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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래리 칼튼 사파이어 블루, 성남 아트센터, 2005.12.20

래리 칼튼은 나와 인연이 많은 아티스트이다. 포플레이 2번, 스티브 루카서와의 공연, JVC2003.
특히 JVC2003은 내가 본 숱한 공연 중에서도 몇 손가락안에 들 명연이었다. 마사토 혼다의 시원한 연주가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리릿나워와 래리 칼튼이라는 입신의 경지에 선 두 기타리스트를 하루에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드문 행복한 순간이었다. 특히 맨앞자리에서 본 그날 공연은 브라스 밴드의 에너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어 그 필링은 정력제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였다. 더욱이 오늘은 옆 테이블에서 저녁까지 같이 먹었으니 ㅎ. 그러니까 이번 공연은 내 기억으로만도 5번째. 하지만, 늘 실력을 보여주는 뮤지션이었다.
 
전작 Sappire Blue가 브라스를 동원한 블루스의 힘을 느끼게 해준 앨범과 공연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보다 록적인 그루브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어짜피 결과는 정해진 것. 지난 JVC때 느낀 것이 브라스를 동원한 블루스와 재즈가 얼마나 신나고 다이내믹한가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면 이번 공연은 조금 더 다른 부분이 보였다. 우선 편성은 기타, 드럼, 베이스의 기본 편성에 하몬드를 중심으로한 건반 주자, 브라스 4. 래리 칼튼이 이펙터로 장난치기보다 손맛을 아는 기타리스트이며 하몬드의 중후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소리를 고려한다면 전자음 보다는 블루스에 기반한 내추럴한 사운드를 통해서 얼마나 그루브를 뽑아낼 수 있는지를 래리칼튼은 보여주려하는 것 같다.
 
래리 칼튼의 연주는 갈수록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그의 연주 속에는 예전에 보이지 않던 유머가 보인다. 특히 중간에 짤막하게 삽입된 징글벨의 멜로디. 그 특유의 꼬들꼬들한 기타 사운드로 갈 때나 작은 볼륨의 어쿠스틱사운드임에도 샤프함이 살아있는 부분, 아방하게 흘러가거나 에너지를 몰아칠 때 폭발성 등. 유머와 여유러움이 넘치기에 래리 칼튼의 솔로는 예전보다도 더 재밌어졌다. 스트레이트한 드럼 사운드는 곡의 박진감을 살려주었고 그런 와중에 하몬드 및 브라스와의 하모니는 기막히게 어레인지되어 사운드의 공간감을 배가시켰다. 어쩌면 노동요에서 기반한 블루스의 특질 중 하나는 선창과 후렴구의 주고받기 식 곡 구성인데 얼씨구와 같은 후렴구가 신명을 불러일으키듯 솔로잉의 끝자락을 훨씬 풍요러우면서도 맛깔스럽게 만들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좀 멀리서 봤다는 점. 그래서 JVC만큼 압도적인 에너지는 느끼질 못했다. 역시 모 선배의 말대로 공연은 거리 3승에 반비례한다고. 쩝. 그러함에도 올해 walrus가 만나는 100번째 뮤지션이 되기에 충분한;; 완성도 높고 만족도 높은 공연이었다.
 
p.s. 유준상, 홍은희 봤음. 홍은희 별로 안예뻣음. 남의 떡이 작아보이기 캠페인.
 
Setlist
Friday Night Shuffle
Oui Oui Si
Night Sweats
Josie
Minute by Minute
Smiles and Smiles To Go
Cool Trane
Just an Excuse( To Play the Blues)
7 for You
Deep into It
Slightly Dirty
Tenor Madness
 
앵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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