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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2004 JVC Jazz Festival Seoul 2일차: 특급뮤지션의 압도적 생동감

  공연장에 들어갔을 때 스크린에는 요트가 떠다니는 해변에서 늘 그렇듯이 만식이 형이 가로줄 무늬 흰 티셔츠 입고 인상 쓰며 기타치고 있더군요. 제가 그리는 세상은 요트가 떠다니는 해안에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볼 파크같이 홈런 생기면 바다로 떨어지는 야구장과 축구장, 야외 공연장과 정숙한 실내공연장, 매일 다른 영화 100개씩 틀어주는 영화관이 제각기 모습으로 인접해있으면서 일은 하루에 6시간만하는 딱 그 시스템.;;;

 

  오늘도 맨 앞자리였습니다. 웃을 수 없는 광경이 있었죠. 옆에 있던 중년 남성 분이 자기 앞에 스크린 꺼져있다고 지랄지랄하는 겁니다. 사실, 공연 시에 스크린은 꺼져있고 광고만 나오는 스크린인데도. 다른 거야 개인차가 있으니 인정해줘야겠지만 삐딱하게 앉아서 깡패같이 아가씨하면서 오른 손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건 손가락을 부러트리고 싶더군요. 뉘집 종 부리는 분위기.

 

상큼한 워밍업 - Four of a 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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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of a Kind

 

  첫 공연은 일본판 Fourplay, Four of a Kind였습니다. 혼다 마사토는 작년에도 왔고 베이시스트 아오키 토모히토도 혼다 마사토의 밴드로서 왔습니다. 혼다 마사토는 JVC Music소속의 뮤지션이라 2년 연속으로 무대에 선 것 같더군요. 4 멤버 모두 마치 만화 캐럭터처럼 외모가 개성적으로 생겼어요. 베이스를 보면 줄을 가로지르는 금속바가 있던데 아마 거기에 팔목을 대고 치는 듯 했습니다. 여전히 초퍼로 탄력적인 베이스 속주를 선보였지만 눈에 띄는 솔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드러머의 티셔츠에는 Dub me tender라고 씌어 있더군요;; 드러머를 연주하는 동안 토끼 이빨을 내보이고 미소를 띈 채 고개를 가로지으면서 연주했습니다. 브러시보다는 스틱 위주로 록적인 느낌의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건반의 시오누야 사토루는 첫곡에는 오르간을 둘째부터는 피아노를 기교적이면서 역동적으로 연주했습니다. 재즈 피아노 자체가 상당부분 현대음악적인 느낌을 지니는 것 같습니다. 혼다 마사토의 경우, 작은 체구에 귀여운 얼굴이었지만 사이사이로 보이는 주름살은 어쩔 수 없더군요. 물론, 뒷자리에서는 잘 안보였겠지만, 하핫.

 

  사실 포플레이하고 비교하자면 기타가 있을 자리에 섹스폰이 들어가는게 차이죠. 기타나 섹스폰이나 필링이 덧센 악기인데 사실, 혼다 마사토는 일본 국립음악대학 기악과를 수석 졸업할만큼 안정된 기량의 소유자이긴 하나 섹스폰에서 'Sex'의 거칠은 숨결의 맛을 내는 연주자는 아닌 듯 합니다. 대신 딱 건전하게 기분 좋을 정도죠. 피아노와 주고 받는 플레이나 드럼과 베이스 비트가 빨라지면서 숨을 헐떡거리듯 짧게 끊어서 속주로 처리하는 부분은 상당히 다이내믹합니다. 올해에는 EWI는 연주하지 않았고 섹스폰과 플룻 만 연주했습니다.

 

  혼다 마사토는 작년에도 종이에 적어서 상당히 긴 한국어를 읽는 척 했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플룻과 섹스폰에 맞춘 마이크가 두개 있었는데 역시 키가 좀 작다보니 멘트를 읽을 때 마이크 높이를 맞추는데 애를 먹더군요.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역시 키작고 머리 큰 사람들이 멀해도 잘한다니까;;;

 

  포 오브 카인드는 지나치게 빡세지 않으면서도 관중들의 분위기를 상쾌하게 Refresh시켜줄만큼의 경쾌함을 지닌 밴드인 듯 합니다. 오프닝으로 딱이죠. 사실, 그 뒤로 이어지는 뮤지션의 막강한 임팩트 때문에 묻히는 감은 적지 않지만.


