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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제프벡-20140427, 올림픽홀








예상 대로 기타 중심의 4인조 인스트루멘탈이 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다. 제프벡을 빼더라도 베이스 론다 스미스는 탄력적인 베이스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프린스의 베이스 주자였고 드러머 조나단 조셉은 조 자비눌과 PMG등 재즈퓨전은 물론 리키 마틴과 조스 스톤의 드러머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진두 지휘한 다방면에 능한 드러머였다. 흑형의 탄력과 재즈의 섬세함, 메돼형의 파워와 로큰롤의 그루브 어디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기타리스트 니콜라스 마이어는 터키 피가 흐르는 스위스 출신이며 영국 재즈 씬에서 활동하며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은 물론, 월드뮤직 사운드에도 능한 기타리스트. 예측 가능할 정도로 변신을 많이 했던 마스터, 제프벡의 밴드에 충분한 편성이었고 이런 밴드로는 음악을 못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일말의 빈틈은 초반에 트레몰로를 칠 때 제프벡 자신에게 살짝 나오긴 했고 오늘 초반의 연주는 좀 딱딱하던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손맛은 언제나 명불허전. 제프벡은 이전에 비하자면 기타리스트 니콜라스 마이어의 가입으로 중간중간 록킹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순간이 많았다. 반면, 재즈와 록적인 요소가 항상 섞이는 그리고 90년대 이후 전자음악적 요소(사실 70년대 후반에도 그랬지만)가 섞인 제프벡의 음악은 감상용으로 완벽한 음악인 반면, 로큰롤의 생기를 연주할 때도 살아있는 육체성보다 감상용 음악의 정교함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이 약점아닌 약점이기도 하다. 

한국적 반응에 제프벡 성님도 잘 하지 않는 무릎을 꿇으며 마무리 하는 오버액션까지 선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 공연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었다. 제프벡 역시도 노란 리본을 매고 추모의 뜻으로 'People Get Ready'를 연주했다. 차라리 야외 무대였으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4차례 본 제프벡의 공연 중 가장 즐거웠던 것은 고풍스러운 바르셀로나의 전통 가옥 사이에서 펼쳐진 야외 스탠딩 무대에서 레드부츠에 헤드뱅잉하면서 볼 때였다. 요즘 분위기가 분위기다 보니 달려주실 때 역시도 관객들은 기립하기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커버곡 위주의 퓨전에서 록쪽으로 반발짝 온 사운드만 4번 듣다 보니 다음번엔 BBA식의 하드블루스나 레스폴에 경의를 표한 2011년 음반처럼 로커빌리를 연주하는 제프벡의 공연이 더 듣고 싶어진다.


Setlist 

Loaded 

Nine 

Little Wing(The Jimi Hendrix Experience cover)

You Know You Know 

People Get Ready(The Impressions cover)

Hammerhead 

Angel (Footsteps) 

Stratus(Billy Cobham cover)

Arirang 

Yemin 

Where Were You 

Egyptian 

Goodbye Pork Pie Hat (Charles Mingus cover)

Brush with the Blues 

Danny Boy (Ernestine Schumann-Heink cover)

You Never Know 

Led Boots

Choral 

Big Block 

A Day in the Life (The Beatles cover)


Encore:

Rollin' and Tumblin' (Hambone Willie Newbern cover)

Cause We've Ended as Lovers(Syreeta cover)


Guitar: Jeff Beck

Guitar: Nicholas Meier

Drum: Jonathan Joseph

Bass: Rhonda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