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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John Scofield play the Music of Ray Charles, 세종문화회관 2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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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은 전제덕 밴드였다. 한국에서 한가닥하는 뮤지션들로 밴드 구성이 있기에 대중음악 대상을 받을만한 사운드의 탄탄함을 가지고 있으며 그위를 타고들어가는 전제덕의 하모니카는 마치 산들거리는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느낌을 선사한다.


레이 찰스에게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Genius. 사실, 레이찰스의 곡은 비틀즈나 엘튼 존과 같은 들으면 바로 욀 수 있는 멜로디는 없다. 하지만, 요즘 존 레전드에게 느끼는 바지만 그가 부르는 노래는 무척이나 맛깔스럽다. 노래를 부르는 능력, 멜로디의 맛을 살려주는 사운드 구성등에 레이 찰스의 천재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존 스코필드의 최근 음악적 방향은 '펑키함'에 있다. walrus는 '펑키함'이 남발되는 것을 무척 싫어하긴 하지만. 존 스코필드는 핑거링 하나하나 피킹 하나하나에 차별성을 부여하며 정성을 들이는 스타일이다. 엄청난 속주나 에너지를 발산하지는 않지만, 손가락이 꼬여갈 것 같은 핑거링의 이동과 오리가 뒤뚱거리는 것 같은 '펑키한' 피킹의 감각은 그만의 독특한 그루브감을 만들어낸다.

원곡의 해석은 그냥 단순한 복제나 아니면 자신의 방식에 끼워맞추는 물리적 결합으로 실망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피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곡이 가지고 있는 맛과 요소 그리고 정신을 이해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여기서 아티스트는 원곡 새로운 면모를 발견함과 동시에 자신의 음악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찾아갈 수 있다. 공연의 시간은 앨범보다 충분히 길어졌는데 그만큼 원곡에서 나온 영감을 토대로 새롭게 확장해 나간 결과다. 그렇지만 그런 해석은 레이 찰스의 원곡이 가지는 정신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았다. 결과물은 아주 만족스러우며 존 스코필드가 가지고 있는 펑키함이 어디서 나와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존 스코필드의 최근의 결과물 중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리듬 세션은 중남미 및 라틴 계열로 구성되었다. 그들의 느낌은 흑인의 살벌한 동물적 감각과 달리 새로운 여유와 또다른 종류의 탄력을 느낄 수 있다. 잘게 쪼겐 스틱웍으로 긴장감을 불어넣고 다른 파트가 자유분방하게 곡을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자기만의 공간을 창출했던 존 스코필드와 달리 보컬과 오르간은 기본적으로 원곡의 느낌에 가깝게 갔다. 쇼맨쉽이 강한 보컬은 공연 시작부터 2리터 짜리 패트병을 들이켰는데 공연중 거의 3.5리터의 물을 마신 것 같다. 특정곡에서의 보컬톤은 누구 닮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바로 스티비 레이본이었다.

백인인 존 스코필드였고 그의 해석은 학구적으로 접근한다는 인상은 있었지만 제임스 브라운의 공연처럼 소울, 블루스, 재즈이라는 흑인 음악의 전통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John Scofield - Guitar

Ruben Rodriguez - Bass

Gary Versace - Keyboards

Steve Hass - Drum & Bkg Vocals

Vocal - Dean Bow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