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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아버지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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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미국이 남은 명품이다. 그의 처절한 정치적 보수색을 감안하더라도 두말할 나위없는 명품이다. 격찬을 받은 이 영화 역시 사실은 보수적이다. 진한 미국적 가족주의를 담고 있으며 영웅의 허구성을 말하고 있지만 반면에 이를 통해 지금의 미국을 만든 한명한명의 희생자들을-멋있게 죽던 쪽팔리게 죽던-영웅의 지위로 격상시키고 있는 보다 강한 보수성을 띈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진짜 매력은 이런 미국적 보수성에도 불구하고 사람 하나하나를 주목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는 점에 있다. 가족주의를 위해 이분법적 선악구도를 가져오기도 했던 아카데미 수상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비교하자면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백인이 아닌 인디언인 Ira이고 이 영화를 통해 편협하게 느껴지는 시선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통해 보안함으로 보다 폭넓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여주는 것 역시 80을 바라보는 그가 여전히 보다 짙은 향기를 내뿜기 위해 숙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물론, 감정선을 깨지않는 선에서 보여주는 전투씬 역시 인상적이다. 최근 혁명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강한 임팩트의 변화를 보여주는 미국 영화의 흐름을 보여줄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빼먹어서는 안될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보수적인 정치색으로 폄하한다면 밤비노의 저주를 깬 보스턴의 우승 당시 커트 실링의 투혼을 공화당 지지자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가지는 것과 비슷한 일이 될 것이다-물론, 핏빛 양말의 투혼은 전형적인 영웅주의의 예가 되겠지만.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 US, 2006, 131min)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라이언 필립, 제시 브래포드, 아담 비치, 존 벤자민 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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