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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제프 벡 - 20100320, 올림픽홀

이제껏 올림픽공원 내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 비슷한 경험이라면 에릭클랩튼이나 스팅 정도. 귀속의 달팽이관이 세척되는 것과 같은 좋은 사운드. 오퍼레이터를 데려왔고 모든 곡을 똑같이 리허설하면서 사운드 체크에 정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번이 나에게는 3번째 만남. 비가 오는 중에 일본에서 본 공연은 사실 그다지 였고, 작년에 바르셀로나와 올해는 정말 좋았다. 작년의 레퍼토리와 쇼맨쉽과는 완전히 달랐는데, 트리오+건반의 사운드의 밀도가 훨씬 더 높아진 것 같다. 베이스는 신동소녀 대신 프린스와 지난 10년간 펑키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론다 스미스가 영입. 바르셀로나 공원의 자유롭고 한적한 공기가 너무 좋았고 거기서 즐기는 것도 충분히 좋았는데 그리고 보통 한국에서 본 공연은 같은 팀일지라도 유럽 쪽보다 별로일 때가 많은데, 이번엔 충분히 좋았다. 그만큼 정성이 들어갔다는 얘기. 

여전히 말을 잘하거나 스타성 자체는 없었고 꾸준히 연주에만 신경을 써다. 사실 그렇다고 탁월한 작곡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제프벡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소리를 내느야에 있지 않을까 싶다. 제프벡은 볼륨과 특히 트레몰로를 밥먹듯이 쓰는 것 같고 그를 통해 음표 밖의 미묘하고 광활한 세계를 개척한 공로만 해도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오늘의 공연은 다른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50년이라는 록의 시대에서 '록스타'가 될 수는 없었지만 기타 사운드라는 한길에 매진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장인 정신, 숱한 튜어의 한 공연에 불과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정성을 보여주었을 때의 결과물. 중년층만큼 많이 온 이 시대의 기타 키즈들은 한곡한곡에 괴성을 지르며 호응을 보냈고 이 호응에 예정에 없던 Cause we've까지 하셨다고.

set list
Eternity’s Breath? 
Stratus 
Led Boots 
Corpus Christi 
Hammerhead 
Mna Na Eireann 
People Get Ready (The Impressions cover) 
Brush With The Blues 
Big Block 
Never Alone 
Over the Rainbow 
Blast From The East 
Angel (Footsteps) 
How High The Moon (Tribute to Les Paul) 
Rollin & Tumblin 
Dirty Mind 
Higher 
A Day In The Life (The Beatles cover) 
Nessun Dorma 

Encore:
High Speed Country 
Freeway Jam 

Encore 2:
Cause We've Ended as Lovers 

Guitar: Jeff Beck
Bass/Vocal: Rhonda Smith
Drum: Narada Michael Walden
Keyboard: Jason Reb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