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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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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 감독은 동물에 관련된 작업을 나이 서른이 넘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2001년에 만들어진 동물원에 관한 이 영화는 '동물'에 대해 알아가고 그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고 있는 시점에 만들어진 셈이다. 영화 특히 다큐멘타리는 보는 관객 뿐만 아니라 창작자에게도 만드는 과정에서 탐구와 학습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더욱이 그것의 소재가 이전에 이 땅에서 누구도 행하지 않았던 작업이라면. 오히려 어설픈 지식으로 결론을 미리 내놓고 접근하는 방식은 이제까지 수많은 오류와 편견을 낳아왔다. 편집은 다소 투박해보이고 주제의식은 정확히 들어나지 않지만 오히려 이 점은 매력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편집에 의해 조작된 감성과 예정된 결론이 아닌 '보여주기'에 의해 관객에게 판단을 맞기는 조심스러움은 극적인 재미는 다소 덜할지라도 작가의 사려깊은 애정이 묻어나는 시선과 더불어 영화가 진심을 담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작가의 이런 태도는 이후 오랜 시간 고된 작업에 의한 좋은 결과물을 낼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기를 보류하고 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적어도 동물원의 동물을 의인화하여 거짓된 감동을 팔아먹는 TV프로그램과 동물을 인간의 도구 또는 편의적인 대상으로만 여기는 우리가 얼마나 부도덕한지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었다.


작별(Farewell, Korea, 2001, 81min)

감독: 황윤

출연: 김혜진, 김영준, 엄기용, 한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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