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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Extreme-2008/12/13, Melon-Ax

기회가 된다면 우도할아버지한테 삼겹살이라도 대접하고 싶다. 정말 많은 좋은 뮤지션들이 우도 할아버지 때문에 일본을 찾았고 그 와중에 한국까지 들리게 된다. 처음 한국을 찾은 Extreme도 그렇다. 누노 밴드의 공연을 세 차례 정도 봤고 항상 별 기대 안했지만 공연이 끝나면 늘 유쾌하고 즐거운 기억이 남았다. 누노는 꼬들꼬들한 그루브의 맛을 살려내는 기타 연주의 기교도 기교지만 밴드로서의 사운드 메이킹과 곡의 독창성에 타고난 감각과 센스를 가진 뮤지션이었다. 마치 잉글랜드를 박살냈던 섹쉬한 누노 고메즈처럼 잉글로섹슨계와는 또다른 포르투갈 출신의 종마와 같은 탄력을 음악에 담아낸다. 익스트림이란 이름으로 누노의 기타위에 게리 쉐론의 탄력적이고 파워풀한 목소리가 더해질 때 이는 거칠은 말과 노련한 선수의 로데오-실제로 게리는 모니터 위에 올라타 로데오의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처럼 관객을 흥분시키는 최고의 그루브를 만든다. 물론, 자미로콰이나 빌리조엘과 비교해서도 확실히 떨어졌던 무거운 사운드는 그들의 실력을 100% 보여주기엔 미흡했지만.

배철수에 나와서 한참을 떠들었던 것처럼 누노는 탄력적인 리듬기타로 최고의 밴드 사운드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그다지 길지 않은 솔로 타임에서 자신의 진가를 들어내는 모습을 익스트림의 이름으로 보여주었고 게리 쉐론은 타고난 보컬리스트임과 동시에 무대를 종횡무진 휘어 젓는 프런트맨으로서의 연륜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무지막지하게 다듬어진 근육은 옵션으로. 누노가 두차례를 통해 한국의 열정적인 때창모드를 알기에 More than Words는 빌리조엘의 피아노맨에 비길만한 의도적 때창곡으로 진행되었고 의도적 앵콜이 아닌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즉석에서 결정한 앵콜곡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무대 밑에 내려와 직접 팬들과 접촉하는 진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Extreme이 메틀의 시대의 끝자락에 거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변화하는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읽었기 때문이다. 메틀의 기교와 힘을 가지고 있지만 모던록의 센스를 가졌고 그 무엇보다 장르보다 그루브 그 자체를 통해 라이브에서 즐거운 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잘하는 것이 중요했던 메틀의 시대와 다른 것이 중요했던 모던록의 시대에 잘하면서도 다른 면을 찾았던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들의 음악에는 Queen2를 좋아했다는 특이한 취향 때문일까? 그들의 음악에는 악절의 끝마다 다소간의 감정의 과잉이 들어가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