여배우이다. 자신을 강하게 들어내지 않고 남자 배우의 연기의 호연에 묻어가기만해도 영화가 참 잘나온다. 접속의 한석규, 해피엔드의 최민식, 밀양의 송강호 등. 하지만, 그 바로 상대 배우의 호연에 묻어갈 수 있는 그런 포용성이 전도연의 진짜 장점인 것 같다. 하정우는 상반기 추격자에 이어 올해 하반기 가장 성공한 한국 영화의(walrus군이 디지털 상영에 두번 속은 한국 영화이기도 하지만) 주연 배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정우는 뻔뻔스럽고 뺀질거리고 널널하며 정떨어지지만 어느 순간 전도연의 눈물을 터뜨리게한 미운정의 캐릭터는 정말 우리가 볼 수 있는 징한 놈의 캐릭터를 순산순간 기가 막힌 메소드 연기로 표출한다. 하정우는 정말 연구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배우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러닝 타임 내내 기막힌 캐릭터에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의 후반기로 갈수록 그게 누적되며 조금은 과하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 영화에 정말 어울리는 제목은 영어 제목인 것 같다. 이 징한 것.
멋진 하루(My Dear Enenmy, 한국, 2008, 123min)
감독: 이윤기
출연: 전도연, 하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