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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택시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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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불이 켜질 때 박수가 터져나오는영화가 있는가 하면 충격 속에 못벗어나 얼얼한 그런 영화들이 있다. 이 영화는 후자 쪽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 붉게 물든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의 깊은 자국이 극장을 나오는 순간까지 쉽게 떠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walrus가 자랑하는 파란 페라리는 어디 놔두고 버스타냐고 물어본다면, 종로에 페라리 타고 다니다간 기스나기 쉽고 페라리 기스나면 페인트 구하기도 힘들다고;;) 서대문을 넘어오는 순간 거리의 풍경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장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뉴욕의 풍경처럼 서울의 밤을 장식하는 각양각색의 빛들은 참으로 외롭다. 수많은 빛들이 곁에 있기에 외롭지 않을 것 같지만 소통은 단절되고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발악을 해야하는 오늘의 밤, 그 빛들은 외롭다. 노곤한 섹스폰 소리 속에서 작가가 도시의 불빛을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는 깊은 사랑의 감정이 있다. 그러기에 어쩌면 불필요해보이는 환상과 같은 해피엔딩의 장면을 넣치 않았을까?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꿈을 꿀 수는 있으니.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US, 1976, 113min)

감독: Martin Scorsese

출연: Robert De Niro, Jodie Foster, Harvey Ke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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