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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Manchester United vs. FC 서울, 2007/7/20, 상암

창의적인 공간활용. 축구는 자유도가 높은 스포츠다. 넓디넓은 공간에서 팔을 쓰는 것 등 반칙 외에는 무엇이든 허용이 된다. 경기를 풀고 공격을 하는 공식 비슷한 것은 있지만 그 공식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수비를 피해 자기 또는 동료가 경기를 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거기에도 역시 창의성이 필요하다. 또한 그런 창의성의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을 자기 중심적으로 경기를 풀 수 있는 볼터치가 가능해야 한다. 귀네슈가 지적한 스피드를 위해서도 볼터치는 필수. 볼터치가 되면 시야도 넓어지고 경기도 잘 풀 수 있다. 물론, 볼터치가 되면서 게으른 플레이로 더 크지 못하는 선수도 있지만. 딩요의 영입을 꿈꿀 때부터 예상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라질리언 풋볼은 브라질 선수 하나 없이도 완성된 듯 했다. 볼터치와 창의력으로 경기를 장악하는. 반면, FC서울은 K리그에서 본 그대로였다. 맨유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플러스 알파가 필요했다. FC서울이 문전에서도 제대로 된 임팩트의 슛을 보여주지 못할 때 맨유의 4골은 힘들이지 않고 얻어졌다. 호나우두의 첫골은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타이밍을 빼앗은 슛이었으며 이글스의 슛은 회전으로 각은 만들었으며 루니와 에브라의 골은 공간돌파와 좋은 타이밍/임팩트로 얻어진 골이었다. 맨유는 쉽게 골에어리로 갔고 서울은 많이 뛰는데 주위에 선수가 없었다.

4:0은 정당한 결과였다.

 

크리스티안 호나우두

오늘 호나우두는 투톱. 두말없는 최고. 이 선수를 더 이상 혼자우두라고 한다면 경기 안보고 얘기하는 것이다. 호나우두의 창의력에 동료가 얼마나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는가? 천재적 플레이어이면서 강인한 피지컬과 제공권을 가졌고 더욱이 움직이면서 볼을 받는 천재과 선수들에게서 보기힘든 아주 좋은 습관을 가지고도 있으며 또한 부지런하다. 이 선수를 보면 얼마전 모로코가 고향인 모하메드라는 친구가 생각난다. 모 회사 어떤 아저씨가 생각 없이 마구 토스하는 일을 덥석덥석 하겠다고 받는 그에게 '너가 꼭 안해도 되는 건데, 너 왜 한다고 했니?'에 대해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Because I can' 호나우두는 자기에게 공을 달라고 팔질이라 하는 선수가 아니라 동료들이 경기를 편하게 풀도록 필요한 공간으로 움직이고 자기가 '나할 수 있어'하며 나서서 경기를 지배하려는 적극성이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다. 10년은 호나우두가 지배할 것이다.

 

웨인 루니

성숙함까지 묻어나는 저돌성. 호나우두와의 선의의 경쟁 관계는 그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리오 퍼디낸드, 비디치

벽. 거대하지만 빠르고 정확하며 침착하고 저돌적인 두명의 센터백이 버틸 때 상대는 질식하게 된다. 일찌감치 점수가 벌어진 탓도 있었지만 맨유가 골을 먹을 것 같은 긴장감이 드는 순간은 실제로 없었다.

 

폴 스콜스

후반전 초반 삽질도 있었지만 폴스콜스의 패스 성공률이 왜 91%라는 기적적인 숫자인지 알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항상 중심에 있는 선수. 별로 눈에 안띄는 것 같지만 그건 경기의 드러나는 부분이 아닌 심장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이든 수비든 항상 경기의 중심에 있었고 실제로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으며 슬로슬로퀵퀵을 풀앤푸시로 상대방의 수비라인을 허물고 체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대충보면 노련함이라는 변명을 하는 노장선수의 플레이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좋은 볼터치를 가지기에 동료들이 믿고 경기운영을 맏길 수 있는 선수였다. 특히 느릿느릿한 것같다가도 번개같이 볼을 빼앗아 긱스-에브라로 연결되는 4번째 골에서의 플레이는 폴 스콜스의 진가가 어디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 스콜스와 캐릭이라는 하드 태클러와 테크니션이 없는 조합에도(사실 태클로만 따지자면 둘다 부실 또는 위험한 조합이지만) 경기를 장악했는데 여기에 오웬 하그리브스라는 강력한 엔진이 더해진다. 이 정도면 어디와 만다도 드리블 없이 경기를 장악할 수 있다.

 

긱스

요즘 프리미어쉽처럼 예전의 화려함은 없지만 결국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간다.

 

에브라

멈출 수 없는 공격 본능. 전성기 카를로스.

 

퍼거슨 알렉스

관중석의 군발이 두명의 티셔츠 등면에 퍼거슨 알렉스. 이건 껌이야 하며 여전히 껌을 느긋하게 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경기를 끝나고 나서였다. 놀랍게도 오늘 시합에 뛰지 않은 선수를 중심으로 마무리 훈련을 했다. 명성에 따른 대가인 환호성에 정신 산만할만도 하지만 그래도 할일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은 이런 성실함에서 오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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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을 갓넘은 나이. 이들이 지배할 앞으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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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깔머리 김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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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영광을 그리고 작년의 영광을 함께 했던 스콜스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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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본능 스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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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바뀌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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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본능 호나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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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표현이지만 사실이다)공부 좀 하는 친구들은 시험끝나고 마무리도 확실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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