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문화의 근간 중 하나가 20세기 초반부터 인기를 끌어온 코믹스다. 코믹스라는 전통은 소재 부족에 허덕이는 헐리우드에 몇 안되는 연료 중 하나다. 이 역시 식상한 느낌이지만. 19금의 내용을 여과없이 담고 있으면서 10대들의 시선을 끄는 그런 불량식품 같은 이미지의 과잉. 그 속에는 느와르의 비장함을 뻔뻔스럽게도 유치한 수준으로 들이대지만, 그런 뻔뻔스러움이 인동초같은 생명력의 원천이 아닐까?
전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에서 그가 거짓말 액션에 기반한 유려한 총질을 홍콩 영화 수준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로베르토 로드리게스는 씬 시티의 작가와 같이 이 영화를 제작하며 만화보다 만화같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역시 뻔뻔스럽기에 가능하리라. 뻔뻔스럽게 사기 처먹는 것도 멀 좀 알아야 해먹는다. 코믹스와 B급의 전통을 HD의 살아숨쉬는 질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뿐일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아쉬운 점은 스타일에 집착하다 보니 내러티브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때에도 그랬는데, 사실 로베르토 로드리게스는 그런 것 따위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뭐 꿋꿋하게 밀어붙이는 것, 요즘 같은 때에는 확실히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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