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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자라섬 국제 재즈 패스티벌 2008, 3일차

Bjorkestra & Korean Express
전체 멤버가 안온 관계로 성립된 프로젝트. Bjork이나 Sigur Ros가 캐톨릭 계열의 브라스 밴드가 지니는 묘한 무드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흥미로운 작업이고 실제로 파워풀한 브라스에 실려진 Army of Me같은 곡은 상당히 재밌었다. 흑인적인 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아무래도 국내 밴드와 호흡이 완전치는 않았고 솔직히 보컬은 뷰욕이 얼나마 훌륭한 보컬인지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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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Abercrombie Quartet
존 애버크롬비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바이얼린 주자의 활약이 컸고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실내악적인 느낌이 강했다. 조심스럽고 시적이었고 난해했고 야외의 산만한 분위기와 동떨어져보이기도 했지만 그런 난해함만큼 막판의 에너지와 양념처럼 겼들여지는 유머의 기쁨은 배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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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 Youn Sun & Frence All Stars
프렌치 올스타란 말이 과장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연주에 윤기가 흘렀고 깔끔한데다 유머 감각까지 있었다. 물론, 유럽재즈 뮤지션들의 너무나 깔끔함이 흠이라면 흠일 수도 있었지만 그런 불평을 하기엔 귀에 너무나 감겼다. 반도네온이 추가된 편성에서 처럼 애수어린 유럽 음악 특히 남미와 라틴에서 자양분을 얻은 음악이 주 레파토리였다. 최근들어 나윤선의 관심은 보컬이라는 악기의 가능성보다 노래 그 자체에 있어 보인다. 성악과 거리의 여인들의 활발함을 오가는 목소리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더불어 여전히 잘게 쪼개는 기교도 대단했으며 그런 모든 테크닉들은 곡의 맛을 살리는데 쓰여졌다. 메모리 레인의 조심스러움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자신감이 돋보였다. 나윤선의 강점은 겸손한만큼 공고한 자신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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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Scofield & Joe Lovano Quartet
석호필 형님께서 다시 오셨습니다. 일요일 마지막이기에 많은 관객들이 빠져나갔지만 석호필 형님과 조 로바노는 올해 자라섬의 마지막을 가장 재즈적으로 장식했다. 공연 중 스코필드의 솔로 타임도 충분했지만 밴드로서의 꼭지점은 조 로바노의 섹스폰이었고 존스코필드는 반주 악기로서 기타에 충실했다. 존 애버크롬비만큼 상당히 난해한 연주를 선보였는데, 양 플레이어 모두 뒤뚱거리는 스윙감으로 어긋나는듯 맞는 묘한 그루브감에 주력했다. 물론, 공연의 막판은 모든 관객을 일으켜세운 채 시원하게 달리며 마무리되었지만. 석호필 형님은 여전히 구부정한 자세로 꿋꿋이 연주했고 죄수복을 입은 조 로바노의 몸엔 석호필 교수님이 그린 악보가 있지 않을까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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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은 실험적이었고 새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기에 역시 자라섬이라할만큼 메인스테이지는 시종 일관 즐거웠고 좋은 날씨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겼지만 가평시내로 다른 스테이지를 옮긴 것은 실패작. 이동거리의 문제도 있고 티켓 등 부가적인 문제도 적지 않았고. 지자체의 요구가 있었겠지만, 양적인 팽창을 지향했을 때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