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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2006 독일 월드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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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적으로 잘 다듬어진 유럽팀이 선전했다. 좋은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한일월드컵보다 재미없지 않았다. 한일월드컵이 재미있었다면 한국사람이기 때문일 듯. 일본vs호주 전 골키퍼 차징을 놓친거나 호주vs크로아티아전 경고 3번 등 몇차례 의도치 않은 코미디는 있었지만 심판 판정을 음모론으로 몰고가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

월드컵에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글은 사실 축구를 모르는 영화인 정성일 씨의 글이었다. 고다르의 명제 '이건 피가 아니라 붉은 페인트다'처럼. 우리가 중계를 통해 보는 조장된 몽타주의 허상에 대한 고찰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그가 인정한 것처럼 축구를 모르는 점이 다소 아쉬웠는데, 그래서 필요한 부분을 인식못하고 때로는 너무 난해하기 적은 점이 마음에 안들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새로운 관점의 제시가 훨씬 돋보이는 글.

 

이탈리아
리피의 이탈리아는 연장과 승부차기로 주저앉았던 이전과 달리 필요할 때 필요한 득점을 뽑을 수 있었다. 부상으로 인한 토티의 컨디션 저하 마저도 이탈리아의 질주를 막기는 힘들었다. 물론, 월드컵 우승은 운을 필요로 한다. 8강까지 특별한 강호를 만나지 않았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프랑스
득점력 빈곤으로 불안불안하던 프랑스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고의 경기력과 최고의 성질머리로 마지막을 장식한 지단의 운동량 부족은 리베리와 말루다라는 2선 공격진의 조합과 비에라와 마케렐레의 미드필더가 보다 역동적인 공격가담을 해주는 방법을 찾음으로써 네임밸류에 걸맞는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5%, 운이 끝에 모자랐다.


독일
클린스만의 젊은 독일은 클린스만의 액션만큼이나 역동적이었다. 중요한 지점을 미리 선점할만큼 선수들의 컨디션과 조직력은 다듬어져있었고 클로제와 포돌스키의 투톱의 위력은 과거의 독일 투톱의 명성을 회복하기에 충분했다. 아르헨티나와 폭력사태로 준결승에 결장한 프링스의 공백은 실로 아쉬웠는데, 아무튼 잔뜩 충전된 빠떼리가 방전될 시점 쯤, 강호를 연이어 만나면서 무너졌다.

 

포루투갈
이탈리아와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던 토너먼트. 스콜라리의 포르투갈은 젊은 네덜란드나 잉글랜드보다 노려했고 노련함이 승패를 갈랐다. 죽음의 대진에서 4강까지 올라왔지만 그까지였다. 문제는 원톱 파울레타의 득점력 빈곤. 오히려 2선의 호나우두가 돋보였다. 가장 재미난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임에도 엎어지고 안일어나는 모습은 경기를 가장 재미없이 만들었다.

 

브라질
우승후보 0순위. 지단에 농락당해 무너졌던 경기 이전에도 이번 대회 브라질은 불안했다. 4명의 공격수를 두는 방법은 70년 브라질이나 통했던 방식이었으며 4명의 공격수는 딩요가 뒤로 빠지면서 결정적 순간 마법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안그래도 공격수를 많이 두는데 호나우두의 활동력 저하는 중원이 밀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메르송의 컨디션 저하로 인한 선발 제외는 비에라와 마케렐레의 중원에 참패하는 또 하나의 원인.

 

아르헨티나
일단, 운이 없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압도적인 득점으로 과대 평가된 면이 적지는 않았고 그만큼의 압도적인 우승후보는 아니었지만 견고함과 역동성을 갖춘 가장 강력한 팀이었다. 여전히 월드컵에는 운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운이라 부르는 포인트에는 견고하게 지키다 과감한 승부수를 띄우는 시점의 중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르헨티나의 부족한 점이었다면 바로 그점이다.

 

잉글랜드
뻥글랜드. 에릭손의 축구는 안지는 축구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이기지도 못하는 축구. 에릭손 축구의 상징은 베컴&오웬의 축구라고 요약될 수 있다. 이탈리아에 버금가는 4백의 안정성, 독일보다 안정적 공돌림을 중요시하는 미드필더진. 오웬이 장기간 떠나 있었음에도 루니가 직전에 부상당했음에도 에릭손의 선택은 여전히 안정우선이었고 베컴의 긴 패스는 가장 안전한 공격루트였다. 오웬과 베컴, 루니 마저 빠졌을 때 그런 축구에 적합한 공격수는 바로 제공권과 볼키핑이 되는 크라우치였다. 제라드&램파드라는 최고의 득점력을 갖춘 미드필더가 있음에도 전혀 날카롭지 못했던 미드필더의 공격력. 심지어 독일리그의 오웬 하그리브스가 제일 돋보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부상 후유증에도 제 몫은 해준 쉐바의 꿈. 대진운 역시 중요한 요소.

 

네덜란드
죽음의 조에 들어가긴 해도 왜 갑자기 재미없는 경기를 해버리지? 예선과 달리 노장을 중용한 것은 안정성은 강화할 수는 있어도 역동적인 맛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진정 탈락의 이유는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함. 아직 젊은 네덜란드이기에 기다려 볼만 하다.

 

스페인
미스테리. 알고보면 훨씬 강했던 프랑스를 미리 만난 것이 불운이라면 불운.

 

호주
더 이상 바란다면 과욕. 충분히 제 실력 보여줬다.

 

에콰도르
유럽 강호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처음 두경기 선전에도 불구하고 독일, 잉글랜드에 완패. 그래도 잘했다.

 

가나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중원을 장악했음에도 딱 세가지가 부족했다.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가는 경기운영의 노련함, 좋은 골게터, 그리고 판정에 대한 행운. 하지만 이번 대회 가장 아름다운 팀.

 

스위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16강의 자격이 충분한 팀이다. 팀조직력이 완전히 다듬어진 팀. 16강 이상에는 조직력의 안정성 이상으로 노련함과 창의력이 부족했다.

 

멕시코
선수들의 네임밸류로 과소 평가받았던 팀. 최강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맥시 로드리게스의 순간의 마법에 홀려 무너졌다.

 

스웨덴
여전히 잘 무너지지 않는 듯 했으나 홈팀을 만났을 때는 이런 좋은 징크스가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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