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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인사이드 딥 스로트

인사이드 딥 스로트(Inside Deep Throat, US, 92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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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비디오에 관한 역사. 워터게이트가 발생한 70년대 초반에 나온 Deep throad가 효시격인 영화인 것을 감안한다면 예상외로 포르노 비디오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포르노 비디오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얘기하는 바는 미국의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유'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미국 사람들의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는 스펙트럼은 극히 한정적이다. 십중 팔구 아니 백중 구십구는 청교도주의와 매커시에 기반한 보수주의 아니면 록앤롤을 좋아하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자유주의인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지속적인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담론을 늘어놓는 듯하지만 결국은 보수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틈새에 살며시 고개를 내민 페미니즘에서 못벗어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도 철저하게 거대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하나의 방안일 뿐이며 '경제적 자유'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은 유아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본질적인 자유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며 거대 자본의 헤게모니를 공공히하는 다양한 이데올로기적인 장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과거 향수에 기댄 낭만주의적 접근이다. '그 때는 그래도 순수했었지'식의.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딥 스로트의 감독 마저도 고백하듯이 지가 고다르 라도 되는 줄 알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지만 딥 스로트가 미국인들에게 주목을 받은 이유는 딱 하나다. 6억 달러라는 상업적 성공. 자유주의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아마도 음핵이 입에 있다는 깨는 발상을 통해, 사람들을 극장에 몰리게 한 경제적 파급력 때문이다.

 

정말 웃긴 것은 이런 미국식 단순무식함을 그대로 모방하기 위해 우리는 발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모교수를 둘러싼 변태적 애정행각도 사실은 그것이 불러올 경제적 파급력 때문이다. 그것도 미신에 가까운 철저한 무지에 기반한. 그것 가지고 진보적이네 하는 부류는 왠만한 블랙 다큐멘터리 이상으로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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