Four of a kind
Honda Masato (Saxphone)
Satoru Shionoya (Piano)
Aoki Tomohito (Bass)
Takashi Numazawa (Drums)

 

Setlist

1. Get up ‘n’ go
2. Long wrong way
3. Alamode
4. Dubai
5. Upward mobility

 

경이적인 보컬 테크닉으로 전달하는 신바람 한마당 - Tak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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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6: 서울공연과는 관계없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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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6: 위에 한 멤버가 빠진 관계로 하나 더 올립니다.

베스트 퍼포먼스를 보였는데 두장 정도 올려도 관계없을 듯.

 

  아카펠라에 대한 선입견과 더불어 앨범으로 들었을 때, 사실 가장 기대하지 않은 뮤지션이 Take6였다. 물론, 보컬 하모니의 완성도는 뭐 이름값 하려니 생각했지만 포 오브 카인드와 마커스 밀러라는 신나고 그루브한 뮤지션들 사이에서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적지 않게 들었다. 간단하게 기우였음이 증명되었지만.

 

  Take 6가 등장했을 때 비슷한 흑인이라도 피부색과 외모가 다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외모의 특성은 음악적 색깔에도 그대로 전달되더군요. 6명의 보컬 모두 '경이적'이라는 상투적 말이 어색하지 않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음역과 역할이 6명 내에서 정확히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원래 무대에 들어서면 호흡을 맞추고 숨을 고른 다음에 연주를 하는데 얘네들은 바로 들어오더니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듯이 하면서 바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표정이 흑인 특유의 오바스러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했고 무대 연출은 마치 한편의 마임과 뮤지컬을 연상시켰습니다. '그리스'의 '텔미모어'의 장면을 연상하시면 될 듯 하네요. 6명 중에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한명이 가사를 부르면서 리드를 했고 여섯명은 각자의 성부에서 잘 어레인지된 스캣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아카펠라의 성스러움 뭐 이런 것보다는 시장의 씨끌벅적함과 유쾌함을 전달했습니다. 그런 면은 마치 힙합과 유사했고 실제 들려주는 음악도 힙합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한명은 관중의 호흥을 유도했고 나머지 5명은 늘 하던데로 스캣을 하면서 관중과 하모니를 이루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Take 6의 여섯명 멤버는 마치 다이앤 리브스같은 보컬 역량을 지닌 멤버들이 6으로 복제된 듯 보였습니다. 그것도 각기 다양한 개성을 새롭게 생성한 채. 이는 한일 월드컵 당시 독일전을 앞두고 독일은 비에리가 11명이라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요. 이틀간의 재즈 페스티발을 통해 느낀 점은 블루스, 소울, 훵크, 힙합, 가스펠, 아카펠라, 재즈...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흑인이 연주하고 노래부른다면 그것은 블랙뮤직이라는 아주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대충 신경 안쓰는 듯 믿을 수 없는 치밀함이 걍 감각적으로 묻어나오고 즉흥적으로 뽑아내는 영감이 믿을 수 없으며 선창과 후렴구를 통한 노동요와 Communication. 또, 댄스와 몸놀임등 육체를 통해 표출하는 비주얼적인 요소와 음악은 절대 따로 노는 것이 아닌 원래 같은 예술에서 나왔다는 것을 흑인 음악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다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개인기도 상당했습니다. 바비 맥퍼린 식의 유머로서한 스캣 와중에 각 성부에 맞는 다양한 악기들-트럼펫, 트롬본, 페달밟은 기타소리 등-를 거의 똑같이 흉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지는 세명의 초고속 애들립 배틀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죠. 한 개인기 하는 한국의 아카펠라 그룹 동방신기와 쪼인트 무대를 하면 차~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늦던 의문이 음악적 이론을 어느 정도 배웠을까 하는 점이죠. 이 정도 완성의 화성과 정확한 음역의 이해가 이론적 바탕없이 감각만으로 가능할지 여부. 그들의 음악은 역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은 생활의 소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음악이었습니다. 마지막에 Stand up을 외치는 순간 관중들은 기회를 기다렸던 것처럼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사실 Take6의 음악은 일어서서 같이 춤을 추면서 듣기에 적합한 음악인 듯 합니다.

