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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Gidon Kremer & Kremerata Baltica 2005.12.6 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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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공연답지 않게 한산했다. 바쁜 연말/주초/2일연속의 일정 등이 이유였다해도 너무 썰렁했다. 예당 음악홀에서 본 공연 중 가장 청중이 없었던 공연 중 하나인 것 같다. 안젤라 게오르규가 만땅 채우고 막심이 한참전에 매진에 근접하던 것을 고려했을 때, 역시 흥행의 관건은 선정적 홍보와 뮤지션의 비주얼이 중요한 것 같다.

 

공연을 통해 느낀 것은 역시 거장은 '소리' 자체에 접근 방식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상당히 다양한 톤을 보여줬고 한 악절 하나하나의 해석은 정확했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소리를 내는 부분의 섬세함이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챔버 오케스트라인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기돈 크레머를 제외하자면 24명이었는데, 퍼커션과 비브라폰을 맡은 푸쉬카레프를 제외하자면 모두 현악기 주자였으며 기돈 크레머가 내고 싶은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해주는 역할을 했다. 퍼커션 주자 푸쉬카레프는 오늘 레파토리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의 편곡을 담당했다. 예전의 게리버튼 공연 때도 느낀 것이지만 비브라폰 주자는 화성과 어레인지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레파토리가 최고였다. 기돈 크레머의 강점은 동유럽 및 현대음악의 패기와 실험성을 지대로 뽑아내는데에 있는 것 같다. 그점에서 이번 레파토리는 다소 난해하기는 했지만 최고였다.

봄을 주제로 여러곡을 엮어 마무리하는 공연의 후반부는 단연 백미였다. 특히프로그램에는 표시안되어있지만 메들리의 맨끝에는 그 유명한;; 비발디의 사계에서 봄을 아주 짧게 들려주면서 급격히 마무리해버리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사실, 가장 큰 기대를 했던 피아졸라의 곡-앵콜에서 다른 곡으로 한번 더 했다-은 개인적인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연주나 해석 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피아졸라의 탱고는 역시 만도네온-피아노-바이올린과 같이 최소 편성으로 절제된 긴장감과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최상이라는 생각이다. 챔버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사운드는 오히려 그런 맛을 반감시켰다.

 

사인회에서 기돈 크레머는 상당히 상냥했다. 나이를 지긋이 먹은 거장의 표정에는 항상 이런 여유로움이 있다. 누구를 닮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바로 에릭손인 것 같다.

 

프로그램

패르트 바이올린과 현, 타악기를 위한 프라트르 
아우어바흐 <슬픔의 성모에 대한 대화> (페르골레지 <슬픔의 성모> 편곡作) 
     기돈 크레머 &KB-나를 위해 헌정까지ㅎㅎ-헌정곡 / 2005년 9월 15일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발 세계 초연)

로타 현을 위한 협주곡

“SEMPRE PRIMAVERA”
             폴레바야 <미풍>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봄> 발췌곡 (푸쉬카레프 편곡)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중 ‘봄의 싹틈 - 젊은 남녀의 춤’ (푸쉬카레프 편곡)
             미요 <봄> (푸쉬카레프 편곡)
             데샤트니코프 <러시아의 사계> 중 ‘예수의 노래’
             이자이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Op.27 중 '오로라'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데샤트니코프 편곡) 중 ‘봄’

 

Gidon Kremer

기돈 크레머는 세계 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연주자이다. 라트비아, 리가 출신인 크레머는 4살 때 처음으로, 역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7세에 리가 음악학교에 입학한 이후 16세 때 라트비아 공화국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후 2년 뒤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옮겨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에게 사사했다. 196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파가니니, 차

이코프스키 등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으며, 이를 통해 그의 뛰어난 기량이 서방에 알려지게 되었다.

기돈 크레머의 이러한 성공은 그만의 독특한 경력을 쌓아가는데 밑걸음이 되었으며 나아가동시대 연주자들 중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진정한 연주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또한 레오나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주빈 메타, 제임스 레바인, 발레리 게르기에프,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오늘날 가장 명망 높은 지휘자들과 협연해 왔다

기돈 크레머는 무엇보다 고전과 낭만주의의 주요 바이올린 곡에서부터 베르그, 스톡하우젠과 같은 20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레페토리로 유명하다. 더 나아가 현재 생존해 있는 러시아와 동유럽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데 있어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그들 작품들 중 상당수는 기돈 크레머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다. 또한 알프레드 슈니트케, 아르보 패르트, 지야 칸첼리, 루이지 노노, 존 아담스, 아스토르 피아졸라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전통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명성을 지난 연주자들 가운데 기돈 크레머 만큼 현대 작곡가의 작품을 많이 연주한 이도 없을 것이다.

