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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춤추는 콘트라바쓰 - L'Orchestre de Contrebasses, 2006년 2월 10일, 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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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리드 악기로 날렵하게 용솟음 치는 고음부로 클라이막스로 몰아가는 부분은 보통 공연의 백미다. 콘트라베이스 6대로는 이런 강렬한 맛을 낼 수는 없다. 뒤뚱거리는 코끼리와 같은 이 악기는 보통 재즈 악단의 뒤에서 리듬을 맞추는 정도로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이 날만은  콘트라베이스가 주인공이었다. 사실, 멜로디가 강한 악기가 아니기에 지루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관객의 흥미를 끌만한 아이디어가 필수적이다. 일단, 그 아이디어의 가장 큰 원천은 바로 이 악기가 가지고 있는 유머 감각이다. 현을 긋거나 튕기거나 외에도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만큼이나(삑! 미성년자 및 순진한 여성분 독해 금지) 큰 울림통의 다양한 쓰임새는 참으로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타악기로서의 가능성은 작은 악기들 보다 훨씬 다양했다.

 

이런 타악기적인 요소들이 연극적인 요소와 결합하면서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악기를 이용한 비주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소리를 통해 불러일으키는 상상력은 폭소는 아니지만 가벼운 미소를 시종 일관 짓게했다. 성대모사를 잘하는 배칠수나 동물소리 잘내는 예전의 '남보원'같은 코미디언처럼. 3월 첫째날에 공연을 하게될 Take6도 그렇지만 그런 개인기들이 절묘한 하모니를 불러일으킬 때 우리들은 충분히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소리의 조합은 기가 막혔다.

 

그들에게 또 하나의 재주는 클라이막스를 만들기 어려운 악기임에도 1시간 반 가량의 공연시간을 통해 기승전결을 내는 것이었다. 멜로디와 하모니를 가다가 웃음과 감탄을 끌어내고 집약적인 에너지까지.

 

이들의 상징과 같은 악기를 거꾸로 앉는 장면에서 나는 오히려 다른 점을 느꼈다. 그들에게 콘트라바쓰는 곧 얼굴과 같다는 점. 아리따운 여성이 아닌한 그들의 외모보다 나는 바로 콘트라바쓰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얼굴은 무엇일지?

 

이하 프로그램에서

춤추는 콘트라바쓰 - L'Orchestre de Contrebasses

Christian Gentet
Xavier Lugue
Leonardo Teruggi
Etienne Roumanet
Gregoire Dubruel
Yves Torchinsky

 

Christian Gentet - Un petit air de la musique de l'air 공기의, 음악의, 작은 공기
공기의 소리, 바람의 음악과 리듬은 인간 역사의 첫 음악이다.

 

Yves Torchinsky - Cardamome 카르다몸
동양의 피리 소리를 연상시키는 콘트라베이스는 마치 하늘 위로 나르는 마법 카페트를 타고 환상의 여행으로 인도하는 듯 하다. 이브 토르친스키의 솔로가 돋보인다.

 

Olivier Moret - L'effet sonore 사운드 효과
사비에르 루게가 9박자 리듬에 맞춰 흥미로운 연주를 선보인다.

 

Olivier Moret - Pause 휴식
콘트라베이스는 위 아래로 움직이며, 바이올린처럼 울고 노래한다.

 

Jean - Philippe Viret - Kora Song 코라의 노래
아프리카인들의 가면극에서 벌어지는 열정적인 놀음과 그들만의 독특한 춤을 추는 모습을 그린 곡이다.

 

Jean - Philippe Viret - Heureuse qui comme Elis 엘리스 같은 여인은 행복해
1970년대에 활동한 전설적인 브라질의 여성 가수 엘리스 레지나에게 경의를 표하는 곡이다. 콘트라베이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곡으로 음악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Christian Gentet - Not portninwak 별난 것이 아닌
이 곡에서는 음악 테이프를 거꾸로 재생하고 있는 듯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에 주목해 보라. 이것은 현을 켜는 것과는 틀리게 점점 음량이 커지듯이 현을 켜는 활 연주의 테크닉이다.

 

Christian Gentet - Week end a Dequville 도빌에서의 주말
한가로운 주말, 오랜만에 해변에 갔다. 그러나, 비가 내리고 호텔에서는 이상한 소음이 들린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는 기분을 표현한 곡이다.

 

Etienne Roumanet - La plume 깃털
그대는 우는가? 난 웃는다

 

Xavier Lugue - Celtic dream 켈틱 드림
6대의 콘트라베이스가 춤과 전자 음향의 어울림을 들려준다.

 

Etienne Roumanet - Rom roum 로마의 집시인
동유럽 집시음악과 현대적인 멜로디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Jean - Philippe Viret - Dors Adele 아델레의 자장가
아이들을 위한 자장가로 환상의 꿈으로 인도한다.

 

Jean - Philippe Viret - Father moqueur 모케르 신부
아이리쉬풍의 음악 진행과 현의 울림을 연상시키는 선율의 흐름이 이채롭다. 멜로디와 리듬의 패턴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콘트라베이스의 몸체를 진동시키며 내는 리듬은 마치 리버 댄스를 방불케한다. 피치카토 솔로는 대범하고 큰 스케일로 음악 전체를 리드한다.

 

Christian Gentet - Bass, bass, bass, bass, bass & bass 베이스, 베이스, 베이스, 베이스, 베이스 & 베이스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곡으로 콘트라베이스의 테크닉이 유감없이 발휘된 가장 개성적인 작품이라 할 만 하다. 몸체를 두드려 힙합풍의 리듬을 내고 사이사이에 E현을 두드려서 음을 내는 주법으로 독특한 코드감을 맛볼 수 있다. 베이스 라인에는 보우잉을 사용, 신디사이저 베이스 같은 사운드를 내고 있다. '술 폰티첼로' (Sul ponticello)라 하여 브릿지 (현의 진동을 몸체에 전하기 위한 부품) 옆의 현을 마찰하는 주법은 클래식의 주법만을 이용해서 신디사이저로 만들어진 음악처럼 표현하고 있다. 경케한 록비트에 실린 몸체 두드림과 스피카토 주법(활을 현에 두들겨 미세하게 바운드 시키는 주법)의 조화가 절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