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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Jon Lord - 2009/4/11, 세종문화회관

록키즈의 시절, 록음악이 단순하고 기술적으로 떨어지지 않음을 우기기 위해서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신격화된 존재가 존 로드일 수 있다. In Rock 이후 무게의 중심추는 리치 블랙모어로 옮겨갔지만 곡에 대한 영감과 록커로서 이전에 없던 클래식적 조예를 보여준 존 로드는 우리 형님들의 음악적 역량은 클래식 뮤지션들에 뒤지지 않아라고 우격다짐할 수 있는 존재감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밴드로서 딥퍼플의 존재감은 In Rock  이후 시작되었지만 Hush라는 확 땡기는 히트곡과 더불어 존로드가 리드한 클래식과의 크로스오버로서 딥퍼플 역시 록의 역사에 충분히 중요한 밴드가 될 수 있다. Yes, ELP, Moody Blues와는 다른 기존의 심포닉의 양식미에 충실하면서도 하몬드의 블루지한 사운드가 시분할하면서 맞부딪히는 사운드. 결과적으로 큰 성공작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시 록음악의 왕성한 식욕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예가 될 수 있다.

탐나는 옆동네에 망가진 뚱땡이 잉베이 맘스틴 아저씨가 평생의 소원이었던 딥퍼플의 일원이 되는 것을 이루었을 때, 울나라에서는 한국 오케스트라, 한국밴드에 존 로드만 빌려서 딥퍼플과 클래식작업을 해석하는 공연을 비싸게 팔아먹는다-존로드가 리드했다고 해도 그건 딥퍼플의 작업이었다구요. 그다지 호흡도 길게 맞추지 않은 한국 오케스트라에 그렇게 비싸게 팔아먹으니 외국 오케스트라는 우리같은 평민은 못들을 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나요?

그래서인지 별로쓰였다. 오케스트라가 기본적으로 록킹한 사운드를 전혀 이해를 못했고 밴드는 한국 실용음악과틱한 느낌 과격하게 티가 났다. 다이내믹스가 요구되는 부분에 축축 늘어졌고 삘이 들어가야될 밴드 사운드는 지나치게 얌전했다. 록적인 사운드와 클래식적인 것이 매끈하게 이어지지도 그렇다고 부딪히면서 씨너지를 내는 것도 아닌 정말 애매했다. 사실, 딥퍼플의 맛은 중후하면서도 싼티가 나는 70년대 사운드에 있었고 매근한 뮤지컬 보컬은 데이빗 커버데일의 멋도 이언길런의 구수한 맛도 없는 평범했다. 그나마 존로드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오케스트라가 리드하는 곡이 그나마 낳았다. 사실, 딥퍼플의 곡에는 오케스트라적인 다이내믹스에서 영감이 온곡이 많아 재밌을만한 부분이 많았지만 아무튼 그런건 없었다.
 
그래도, 차일드인타임을 한국에서 들을 수 있는 건 좋았다. 예상과 달리 때창모드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공연전 한손엔 담배, 한손에 전화를 든 추리닝입은 존로드 아저씨가 '존로드 아냐'말하는 walrus군에 당황하는 모습을 본 것도 영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