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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테이크 식스-예당, 20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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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음악 시간의 악보를 흑인이 발명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의 음악 속에 담겨진 디테일이 기호화하기엔 너무나 섬세하기 때문이다. 백인의 전통음악이 악보를 만들어놓은 후 악보에 맞추어가기 위한 과정이라면 흑인의 음악은 음의 세계에 대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인가이다. 비슷한 것을 백인이나 동양인이 시도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들이 그렇게 시도한다면 아주 쉽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흑인의 천부적인 재능은 감성적 흐름이 가는데로 가더라도 쉽게 균형을 찾아가는 능력에 있다. 그들의 이런 특성은 어쩌면 큼지막한 골반의 구조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집요한 듯 흔들어대는 골반은 뒤뚱거리는듯해도 밸런스를 찾아낸다. 그들의 그런 음악성은 보컬과 브라스 등 목을 쓰는 음악에 더욱 매력을 발산한다. 그들의 성대는 또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백인에 비해 성대 손상이 덜한 건 왠지 그들의 성대가 덜 건조해지고 탄력적이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악보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디테일들이 매번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 보컬 음악의 한 정점이 바로 테이크 식스이다. 지난 JVC 재즈 페스티발은 단연 그 해 최고의 공연이었다. 아카펠라는 정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볍게 깨버린 흥겨움이 넘치는 공연이었다. 오늘 열린 단독 공연은 그 때에 비해서는 곡 자체의 해석에 주력했다. 그전 공연이 여러 뮤지션들과 같이 어울리는 페스티발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의 다소 섬세하고 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달리는 쪽에 주력했다. 또, 이전 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의 액티브한 모습을 확인하고 갔기에 관객과의 호흡도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아무튼 그들의 음악은 흑인 사회의 교회 내에서 엄숙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물론, 사람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극한의 개인기와 절묘한 하모니를 보여줄 때 관객들이 미쳐버리는 건 이번도 마찬가지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