기돈 크레머는 연주활동 뿐만 아니라 음반작업 역시 활발히 하는 연주자로 유명하다. 크레머는 그 동안 그가 녹음한 100여개가 넘는 음반을 통해 음악에 대한 특별한 해석 능력을 인정 받으면서 프랑스 그랑프리 뒤 디스크, 독일 레코드상, 에른스트 폰 지멘스 상, 독일 연방 공헌십자 훈장, 유네스코 상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2002년 2월에는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연주하고 논서치 레이블로 발매된 <After Mozart>로 그래미상 실내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 가을 독일 에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1981년부터 크레머는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록켄하우스에서 실내악 페스티발을 개최해 오고 있으며, 1997년과 1998년에는 창립자 예후디 메뉴힌의 뒤를 이어 '괴슈타트 페스티벌'의 음악적인 리더로서 페스티벌을 이끌기도 하였다. 1997년 크레머는 발틱 국가 출신의 뛰어난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를 창단하였으며, 창단 후 지금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권위 있는 페스티벌과 콘서트에서 함께 연주해 왔다.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Happy Birthday>라는 첫 음반을 발매한 이래 텍덱과 논서치를 통해 여러 장의 음반을 발매하였다. 또한 2002년 4월부터 기돈 크레머는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신생 페스티벌, ‘Les musique’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Kremerata Baltica


1997년에 기돈 크레머가 창단한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이미 탁월한 유러피안 앙상블 중의 하나로 명성을 얻고 있다. 기돈 크레머는 이 챔버 오케스트라를 통해 자신의 거대한 음악적 경험을 발트해 3국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에게 전달하려 노력하며 동시에 발틱 국가들의 독립적인 음악을 새롭게 활성화시키고 지원하고자 하였다.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발틱 국가들의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음악세

계를 다양한 형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발틱 국가들의 적극적인 후원에 감사하는 뜻 에서 매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콘서트를 준비하거나 투어 일정을 갖기 전에 혹은 페스티벌에 참가하거나 음반 작업을 하기 전에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창의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단원으로서 함께 연주하고 세계적인 솔로이스트들은 물론 유명한 지휘자들과 협연할 수 있는 기회는 이러한 젊은 음악가들에게 훌륭한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도전으로 여겨지게 된다.

매년 60회에 이르는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연주회 중 대부분의 공연에는 그들의 음악적 리더이기도 한 기돈 크레머가 함께 출연한다. 기돈 크레머가 설립한 오스트리아 록켄하우스의 실내악 페스티벌을 음악적인 고향으로 삼고 있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매년 록켄하우스의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도하기도 한다.

드레스덴, 바덴바덴,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몽펠리에, 벨비어의 유명 페스티벌에서는 물론이고 그들은 프라거 짤츠부르크 페스티벌, BBC 프롬 등에서 매우 환영 받는 게스트이기도 하다.

그 동안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세계 유수의 솔로이스트, 지휘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 왔다. 제시 노만, 올레그 마이센베르그, 다비드 게링가스, 보리스 페르가멘쉬코프, 타티아나 그린덴코, 사이먼 래틀,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켄트 나가노, 사울리우스 손데키스, 로망 코프만 등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 왔다

그들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특히 강조하는 레퍼토리는 현대 음악과 칸첼리, 바스크, 데샤트니코프, 라스카토브의 음악들이다. 또한 그들의 연주 프로그램에는 슈니트케, 구바이둘리나, 에네스코, 피아졸라 등의 곡들이 포함되기도 한다.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음반사 논서치와 함께 성공적인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사계를 새롭게 편곡한 <8계>와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에게 경의를 표하는 앨범인 <Tracing Astor>를 녹음하였다. 그 후, 패르트와 마티노프의 편곡 앨범인 <정적>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회고하며 21세기 시각으로 재해석한 <After Mozart>를 발매하였으며 특히 이 음반으로 2002년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인 ‘쥐드도이체 차이퉁’은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록켄하우스의 공연 후 “음악 자체가 이처럼 열정적으로 연주될 수는 없다“라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잡지 ‘스트라드’는 런던에서의 공연 후에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탁월한 기량 뿐만 아니라 음악의 매력을 이끌어 낼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라고 평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