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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조르디 사발과 에스페리옹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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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추구하는 고음악의 현재성을 확인한 호연 ★★★★☆

스페인 까딸루니아 출신의 조르디 사발을 위주로한 편성이며 이 중 네명은 가족이다. 조르디 사발은 고음악계의 최고 권위자 답게 기술적으로 탁월한 연주력과 더불어 밴드로서도 멋드러진 앙상블을 선사했다.

 

그들은 고음악을 한다. 주로 르네상스 이후와 바로크 이전의 음악. 바흐를 거치면서 정형화되기 전이고 악기도 약간씩 다른 모양새를 보였다. 조르디 사발이 주로 연주하는 첼로 비슷한 비올라 다감바(바이올린 같지만 무릎 사이에 넣고 연주하는 악기도 번갈아 연주했다), 티오르바라는 기타 비슷한 악기-하지만 역시 그 당시 기타는 음량이 작아 지금의 베이스 정도의 역할을 맡았다. 류트의 변종-, 하프 비슷한 악기, 그리고 심플한 타악기군.

 

일단, 그리 익숙한 곡이 아님에도 멜로디의 흡입력이 상당했다. 공연 중 가장 느낄 수 있는 정서는 바로 '애수'였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대륙의 서쪽 끝에서 상상속에 존재해왔던 아름다운 음악으로 선원을 홀리게 해서 사지로 내모는 그런 전설 같은 것이 연상된다.비올라 다감바는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악기라고 한다. 중세 성악 위주의 음악에서 바로크와 고전음악의 기악 위주의 음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악기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아름다운 하프와 소프라노는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중세 성악의 성스러움과 더불어 이방인의 자유로운 정서가 함께 했다. 근동의 문화적 영향이 강했던 스페인의 음악적 자양분이 그들의 음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바로크를 지나면서 타악기 군을 이용한 비트가 사라진 것 같은데-내가 잘모르기 때문에 '같은데'라는 말을 붙인다-이들의 음악에서는 탬버린과 퍼커션을 이용한 타악기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드로 에스테반의 퍼커션은 마치 폴사이몬을 연상시키는 통속적인 보컬의 티오르바 연주자 페란사발과 더불어 음악을 흥겹고 통속적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바로크를 지나며 정형화되기 이전에는 사실 그 와중에서도 비트를 강조하는 통속적인 음악은 늘 존재해왔을 것이다. 조르디 사발이 고음악을 통해 발견하고자하는 것은 아름다운 소프라노와 하프를 통한 천상의 음악, 퍼커션과 류트를 이용한 이방인의 통속적 정서, 가장 인간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비올라 다감바를 묶어 현재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Tours les martins du monde sont sans retour) 에스페리옹 21에서 21이 의미하듯이 과거의 단순한 재현은 없으며 고음악의 해석은 그들에게 끊임없는 창조의 과정이다.

 

끝나고 싸인회가 있었다. 페론에게 FC바르셀로나와 푸욜 얘기하니까 딩요, 데코, 에두 얘기를 하면서 난리다~. 조르디 사발 할아버지에서 with love를 쓴 아리안느까지. 끝까지 기분 좋은 뮤지션들이었다.

 

http://www.lgart.com/perfinfo/PerfInfoRead.aspx?seq=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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