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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Charles Lloyd Trio - 2008/11/12, 충무아트홀

자라섬에서 찰스 로이드의 이미지는 특이했다. 30분 밖에 안되는 짧은 공연시간이었지만 악천후로 인해 관객도 연주자도 정말 힘들었고 그 와중에 찰스 로이드 트리오의 연주는 폭풍우가 짧고 강렬하게 몰아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찰스로이드의 느낌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남도의 마력의 돌하루방같은 느낌이었다.

작년에 본 공연 꼭 봐야할까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오늘은 Jass한 것이 듣고 싶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자라섬을 정말 조마조마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걷던 모습이 눈에 익어 참 쿨한 포스터와는 안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데, 공연의 느낌은 자라섬 때와는 아주 딴판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느낌보다는 푸근하고 섬세하고 맛깔스러우며 유머로스한 느낌이 강했다. 어렵게 재밌는 것이 아니라 쉽게 재밌었다. 특히 찰스로이드에 비해 확실히 젊은 리듬라인은 재기발랄했고 특히 스네어를 중심으로 장난기어린 기교를 수시로 선보인 드러머의 존재감은 확실히 컸다. 이런 젊은 분위기에 편승하여 나름 찰스 할아버지께서도 니킥, 슬램등의 과격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하셨는데...

한편으로는 자라섬의 드라마틱한 폭풍처럼 클라이막스에서 더 몰아쳤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상투적이지 않으면서 기분좋은 연주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거장의 저력을 느끼게한 공연이었다.

Sexophone, Piano, Flute: Charles Lloyd
Bass: Reuben Rogers
Drum: Eric Ha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