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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Dianne Reeves - 2008/9/25, LAC

내가 본 그 누구보다 세상에서 노래를 가장 잘하는 Dianne Reeves가 한국을 찾았다. 이전 Dianne Reeves의 기억은 Monster였다. 세상을 다 집어삼킬 것 같은 힘과 깊이. 기억이라는 것이 규격화되기에 성량과 깊이가 특히 기억 남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보컬의 역량을 내세우고 과시하기보다는 보다는 밴드와 관객과 어우러지는 다소 가볍고 유쾌한 무대였다. 실제로 흑인의 탄력이 돋보이는 리듬파트와 백인의 정갈함이 돋보이는 멜로디 파트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사실, 황제의 뒤를 받치는 장수들이라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가볍게 시작했지만 전형적인 재즈 보컬에서 벗어나 보다 아프리칸 토속적인 리듬을 구사하기도 했고 80년대 팝의 느낌을 강하게 주기도 했으며 보다 스탠더드 팝에서 장난치다가 60년대 블루스록 사운드 등 공연을 통해 보여준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다양한 사운드를 깔끔하게 받쳐주는 밴드의 역량도 훌륭했지만 Dianne Reeves의 곡해석능력은 한 소절 한 소절이 흥미로왔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해석하는 장르적 상상력도 훌륭했지만 멤버를 소개하고 관객과의 호흡 속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탈 장르적 상상력은 더욱 훌륭했다. 길고도 긴 탄탄한 기본기를 넘어서 독창적인 상상력과 감정이 한음한음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Dianne Reeves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진정 무서운 Monster는 강한 파워에도 있지만 상상력의 날개를 달았을 때 나타난다.




Vocal: Dianne Reeves
Guitar: Romero Lubambo
Piano: Peter Martin
Drum: Gregory Hutchinson
Bass: Reuben Ro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