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최신작

맘마미아

walrus 2008. 12. 27. 21:31

아바는 데이빗 보위와 마돈나 그리고 필스펙터의 걸그룹 사이라는 미묘한 지점에 갑자기 떨어진 외계의 밴드였다. 아주 단순한 듯 하지만 컬러풀하고 중독적인 것이 진보적이기까지한 그러면서도 섹슈얼하고 무엇보다도 몸을 움직이는 진하지 않는 육체성이 있는 그들의 음악은 록의 시대에는 음악성이 없다고 폄하되었을지라도 록마저 댄스를 숭상하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교과서와 같은 음악이다. 약장수처럼 중년덕후의 애정어린 말빨을 쎄우신 임진모 아자씨의 말처럼 수십년이 지나도 가치를 지니는 음악.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과 그리스의 풍경 그리고 명품 배우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아쉽다. 확실히 더 잘나와야되는 소재다. 도대체 발로 연출한 것인지. 두시간의 러닝타임을 마치 광고와 뮤직비디오처럼 정신사납게 왔다갔다 하다가 끝난다. 흥청망청 신나기라도 하면 좋은데 그러지도 못한다. 적어도 더 신나야 한다. 쓸데없이 왔다갔다하는 클로즈업은 역동적인 동선의 매력보다 메릴스트립의 주름살과 볼링공 몸매만 비출 뿐. 연극, 뮤지컬, 오페라에서 검증된 필리다 로이드가 연출한 이 영화의 엉성한 연출은 영화가 다른 것과 차별화되는 무엇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만 성공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 아줌마들의 열광적인 성원에는 단지 향수 이상의 이유가 있다. 글리터한 스타가 싶고 남자들의 사랑과 배려를 받고 싶으며 아이의 존중을 받고 싶고 자신의 일을 가지면서도 즐기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멋진 곳에서 놀고 싶은 아줌마들의 모든 소망하는 것이 여기에 담겨 있다.

맘마미아!(Mamma Mia!, Germany/UK/US, 2008, 108min)
감독: 필리다 로이드
출연: 메릴 스트립, 아만다 세이프라이드,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 스텔란 스카스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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