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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검은 목소리 1) Take6 - 예당, 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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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를 보면 아티스트의 역량이 들어난다. 기교 내지 기술적인 면에 국한하다보면 어느 정도 레벨에 올라서고 네임밸류가 축적된 아티스트라면 기대하는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공식과도 같은 사실이다. 물론, 기술적인 면은 단지 필요조건이며 가끔은 필요조건인지도 갸우뚱할 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주에 관한 기교, 더욱이 가끔은 과시한다 싶은 기교,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솔로잉은 라이브를 보는 중요한 재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정말로 최고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뮤지션들이 있다. 베이스의 마커스 밀러가 그렇고 드럼에 데이브 웨클이 그랬으며 기타는 사실 좀 많다. 보컬을 들자면 다이앤 리브스가 그랬고 남성중창의 하모니로는 오늘 본 테이크 식스가 그렇다.


작년에도 역시 3월1일에 같은 장소 약간 이른 시간에 예술의 전당 음악당을 찾았던 테이크 식스가 올해도 찾아왔다. 특히 JVC 재즈페스티발 때 보여주었던 그리고 마커스 밀러와 보여준 각종 쌩쇼는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었다. 사실 그때의 충격이 너무나 컸기에 작년과 올해 본 테이크 식스는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한편으로는 '기교'라는 것이 '클리쉐'가 될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만 페스티발이었던 첫 내한 공연이 관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도록 '쇼'에 주력했다면 작년과 올해 공연은 가스펠에 기반한 아카펠라의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들도 이제 한국 관객들의 특성이 어떠한가 잘 알기에 처음부터 관객들의 반응을 요구했고 다소 약하긴 했지만 앵콜에서 보여준 3:3배틀은 여전히 그들의 개인기가 절대적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생각해보면 록앤롤이 흥겨운 이유는 드럼과 베이스의 반복적인 (특히 8비트의) 리프와 심장의 박동의 동기가 주는 흥분 때문일 것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보컬 중창단임에도 테이크식스가 신나는 것은 베이스와 바리톤이 드럼과 베이스의 역할을 멋들어지게 해주기 때문이며 또, 한명의 테너가 솔로잉할 때 붙여주는 풍성한 그루브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임을 연상시키는 장난기어린 액션도 공연의 지루함을 잊게 하겠지만. 테이크식스 여섯명은 각기 다른 남방과 청바지/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악보에 나와있는 이상을 자유분방하게 불러대었지만 6명의 하모니는 항상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다. 흑인이 20세기 대중음악에 미친 결정적인 공헌이 심장박동이 주는 그루브의 매력과 악보의 억압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자유부분함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그들의 천부적인 밸런스 유지능력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일 것이다.



Claude Mcknight III          First Tenor

Mark Kibble                     First Tenor

David Thomas                  Second Tenor

Joey Kibble                     Second Tenor

Aivin Chea                      Bass

Christian Dentley              Bari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