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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2008, 1일차

내가 겪어본 최악의 교통 정체. 80km도 안되는 거리를 가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반을 넘었다. 투덜거리며 도착했을 때 3일 티켓을 끊으려 했으나 그건 또 안판단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공연은 뮤지션과 주최측과 관객들간의 약속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티켓 판매에 대해서 제대로 된 공지도 없이 진행되는 사항은 아무래도 불만이다.  투덜 거리며 들어갔을 때, 웨더리포트 식의 타이트한 퓨전 사운드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돈나와 (역시라고 우기고 싶은 walrus군)웨더 리포트의 베이시스트 빅터 베일리. walrus군이 먼발치서 스탠드업으로 공연장이 뜨거워짐을 느낄 때 빅터 베일리의 공연은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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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Omar Sosa. 기본적으로 탄력적이며 감각적인 아프로 큐반 재즈의 피아니스트이지만 이번 공연에서 오마르 소사는 Afro Cuban에서 Afro에 치중했다. 아프리카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만든 원초적 비트 그리고 그 이전에 원초적 소리를 내었다. 피아노를 발로 연주하는 등 쇼맨쉽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오마르 소사는 학구적인 뮤지션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월드뮤직에서 (적어도 개인적으로)싫어하는 점들이 느껴졌다는 점이고 학구적인 음악과 대중의 반응을 유도하는 장면에서 뭔가 미스매치가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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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의 일본인 섹소폰 주자 Sadao Watanabe. 일본 퓨전하면 연상되는 깔끔하고 잘 다듬어진 장인적인 연주. 적어도 밴드에서의 잘짜여진 사운드는 확실히 우리와는 거리가 있는 정상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트래픽 잼 때문이었을까 초반에 사다오 와타나베의 블로잉은 연세가 걱정될 불안하고 힘이 떨어지는 블로잉이었으나 공연이 진행될수록 포스를 들어내기 시작했다. 잘짜여졌지만 귀에서 나갔다 흘러나가는 느낌. 최근 들어서 더욱 일본의 퓨전 음악은(더 나아가 퓨전 재즈는) 내 취향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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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의 황금연휴와 맑은 날씨 때문일까 정말 많은 이들이 자라섬을 찾아주었고 다양한 연령대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은 한국에서 새로운 축제 문화의 대표주자라 봐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불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