 

  열광적인 무대에 Take6의 멤버들은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들어갔습니다. 음악적 완성도와 재미에 있어서 최고의 스테이지로 꼽기에 충분했습니다. 7차례의 그래미, 다운비트 독자와 비평가 투표에서 7년 연속 상위권에 오르는 최정상의 실력은 거짓말을 안합니다. 사실, 우리에게 아카펠라는 다소 지루하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보이즈 2멘 같은 뮤지션들을 연상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보이즈 2멘의 경우, 걍 발라드나 댄서블한 뉴잭스윙을 하는 뮤지션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보이즈2멘이 전성기를 지나서의 모습이 좋지 못한 것은 그만큼 정통성과는 먼 상업적인 음악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도 봤지만 그다지였어요. 반면, Take 6는 지루할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가장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음악을 알든 모르든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짜릿함을 선사하죠. 그걸 오늘도 침을 비오듯이 맞아가면서 들었어야 했죠. 두~둥.

 

  후배 놈이 집요한 공세 끝에 후배와 같이간 여성분도 원래는 '전 10시 전에 일찍 귀가해야되서리' 이러면서 후배 놈을 갈등 때리게 했으나 공연을 끝나고 전화를 해보니 그 놈 전화가 꺼져있더군요. 충분히 예상되던 바지만 그 여성분도 Take 6보고 삘 받아서 끝까지 안보고는 안되겠다고 했다는군요.


Take6
David Reginald Thomas (Voice)
Joel Alan Kibble (Voice)
Mark Winston Kibble (Voice)
Claude Vernell McKnightⅢ (Voice)
Alvin Kumeh Chea (Voice)
Christian De’von Dentley (Voice)

 

Setlist
1. If we ever needed the road before
2. Wade in the water
3. 4 Miles
4. Over the hill is wrong
5. Grandma’s hands
6. Fly Away + So much 2 say
7. I’ve got life / Spread love

 

말할 필요없는 No.1 베이시스트 - Marcus M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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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us Miller: 서울공연과 관계없지만 복장과 베이스는 비슷하네요.

 

  사실 연주자의 실력에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죠. 또, 개인적으로 나는 마커스 밀러의 음반에 꼽힌 적이 없습니다. 플리, 빌리 시언, 나단 이스트, 존 명 등 특급 베이스 주자를 꽤 많이 봤지만하지만, 이날의 마커스 밀러를 본 사람은 걍 자연스럽게 최고의 베이시스트로 망설임없이 마커스 밀러를 꼽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마커스 밀러의 명성에 걸맞는 관중들의 환호가 공연 시작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의 엄청난 거구의 드러머와 퇴폐적인 외모의 백인 기타리스트, 듬직한 섹스폰, 동남아 계열의 검은 피부를 보인 트럼펫이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드러머는 숨도 고르지 않고 들어오는 동작에서 바로 서서 심볼을 치더니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흰 운동화에 흰 추리닝-아니 트레이닝 복, 검은 티셔츠에 검은 모자, 확실히 검은 피부, 날카로운 턱에 동그란 눈, 다소 큰 코...마커스 밀러였습니다. 잠시의 갭이 있은 후, 특유의 탄력적인 베이스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기타 소리가 묻힐 정도로 베이스 쪽 볼륨이 컸고 또 워낙 튀었습니다. 리더 마커스 밀러는 첫곡 부터 장시간의 솔로를 했습니다. 베이스 넥의 끝과 끝을 폭넓게 사용하며 간단하게 그루브를 연출했습니다. 포 오브 카인드의 아오키 토모히토도 상당한 연주자지만 그의 역량이 너무나 작어보일 정도로 순식간에 마커스 밀러의 역량이 드러났습니다. 기타 Pegs로 반사되는 빛이 꽤 멋있었죠.

