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고전

Jeff Beck

사실, 한 기타리스트가 자신 만의 스타일을 확보하면 그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오히려 그러한 스타일에 충실한 것이 미덕이 될 수도 있다. 제프벡은 40년 가까운 음악 여정에서 꾸준한 변신을 해왔다. 그리고 그의 그러한 변신은 상업적 의도에서 수행된 수박 것큰기 식이 아니었다.

    Group 시절 앨범


제프벡은 62년 Night Shift라는 밴드로 대뷔하였다. 그러나, 제프벡의 실력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에릭클랩튼의 후임으로 리듬 앤 블루스 그룹 야드버즈에 가입하면서이다. 여기서 제프벡은 피드백의 사용등 실험적인 연주로 그룹을 최고의 성공으로 올려 놓았다. 또한, 야드 버즈 후기에는 베이스 주자였던 지미 페이지와 트윈리드 기타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후 제프벡의 관심사는 블루스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것이다. 제프벡은 멤버 간의 갈등으로 야드버즈를 탈퇴하고 자기의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려했다. 사실 이 당시 제프벡이 정말로 원했던 사운드는 레드 제플린적인 사운드였다. 그래서 포크적인 리듬감이 충만한 지미페이지, 탁월한 감각의 존 폴 존스, 후에서 보다 강렬한 음악을 원했던 키스 문, 매력적인 목소리의 신예보컬리스트 로드 스튜어트 등을 영입해서 사상 최고의 밴드를 결성하려고 했다. 이러한 라인업은 Truth에 실려있는 Beck's Bolero에서 구현되었다. 기적적인 밴드가 될 뻔한 이 라인업은 제프벡의 원만하지 못한 성격으로 이루어 질 수 없었다. 제프벡 역시 이점을 아쉬워했다.

"그것은 최초의 레드제플린 사운드였죠."

이 말은 바로 경쟁 관계에 놓일 지미 페이지의 밴드 레드제플린과의 경쟁에서 졌음을 솔직히 시인하는 것이며 또한, 자신이 당시 정말 원했던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하는 것이다. 제프벡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블루스에서 에너지를 끌어낸 하드록이었던 것이다. 이후 제프벡은 론 우드, 로드 스튜어트를 영입하여 레드 제플린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제프벡은 자신의 그룹에서 멤버 들간의 불화에도 불구하고 두장의 수작을 내놓는다. 제프벡 그룹과 레드 제플린은 윌리 딕슨의 곡 You shook me를 동시에 리메이크했다. 사실, 이는 지미 페이지가 제프벡의 작업을 보고 시도한 것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제프벡이 알게 되었을 때 분노를 금치 못하였고 또한, 보다 뛰어난 상대편의 음악을 들었을 때 또 한번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이 곡에서 제프벡 그룹은 순발력 있는 제프벡의 솔로와 호소력 있는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을 보여주었다. 한편, 레드제플린은 보다 거대한 사운드와 로버트 플랜트의 날카로운 목소리롤 해석하였다. 그런데, 에너지를 요구하는 하드록에서 로드 스튜어트의 목소리는 그다지 적합한편이 아니었고-물론, 상대적인 비교지만-전체적인 사운드의 크기에서 앞서는 레드 제플린의 완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장의 앨범 Truth와 Beck-Ola는 하드 블루스의 수작 중에 하나로 꼽히며 이들의 해체는 상당히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Truth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성을 타진한 앨범이라면 Beck-ola는 블루스에서 하드록적인 에너지를 뽑아내는데 주력한 작품이다. 그리고 Beck-ola는 제프벡의 별명에서 따온 앨범이다.

제프벡은 이 때의 멤버들과 완전히 해어지고 완전히 새로운 밴드를 조직한다. 그리고 그의 음악적 관심도 빠뀐다. 여기서는 파워 드럼계의 최고 거물이 될 코지 파웰을 발굴한다. 또 소울적인 느낌이 강한 흑인 보컬인 밥 텐치를 기용한다. 코지의 파워드러밍은 실력이 아직 만개하지 못한 반면 밥 텐치의 소울적인 보컬과 맥스 미들턴의 유연한 피아노, 클리브 채먼의 베이스는 소울적인 느낌을 충분히 발휘한다. Rough & Ready는 마치 템프테이션즈의 사이키델릭한 소울에 제프벡의 리드미컬한 기타가 인상적인 앨범이다. 다음 발표한 Jeff Beck Group은 비슷한 성향이지만 재즈적인 자유분방함이 넘친다. 특히 Definitely Maybe는 와와를 이용한 섬세한 기타톤이 Blow by Blow를 예견하기 충분한 곡이다.

