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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잡담

제임스 브라운 별세

슬프다.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인물은 밥딜런, 믹재거, 폴매카트니 정도 뿐이다. 올초에 열린 그의 모습 역시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에너제틱했기에 10여년은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다. 장 디뷔페가 죽기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창작활동을 했던 것처럼 제임스 브라운도 죽기 직전까지 최고였다. 'it's better to burn out than to fade away'라는 Neil Young의 말은 커트 코베인보다 제임스 브라운에게 적합한 말이다.

제임스 브라운이 무대에 등장했을 때 느낀 점은 참 작은 체구의 소유자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10분이 지난 후 세상에 그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해보였다. 그는 음악을 만들었다. 숱하게 뛰어난 아티스트가 있지만 그 이후 아티스트들이 한 것은 제임스 브라운이 새롭게 창조한 것에 비교하자면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게 보일 정도다. 정말 이렇게 느껴지말한 아티스트는 장르 안가리고 지금 현재 5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올해 자라섬을 찾아온 헤드라이너를 보라. 닐스 랑그렌, 마세오 파커, 빅터 우튼, 소울 라이브... 정말이지 제임스 브라운의 압도적인 영향력에 있는 뮤지션들이다. 탁월한 아티스트에게 결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비교 대상이 제임스 브라운이라면 이들도 철저하게 공감할 것이다. 롤링스톤즈가 기네스북에 오를 라이브 소득을 올리고 Akon, Beck, Kayne West가 천재 소리를 듣지만 제임스 브라운은 지난 세기 최고의 천재였다. 천재 한명의 재능보다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게 된 20세기 후반 이후를 생각한다면 그가 저 세상으로 간 것은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감성에 의존하는 것이 때때로 이성에 의한 결과물을 압도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는 점에서 극단의 시대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또한 그러한 접근 방식은 '팝'의 진정한 시작이다. 또한 그의 죽음은 '팝'의 죽음이다. 영감이 없는 흉내내기의 연속은 '팝'이 아닌 고문일 뿐.

그가 떠난 시간은 크리스마스 새벽이었다. 그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드리며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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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펑크 그리고 디스코의 선구자인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이 성탄절인 25일 사망했다. 향년 73세. 브라운은 전날 폐렴 증세가 악화돼 미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에모리 크로포드 롱 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날 새벽 1시45분(현지시간)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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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의 래퍼 척 D는 "브라운은 단연 최고의 연주를 보여줬다"며 "오늘날까지 그 누구도 브라운의 펑크를 흉내조차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운은 지난 2003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디스코도 제임스 브라운, 힙합도 제임스 브라운, 랩도 제임스 브라운"이라고 농담하며 "모든 래퍼들의 음악을 들어보라. 그 가운데 90%는 내 음악이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