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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Bob James - Angels of Shanghai, 성남 아트센터, 200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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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lee - Asian*ergy
Asia를 강조했지만 실제로 아시아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은 아니었다. 오히려 서구인들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느낄만한 편안함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Jack Lee외에 일본인 뮤지션이 세명 있었지만 사실 사운드의 키를 쥐고 있는 뮤지션은 드러머와 피아니스트였다. 전날 래리칼튼의 공연처럼 드러머는 전체적으로 강한 비트를 내는 편이었지만 곡의 각을 살려주기보다는 부드럽게 녹아 유연하게 곡을 진행시키는 것을 돕는 역할을 했다. 파격적인 실험성이나 압도적인 힘을 느끼고 싶다면 적합한 공연은 아니지만 수준급 연주인들이 빚어내는 매끈한 사운드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공연.

 

Bob James - Angels of Shanghai
대가의 연주는 무엇이 다를까? 사실, 대가 보다 기교적으로 앞서는 이들은 예상외로 많을 수 있다. 특히 밥제임스의 경우, 그렇게 기교적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은 안들 때가 많다. 똑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더라도 보석같이 빤짝거리는 해석을 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대가의 터치라는 생각이다. 많은 음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돋보이는 악상을 전개할 수 있는 이는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기교의 과시를 할 필요가 없다. 순간순간의 해석에 대한 영감과 그룹사운드에서 정갈한 어레인지. 특히 밴드 멤버 모두가 탁월한 기량을 가졌다면 말할 필요도 없는데 바로 포플레이가 그랬다. 그런 면에서 Bob James의 이번 내한 공연은 어떤 면에서 포플레이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래리칼튼을 대신한 잭리가 보다 팻메스니적인 섬세함에 근접한-순전히 공연에서 느낀 부분이다-기타리스트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밥제임스와 달리 새로운 어그레시브함을 보여주는 드러머의 변경을 제외한다면 기본적으로는 포플레이에서 추구했던 것, 대가적 연주의 결합으로 깔끔하면서도 흥겨운 퓨전 사운드와 큰 차이가 없다.

거기에 새로운 변화는 바로 상하이의 5 음악도인 Angels of Shanghai가 함께 했다는 점이다. 거문고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이, 비파, 해금과 비슷한 얼후 멤버2, 단소와 비슷한 악기등. 이전 EBS Space공연에서 확인했듯이 중국 악기는 선율이 매력적이다. 사실, 중국 악기의 대명사인 양금이 빠져있는데 아마도 피아노와 같은 소리와 역할을 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사운드 배치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사실, 다소 감성의 과잉이라 느껴질만한 애절한 톤을 제외한다면 중국 악기는 한국 악기에 비해 훨씬 서양 악기에 근접했다는 생각이다. 비파가 기타, 얼후가 바이얼린, 단소 비슷한 악기가 플룻. 실제로 정말 비슷하게 소리를 의도적으로 낼때도 있었다.

역시 전곡을 완성한 밥제임스의 어레인지 능력은 발군이었다. 중국 악기의 맛깔스러운 톤이 밥제임스의 피아노 사운드에 부드럽게 녹아들어 전체적인 사운드를 아주 맛있게 뽑아냈다. 그런데, 밥제임스의 이런 어레인지는 중국의 진짜음악과 철학을 이해하고 접근했다기 보다는 중국 악기의 톤을 자신의 음악적 방향에 풍성하게 만드는데에 한정했다고 볼 수 있다. 욕심이 크지 않았기에 그 욕심 내에서의 결과물은 깔끔하게 나왔지만. 매끄러운 어레인지로 공연 시간 내내 편안하고 유쾌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그러함에도 진취적 창조성에 무게를 둔다면 존 맥러플린의 리멤버 샥티에 크게 못미치는 음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함에도 2시간 반 동안의 공연은 뿌듯한 멜로디가 기분 좋게 귓가를 울린 시간이었다.

 

사실, 전날 래리 칼튼의 심장박동 수를 증가시키는 에너지와 달리 공연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편안했다. 차이점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딱 하나였다. 블루스의 영향력. 블루스의 비트는 아드레날린의 배출을 사정없이 자극하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정말로 이런 사운드의 힘은 로버트 존슨이 영혼을 팔아먹은 악마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