 

  두번째 곡은 월광을 블루지하게 재해석한 곡이었습니다. 여기서도 기타의 역할은 페달등을 이용해서 무드를 조성하는 쪽에 한정되었고 역시 마커스 밀러의 베이스가 선명하면서도 자유롭게 주 테마를 연주했습니다. 깊숙한 벤딩으로 기타만큼 강한 블루지한 필링을 전달했습니다. 사실, 마커스 밀러의 강점 중의 하나가 느린 곡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는 점임을 확인했습니다. 베이스도 멜로디가 선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도 솔로가 마일즈 선생님의 제자 답게 아이디어와 영감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의 연주는 확실히 과시적인 면이 강했지만 기교를 위한 기교보다 귀에 너무나 착착 달라 붙을 그루브함이 있기에 그다지 거북스럽지 않았습니다.

 

  다른 멤버들의 기량도 절대 만만한 레벨이 아니었습니다. 드러머는 거구에 걸맞는 파워와 탄력 그리고 거구에 걸맞지 않는 순발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마커스 밀러가 리드하면서 튀어 나갈 때가 많기 때문에 드러머는 더욱더 정확한 비트를 강하게 제시했어야하는데 드러머에게 주어진 역할을 뚜럿하게 수행했습니다. 섹스폰과 트럼펫은 혼다 마사토와 달리 상당히 육체적이고 육감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마커스 밀러의 베이스는 시종일관 튀었기 때문에 상당히 경쟁적이면서 자극적인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어쩌면 그런 육감적이면서 섹시하고 알콜에 찌든 것 같은 흑인의 관악기 소리는 마사토 혼다와 같은 아시아계 연주자는 내기 힘든 소리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공연 초반 기타는 의도적으로 작은 볼륨과 섬세한 무드 조성에 주력했지만 중반부 이후 부터는 다리를 휘청거리면서 격렬하고 드쎈 필링을 전달했습니다.

 

  초반부는 베이스가 보여주는 연주를 세계 최고의 연주자가 보여줄만하다 싶은 상상 선에서 보여주었다면 공연 중반 이후는 방법론적으로도 기존에 상상하던 것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베이스라는 하나의 악기로 리듬과 멜로디의 두 라인을 동시에 뽑아냈고 초퍼와 더불어 베이스라인을 미끄러지면서 뽑아내거나 왼손 가락 전체로 넓게 두드리는 등 저런 식으로 소리가 제대로 날까 생각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도 곡의 흐름을 살려가는 그런 연주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엽기적인 플레이는 Peg를 돌리면서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연이어 보이는 마커스 밀러의 연주는 악기 별로 맞짱 뜨는 배틀의 한마당이었습니다. 섹스폰, 트럼펫, 드럼 등 베이스와 별로 비슷하지 않은 악기들과 엽기적인 유니즌을 주고 받았습니다.  관중들-특히 상당수 베이스 키즈들-로부터 '*발, 이게 말이 되는거야...이래도 되는거야'라는 말을 반복하게 햇습니다. 마이크 블룸필드와 에릭클랩튼이 지미 헨드릭스를 처음 보고 '우리 딴 일을 알아봐야할 것 같아'라는 말을 했던 것처럼 압도적인 개인기와 상상 속의 연주의 연속.

 

  사실, 신기하고 워낙 재밌게 무대를 끌어가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볼륨감과 집중력은 베이스가 너무 튀다보니 좀 약한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70년대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부분에서 합주를 통해 낼 때 보여준 사운드의 힘은 전체 페스티발을 통해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전달했습니다. 마치 작년의 래리 칼튼 사파이어 블루스 밴드가 보여준 에너지를 연상시켰죠. 마커스 밀러 밴드는 아마도 마커스 밀러와 맞짱을 뜰 용기가 있는 감각과 필링을 갖춘 연주자들로 구성된 듯 합니다. 각 연주자들의 솔로잉이 너무나 육감적이었거든요. 기교에 관심이 있는 뮤지션이라면 꿈을 심어주기보다는 사뿐히 지려밟아주기 좋은 연주들의 연속. 기교도 기교지만 완전하면서 절대적인 음역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리고 이론적 이해를 떠난 흑인의 초인적인 감각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플레이를 연이어 보였습니다. 사실, 마커스 밀러의 초인적 실력은 마일즈, 스티비 원더 등 특급 흑인 뮤지션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교류와 열린 마인드를 지녔기에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의 연주 속에는 박자의 정연함과 무질서함, 이성과 감성, 그리도 Variety로 표현되는 테크닉까지 너무나 다양한 요소들이 그루브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리 잡고 있거든요.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Funky라는 단어로 간략화시키려고 하지만, 그리고 그런 베이스 리프를 Funk라고 일반화하지만 마커스 밀러의 음악은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될 음악도 아니고 Funk도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될 음악도 아닐 듯 하네요.

