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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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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깃발'에서 clear의 대상이었던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이오지마 전투. 실제 캐릭터를 가지는 등장인물 전원이 일본인이지만 영화 속의 일본인은 어디까지나 타자의 시선에서 본 일본인이 있다. 미국인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조직의 명예를 위해 할복을 시도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영화 속에 담겨져 있다. 가족주의로 귀결되는, 그리고 조국을 위한 명예로움에 대한 동경이 살짝 엿보이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이고 한국인으로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깃발'이 미국보다 미국인에 주목했듯이 이 영화 역시 일본 대신 일본인에 주목하며 '일본'이라는 사회적 특성 내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선택을 하는 나약한 한면한명을 보여준다. 정작 영화는 '사회'냐 '개인'이냐에는 관심이 없으며 그들 역시 미국인과 다르지 않음을 얘기한다.


한편으로는 똑같은 전쟁의 스펙터클을 일본인의 시선에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러닝 타임이 긴 두 영화를 연달아보는(정확히는 이틀에 걸쳐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외에 스티븐 스필버그와 폴 해기스라는 쟁쟁한 인물이 참여하였다. 미국의 전통과 영화 장르적 전통에 충실했던 그들이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모호함'을 얘기하고 있다. 이들마저 '모호함'을 얘기할 정도로 세상은, 그리고 미국은 '모호'하며 이런 모호함이 아이러니하게 다수의 걸작들을 낳고 있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 US, 2006, 141min)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와타나베 켄, 니노미야 카즈나리, 이하라 츠요시, 카세 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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