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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Jason Mraz - 2008/3/28, Melon-Ax

Mraz, Mr.A-Z를 한국식으로 하자면 이박사가 될 것이다. 이박사 그랬던 것처럼 A부터 Z까지 척척해내는 재간동이 뮤지션이 바로 Jason Mraz일 것이다. 이박사를 조금 틀어보자면 김반장이 될텐데 김반장처럼 리듬감을 중요시하며 특히 레게 비트를 좋아하기도 하고 느긋방만함속에 은근한 땀냄새를 느끼게하는 공통점이 있지 않나 싶다. 왠지 므라즈 밴드의 드러머의 모자 모양이 비슷한게 김반장이 세션하는 것 같기도(이런 얘길하면 틀렸다고 딴지거시는 분들도 있음)본의 아니게 3년 연속으로 Mraz의 공연을 보게되었는데 매번 볼 때마다 느낌이 약간씩 달랐다. 펜타포트에서 첫공연이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의 사운드의 매력이 돋보였고 벨기에에서 두번째 공연은 어쿠스틱 기타만을 든 므라즈의 원맨쇼로 그만의 재치를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 공연은 리듬파트가 강조된 밴드의 특성이 돋보였다.

사실, Mraz가 개인적인 취향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은 강한 훅으로 휘어잡는 쪽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릎속 깊이 잠기는 음악이 아니라 물가에서 찰랑찰랑거리는 느낌. 리듬파트가 강조되었지만 강한 추진력보다 어깨를 실룩거리는 텔미춤 전단계의 30대 댄스에 어울리는 그런 사뿐거리는 느낌. 편성을 보면 므라즈가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 외에 강한 삘링을 전달할 전기기타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그런 음악이 아닌 뮤지션 자체가 가볍게 즐기는 리듬이 강한 음악. 많은 국내의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그루브'와 '리듬'을 강조하지만 Mraz의 음악이 가지는 차별화되는 매력은 즐기는 과정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에 있었다. '실용음악'과 스럽다고 표현될만한 만들어진 그루브와 미국이라는 풍성한 음악적 환경 속에서 즐기면서 몸에 체득된 리듬과 그루브는 듣는 이에게도 즐거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므라즈는 관객을 잘다루는 뮤지션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의 후렴구를 관객에게 따라부를 것을 요구할지 그리고 공연의 러닝타임에 어느 정도로 관객석을 가열해야 관객들이 즐거울지를 제대로 아는 뮤지션이었다. 앵콜곡에는 한복틱한 조끼를 걸치고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