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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Travis-2009/3/1, 올림픽홀

진심이 담긴 구닥다리 음악. 사실, 난 트라비스에 그다지 관심없었다. 음악은 창조적이어야하고 새로워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작년 7월, Travis의 Performance는 뜻하지 않던 최고였다. 잘한다는 말은 들었었지만, 그 해 어떤 공연보다 감정을 건드리는 음악을 해줬다. 좋은 곡을 쓰고 좋은 연주를 하고 진심을 담은 노래를 한다는 가장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도 별 다를게 없었다. 작년과 크게 다를 것 없기에 예측가능했지만 그리고 올림픽홀에서 듣는 노래를 다소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짜피 새로움으로 어필하는 뮤지션이 아니니,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아마도 골수 Travis팬도 있겠지만 작년 펜타포트에서 느껴서 다시 찾은 이도 적지 않아보였다. 특히 종이비행기가 공연을 가득 채운 순간은 누가 봐도 감동적이었다.

그들은 소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사랑의 애뜻함이 남아있는 순박한 양치기 소년-그래도 곧오겠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영국식 우울한 정서의 90년대 음악으로서 라디오헤드의 따라쟁이로 치부되기에는 감정선이 정반대 쪽에 위치해있다. 나같이 둔한 인간에게는 Travis의 거의 모든 노래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 극과 극을 담아낸다. CD만 들었다면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가 과연 때창을 넘는 점프송이 될지 알 수가 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격렬한 기타사운드와 샤우팅 속에서도 Travis적인 정감있는 Bittersweat을 느낄 수 있음은 그만큼 그들의 음악을 관통하는 정서가 담긴 사운드를 다듬어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마치 언니네 이발관이 이번 음반을 끊임없이 다듬은 세공품에 비교했듯이.  간주부에 선보이는 그들의 백스텝에는 마이클 잭슨의 백스텝을 능가하는 비명소리가 나왔고, Travis는 그것 자체에 무한한 감사함을 전달했다.-다시 오겠다는 말에는 다른 밴드와 같이 오겠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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