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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마이크 고든-20160129, 폰다 씨어터








미국록이 있다. 특히 히트곡보다 공연에서 인기가 좋은 튜어마다 따라다니는 팬들이 있는 그런 미국밴드들이 있다. 포크와 싸이이키델릭을 지나면서 즉흥연주로 재즈적이기도 하며 컨추리적이기도한 이거저거 다 섞였는데 잡탕은 아닌 정통 미국사운드라는게 있다. 거기서 백인들의 중심으로 하자면 그레이트풀데드-피쉬-데이브매튜스밴드(남아공 밴드라는 태클 사절)까지.

공동체적인 것을 강조하지만 그 이전에 당연히 공연에서 연주를 잘하고 듣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밴드가 공연에서 연주를 잘한다면 그 시작은 리듬라인에 있다. 동시대의 튜어 밴드, 피쉬의 엔진과도 같은 베이스주자 마이크 고든(Mike Gordon)의 공연이었다. 한편으로는 함수를 보고 왔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있었지만 공연의 수준이 워낙 높아서. 공연 시작 무렵인 8시에는 사람이 은근 적어서 의외였는데 좀 지나니 가득 찼다. 중간에 인터미션을 감안하더라도 3시간 공연. 임프로바이제이션이 들어가면서 역시 길게 공연한다. 


리듬리듬리듬. 리듬의 향연이라는 식상한 말이 전혀 식상하지 않은 공연이었다. 드럼 외에 퍼커션이 들어가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건반과 기타 모두 리듬악기라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곡이 죽는 것은 아니고 멜로디도 살아있지만 멜로디가 오히려 리듬을 돕는 연주. 흑인식의 탄력있는 리듬감과는 다른 모든 파트가 리듬을 쌓는 그런 사운드였다. 레게와 아프리칸 리듬이 곡마다 가미되면서 월드뮤직적인 요소도 강했다. 음조나 과시적이지 않은(과시적일 수 없는) 보컬 역시도 리듬 악기처럼 느껴졌다. 그런면에서 음악은 건축적으로 느껴졌다. 정교하고 교차적으로 얹어진. 그리고 그렇게 정교하게 쌓인 리듬은 공연장의 모든 이를 춤추게 했다. 마리화나 냄새쩌는 히피와 중년남은 물론, 젊은 음악팬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춤사위는 아주 격렬해서 부딪히면 다칠 것 같을 정도. 리듬의 감각은 위플래쉬의 플레처가 자신의 음악을 안따른다고 싸우다 나갔는데 전혀 다른 음악으로 플레쳐가 감탄사를 뱉을 정도였다. 마침 유일하게 젊은 드러머는 마일즈 텔러와 닮았고. 교수님들처럼 생긴 마이크 고든 밴드의 맴버들이 내 템포에 맞출꺼니 엄청 쪼으지 않았을가. 미국의 음악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저력을 확인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