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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베컴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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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열린 유로 2004,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을 때, 클럽팀 레알 마드리드가 베컴 영입 이후 지지부진할 시진을 보낼 때, 베컴이 주축이었던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지랄맞게 경기를 재미없이 할 때, 베컴은 평범한 선수로 인식되어져갔다. 단지 조금 괜찮은 킥력에 상품성으로 인해 프리킥을 전담하고 거기서 셋피스로 골이나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

 

그가 없는 잉글랜드, 그가 없는 레알 마드리드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까? 잘 생긴 또는 잘은 모르겠지만 잘 생겼다고 소문이 난 외모와 셋피스에서 기여도는 베컴의 또 다른 장점을 왜곡시키고 그를 게으르고 것멋이 든 선수처럼 알려지게 했다. 하지만, 베컴은 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제일 많이 뛰는 선수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장악력이 떨어진 것은 베컴 때문이 아니라 전성기 때 이적한 갈락티코들이 하나 둘 노쇄해 갔기 때문이다. 또, 프리미어와 전혀 다른 프리메라 리그에서 과연 성공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베컴 외에 있었던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리네커 역시 윙어로 뛰며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영국에서 열렸던 유로 96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맥마나만은 갈락티코에 밀려 서브에서 썩어야 했다. 하지만 베컴은 달랐다. 더욱이 오른쪽이라는 그의 포지션을 피구에 내주고 중앙 미드필더를 해도 정확한 긴 패스와 셋피스로 꾸준한 활약을 했다. 어떤 이는 베컴의 영입 후 수비력의 약화를 얘기하지만 보통 2명 이상 서는 중앙 미드필더에서 확실한 싸움닭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더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다시 오른 쪽 그리고 보다 공격적인 롤을 맡아도 여전히 베컴은 꾸준하며 활발한 오버래핑을 하는 풀백을 백업하는 수비적인 역할도 충실하게 한다. 정리하자면 기본적으로 많은 운동량으로 팀에 기여를 하며 팀 전술에 잘 녹아드는 선수라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불안할 때, 베르나우의 관중들은 돌아가며 야유를 보내고 이적을 시키라고 압박을 하지만 베컴은 다소 예외였다. 잉글랜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토끼처럼 움직여야할 최전방 공격진이 부상으로 둔해졌고 크라우치를 통한 쉽고 안정적인 공격패턴이 불가피할 때 베컴에 의존도는 어쩔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잉글랜드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오히려 제라드-람파드라는 최상이 될 수도 있는 중원의 조합이 제 실력을 못발휘했기 때문이다. 베컴을 뺀다고 숏패스에 의한 유기적 움직임과 빠른 돌파가 살아나는 것은 아님을 베컴이 빠진 후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장담컨데 2008년 월드컵에서도 베컴의 활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베컴은 자기 관리에 충실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스타와 결혼하건 개인적인 취향이 어떻든 그것과 축구 선수로서의 성실함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