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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다섯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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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완성도와 주제의식에 대한 비판 보다 먼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15명 남짓했던 적은 관객 수. 나름대로 홍보도 했고 최근 나온 영화 중에 꽤 재미있는 영화 중 하나건만. 입버릇 처럼 하는 얘기지만 참여정부에서 유일 아니 유이하게 일한다고 생각드는 곳이 여성부와 국가인권위 이다. 국가인권위에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가 더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 단지, 영화가 주는 메시지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도 충분히 훌륭하기 때문이다. 상업적 성공을 바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기에 감독의 개성이 오히려 더 잘 들어난다. 인권 영화라서 무겁고 강요를 하는 그런 투가 아니다. 단지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영어 제목이 If you were me 2 인 것은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인권은 착한 척이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경희는 다운증후군의 여자 아이지만, 현실을 결코 녹녹치 않지만, 오히려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그림으로서 같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웃임을 우리 맘 속에 녹여주고 있다.

류승완은 역시 재주꾼이다. 포장마차 안에서 기발한 핸드헬드와 포커싱의 변화를 통해 취객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 다이내믹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한국 사회의 인권 문제를 버라이어티하게 접근하고 있다. 단지 버라이어티하다면 산만할 수 있겠지만 류승완은 '마초적 남성 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선을 만들어갔다.

정지우의 접근은 결코 쉽지 않은 탈북자 문제를 다루었다. 사실, 탈북자 문제가 가지는 양날의 칼을 교묘히 피하는데 주력한 것 같다. 적어도 북한 사람은 휴머니티를 가지고 같이 손잡고 가야할 존재라는 것. 반면, 탈북자 자체를 이해하는데에는 미숙한 점이 노출되는 거싱 아쉽다.

'생뚱맞은 발상'이 주특기인 장진은 오히려 여기서도 자기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내가 장진을 비판해왔던 이유는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기 보다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얼버무린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장진은 그런 386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한 반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자기 스타일로 가고 있지만 386이라는 세대가 가져온 성취만큼이나 한심한 자기 안주에 대해서 철저하게 비아냥거리고 있다.

김동원 감독의 작품은 여전히 그의 스타일 대로 가는 듯 했지만 뜻 밖의 장면에서 엄청난 공포감을 일으켰다. 배고파 쓰러져 죽어가는 중국 교포가 휘청거리며 종로의 늦은 밤거리를 보는 느낌은 나도 몇번 씩 상상했던 장면이나 너무나 리얼하기에 상상을 하면 엄청난 공포를 일으킨다.

 

p.s 인권 문제에 있어서 '성차별' 쪽에 스티커가 가장 많이 붙은 건 씨네큐브의 관객 층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다섯 개의 시선(If you were me 2, 2005, 113min)

http://www.5sisun.co.kr/

이하 네이버에서

2003년 인권영화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다섯 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탈북 청소년, 장애인, 비정규직, 중국동포 등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일상화된 차별문제를 다뤘다. 장애인 소녀가 직접 출연하여 그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주거나, 이미 죽고 없는 주인공을 대신한 카메라가 이야기를 쫓아가거나, 가해자의 의식을 들추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인권과 차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작가의 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을 드높이고자 기획됐다.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박경희 감독) - 다운증후군 소녀 은혜의 이야기. 다운증후군 은혜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기죽지 않고 플룻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이다. 동네 아줌마와 40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한 우정을 나누는 그녀는, 어떤 애가 있는데요, 나쁜 애 아니거든요?...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라는 말로 차이에 대한 우리들의 열린 시선을 소망한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류승완 감독) - 남자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차별의식을 다룬 이야기.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잘 나가는 대기업에 다니는 우식.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포장마차를 찾은 그는 한잔 한잔 술에 취하면서 고졸 출신 친구의 맘을 상하게 하고, 동성연애자인 친구도 벌레 보듯 쳐다본다. 마음 상한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혼자 남은 우식은 마지막 남은 손님에게 다가가 남자니까 아시지 않느냐? 며 술을 권하는데..

 <배낭을 멘 소년>(정지우 감독) - 탈북 청소년의 삶을 다룬 이야기. 열 아홉 현이와 진선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탈북자 청소년이다. 진선은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시달리는 것이 싫어 말을 못하는 척 하고 현이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항상 배낭에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을 넣고 다닌다. 낯선 이곳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은 그들에게는 오토바이 질주만이 잠시 답답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데.

 <고마운 사람>(장진 감독) - 운동권 학생을 고문하는 수사관을 통해 비정규직 이야기를 하는 블랙코미디. 학생운동을 하다 붙잡힌 경신과 그를 심문하는 수사관 주중. 으레 그러하듯 수사관은 학생을 다그치지만 학생은 아무것도 진술하지 않는다. 명색과는 딴판으로 주말에도, 보너스나 고용보장도 없이 일해야 하는 열악한 업무환경의 수사관 주중은 되려 경신에게 위로까지 받고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면서 경신에게 고문을 쉽게 받는 노하우까지 슬쩍 알려주는데.

 <종로, 겨울>(김동원 감독) - 2003년 겨울 서울의 한 길거리에서 얼어 죽은 중국동포를 통해 본 우리사회의 차별 이야기. 2003년 12월 어느 날,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 오던 중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 혜화동 거리에서 동사한 중국 동포 김원섭 씨(그는 당시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재외동포법 개정과 강제 추방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 중이었다.). 길을 잃은 그는 밤새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119와 112에까지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구조의 손길은 닿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