 

  앵콜 때에는 섹스폰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크고 저음의 관악기를 통해 Amazing Grace를 마커스 밀러가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기대는 했지만 믿을 수 없는 장면, 다시 보고 싶었던 테이크 6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Take 6 공연 중간에 그들은 '마커스 밀러'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이는 이들의 무대가 이게 마지막을 암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싱어의 역량이 탁월하다면 곡은 해석하는 사람의 역량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Don't Give up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 했습니다. 관중들은 뇌기능이 정상적이라면 의자에 앉아있을 수 없었고 다들 같이 몸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사실 제가 심하게 흔들어서 남들도 다 흔든 것처럼 보일수도) 처음에는 Take 6의 보컬이 리드하다가 좀 지난 후 예상대로 마커스 밀러와 Take 6의 강력하지만 유쾌한 배틀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엄청난 난장이었고 페스티발의 완전한 하일라이트였습니다. 이전의 연주에서 예상되었던 바지만 섬세한 연주와 스캣 사이로 펼쳐지는 마커스 밀러와 Take6의 육중한 저음을 내는 멤버간의 같은 소리 내기 배틀. 사실, Take 6의 베이스 흉내가 더 베이스 소리 같았습니다. 배틀의 마지막에 두 소리는 하나로 합체되면서 아드레날린 분출을 극대화했습니다.

 

  관중들은 One more song을 희망했지만 레파토리도 다 떨어졌기에 걍 나와서 깊이 인사를 하고 조명이 순식간에 켜지며 공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Marcus Miller (Bass)
Bell, Charles Poogie (Drums)
Brown, Dean Ross (Guitar)
Byam, Roger Gordon (Saxphone)
Flowers, Bruce David (Keyboards)
Stewart, Michael Kenneth (Trumpet)

 

Setlist

1. Run for cover
2. Midnight sonata
3. Panther
4. Boomerang
5. Frankenstein


마치며

  작년 2003 JVC Jazz Festival Seoul처럼 둘쨋날이 더 그루브하고 신나는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첫째날의 무대는 성격은 약간 달랐지만 음악적 실험성과 놀라움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최고의 무대였죠. 아무튼 놀라움이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요약이 될 것 같네요. 이런 공연은 제가 지향하는 저수준 선정적 글로는 표현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첫째날 보시고 둘째날 안보신 분, 역시...아래를 클릭해주세요. 수요예술무대에서 12월에 이어서 방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TV에서 들려주는 사운드는 마치 거짓말처럼 입체적 삘을 깍아먹죠. 그래도 공연의 느낌을 한 1/100 정도 느낄 수 있을껍니다.

 

  이날도 첫째줄 센터의 신화는 계속 되었습니다. 머 머나먼 시골에서 마커스 밀러의 벤딩이나 혼다 마사토의 주름살 이런게 보일랑가 몰겠네여~ 이런 공연 쉽게 보기 힘듭니다. 거의 올시즌 MLB 리그 챔피언쉽 시리즈의 재미라고 할만하네요.

 

못 본 사람들, 그리고 커플로 온다고 뒷자리에서 보신 분들, 또, 나름대로 돈주고 좋은 자리 왔지만 첫째줄(피시형님의 명언이 있지 않습니까? 공연의 감동은 거리 3승에 반비례한다고, 전 4승5승 정도 되는 것 같아요)에서 못 보신 분들, 그리고 두 공연 중 하나만 보신 분들, 아쉬움을 삭히기 위해서 아래를 살짝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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