  Beck,Bogert & Appice 앨범


이후 60년대를 풍미했던 밴드인 바닐라 퍼지 출신의 팀 보거트와 카마인 어피스를 영입하여 헤비 트리오 Beck, Bogert & Appice를 결성한다. 여기서, 부기우기 스타일의 에너지 넘치는 하드록을 구현한다. 특히 리드미컬한 Black Cat moan, 스티비 원더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Superstition-이 곡은 원래 스티비원더가 제프벡에 주기로 한 곡이었다-,여유로운 Sweet, sweet Surrender등이 인상적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각자의 멤버들이 연주력은 충분하였지만 작곡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리메이크 곡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로드 스튜어트를 영입하려했으나 예전의 앙금으로 실패해 전문적인 보컬이 없다는 점도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드러머 카마인 어피스가 보컬을 맡아 라이브 시 어려움이 많았다. 본 앨범보다 일본에서만 발매된 라이브 앨범이 보다 힘이 넘친다. 개인적으로 이 때 발표된 라이브 앨범은 가장 파워가 넘치는 라이브 앨범 중의 하나이다. 특히 카마인 어피스의 드러밍은 파워드럼의 정수를 들려주고 있다.

    퓨전 성향의 솔로 앨범


이 밴드를 통해 제프벡은 밴드라는 조직이 자신의 음악세계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는 록커로서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과 보컬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계속되는 멤버들과의 불화는 그를 지치게 했고 이후 솔로의 길을 택하게했다. 또한 블루스를 통해 에너지를 끌어낸다는 장르에서도 상당한 회의를 품게된다. 이는 그 뿐만 아니라 록의 발전을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한 방법론은 75년 전후했을 때 충분히 포화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75년에 발매한 Blow by Blow는 록기타와 재즈록 퓨전이라는 장르에 이정표가 된 작품이다. 특히 그가 이 앨범에서 보여준 기타톤은 사상 최고의 기타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블루스 기타리스트 로이 부캐넌에게 헌정한 Cause we've ended as a lover는 섬세한 기타톤과 더불어 정중동의 드센 필링이 살아 숨쉬는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다. 이 앨범을 통해 제프벡은 오케스트라의 깊이를 가질 수 있는 기타라는 악기의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76년에 발표된 Wired, 78년의 Live with Jan Hammer, 80년의 There and Beck은 Blow by blow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각적인 건반 주자 Jan Hammer나 Tony Hymas등과의 활동으로 보다 감각적이고 SF적인 느낌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80-90년대의 솔로 앨범


80년대에 내놓은 Flash는 그래미를 통해 제프벡이 최초로 인정받은 작품으로 제프벡으로는 이색작이다. 오히려 이전의 제프벡 매니아들에게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이 앨범에서 제프벡은 뉴웨이브나 펌프록의 매끄러운 사운드, 다시 말해 지극히 80년대적인 느낌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이후 그와 가장 궁합이 잘맞는 멤버들인 테리 보지오와 토니 히마스와 함께한 Guitar Shop은 이전 앨범과 달리 오히려 비상업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에 치중한 의욕작이었다. 리듬 진행이나 사운드, 테마 등에서 충분히 충실한 앨범이었고 기타 키즈들에게도 환영을 받았으나 상업적으로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90년대 초반 발표한 Big town playboys에서는 그 음악의 원천이었던 50년대 록커빌리를 재현하였다. 블루스나 포크에 기초한 다른 기타리스트들과 달리 그의 음악의 시작은 록커빌리였던 것이다. 톤과 함께 제프벡의 가장 큰 강점인 리드미컬한 솔로잉은 이러한 원천력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서 그는 젊은 기타리스트 못지않은 순발력있는 피킹 솜씨를 보여준다. 최근작인 Who's else를 통해 일렉트로니카와 중동풍의 사운드를 블루스에 크로스오버시키는 또다른 시도를 보여주었다.

제프벡에 대해 Guitar World지에서는 예측가능할 만큼 예측 불가능한 음악적 변신을 한다고 한다. 그것도 수박 겉큰기 식이 아닌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음악적 본질을 누구보다 충분히 이해한 채 새로운 음악을 보여준다.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사운드 메이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와 텔레캐스터의 강점을 최대한 이해한 채 살려내고 또한 퍼즈박스, 토크 박스, 옥타버 등의 이펙터의 사용에서도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정말 필요한 만큼의 이펙터를 사용해서 기타가 가지는 원래 의 음색을 충분히 살려내는 기타리스트이다.

또한, 그의 경쟁자이자 친구였던 지미 페이지는 그에 대해 '그와 함께있다면 그가 가장 최고의 실력자일 것이다.'라고 예기했다. 사실, 록이란 장르는 젊을 때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장르이다. 그러나 제프벡에게만큼은 나이가 들수록 보다 뛰어난 연주를 한다. 특히 섬세한 기타톤과 적재적소의 솔로잉, 치밀한 악상 전개는 지금까지도 록기타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 그는 기타리스트에게 존경받는 기타리스트인 것이다.


Group

Yardbirds

Over Under sideway down(66)

Jeff Beck Group

Truth(68)

Beck-Ola(69)

Rough and Ready(71)

Jeff Beck Group(72)

Beck, Bogert & Appice

Beck, Bogert & Appice(73)

Beck, Bogert & Appice Live(73)

Solo

Blow by Blow(75)

Wired(76)

Jeff Beck with Jan Hammer Group Live(77)

There and Beck(80)

Flash(85)

Guitar Shop(89)

Crazy Lags(93)

Who's Else(99)

You had it coming(2001)

Jeff(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