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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잡담

[펌]유럽 온라인음악 시장 '폭풍전야'

유럽 온라인음악 시장 '폭풍전야'
[아이뉴스24 2004-06-15 18:14]
"유럽을 접수하러 왔다!" "말도 안되는 소리"

유럽 온라인 음악시장에 메가톤급 태풍이 불고 있다. 초여름 소식과 함께 불기 시작한 태풍은 이제 유럽 온라인 음악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태풍의 진원지는 미국 유료 온라인 음악 시장의 양대 산맥인 애플과 냅스터. 지난 달 20일(이하 현지 시간) 냅스터가 영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애플의 아이튠스도 15일부터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냅스터는 또 영국의 케이블 사업자 NTL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NTL고객 100만명에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애플과 냅스터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유럽 온라인 음악 시장의 자존심인 OD2가 바로 반격에 나섰다. 지난 달 냅스터의 공세에 맞서 다운로드 가격을 인하했던 OD2는 애플의 서비스 개시 하루 전인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으로 음악 다운로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냅스터 등 미국 세력과 유럽의 자존심 OD2가 정면 승부를 선언하면서 유럽 온라인 음악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유럽시장에 도전장 내민 애플과 냅스터

애플은 지난 해 4월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스'를 선보이면서 온라인 음악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 때까지만 해도 유료 온라인 음악 시장은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때였다.

하지만 애플은 불과 1년만에 온라인 음악 시장을 석권하면서 만만찮은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애플은 본업이었던 컴퓨터 사업보다 온라인 음악사업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튠스는 처음에는 매킨토시용으로만 서비스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이튠스의 위세는 태풍급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윈도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다운로드 횟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애플 측은 현재까지 7천만곡이 다운로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 '굴러들어온 돌'이라면 냅스터는 '박힌 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때 최고의 P2P 사이트로 인기를 구가하던 냅스터는 음반업체들의 공세로 문을 닫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냅스터는 지난 2002년 소프트웨어업체 록시오에 인수된 데 이어 지난 해 10월부터 합법적 사이트를 열면서 재기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냅스터는 잠시 시장을 떠난 사이에 아이튠스를 앞세운 애플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두 미국 업체의 다짐은 남다르다. 애플은 미국에서 거둔 대성공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냅스터는 애플에 빼앗긴 온라인음악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유럽시장 선점을 위해 냅스터는 애플보다 한 발 앞서 영국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OD2는 어떤 회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

OD2(On Demand Disrtibution)는 지난 1999년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제네시스의 보컬리스트 출신 피터 가브리엘과 찰스 그림스데일이 공동으로 만든 만든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회사다. 현 CEO는 찰스 그림스데일.

이 회사는 30여만 곡을 MP3나 WMA 파일로 보유하고 이를 영국 버진 그룹, 이탈리아 티스칼리, 프랑스 와나두를 비롯한 유럽 9개국 21개 온라인 사이트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 5대 음반회사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1975년 그룹 해체 후 솔로로 대성공을 거뒀던 가브리엘은 1989년에는 '리얼 월드'라는 오프라인 음반회사를 꾸렸다.

본거지는 영국 런던에 두고 브리스톨, 독일 쾰른, 프랑스 파리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곧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지사를 둘 예정이다.

홈페이지는www.od2.com이다.

◆만만찮은 터줏대감 OD2

애플과 냅스터의 이같은 움직임은 영국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업체 OD2(On Demand Distribution)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특히 애플과 냅스터가 유럽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것이긴 하지만 OD2 못지 않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데다 두 업체가 보유한 음악 데이터베이스 역시 OD2를 능가한다(표 참조)는 점도 OD2로선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굴러온 돌에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박힌 돌' OD2도 시장 수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OD2는 우선 지난 달 말 냅스터의 영국 진출 일자에 맞춰 '음악파일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정면 승부 태세를 다졌다. '노래 40곡에 20파운드'라는 묶음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기존 음악파일 가격이 한 곡에 99p(페니)였음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OD2의 찰스 그림스데일 최고경영자(CEO)는 "냅스터가 영국 진출을 선언한 그 주 동안에 OD2의 다운로드 양이 30%나 늘어났다"고 자랑했다.

이어 OD2는 애플의 서비스 시작 바로 하루 전인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으로 음악 다운로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편 · 확장된 서비스는 스트리밍 보강이 핵심. 가격도 스트리밍 한 곡에 겨우 1p(20원 정도) 수준이다.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가진 MS와의 공조를 통해 OD2는 유럽지역 내 가입자를 더욱 손쉽게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또 OD2는 유럽 9개국에 있는 파트너 업체를 통해 음악파일을 판매하는 등 입지를 굳히고 있기 때문에 유럽 시장 전체를 따져놓고 봤을 때는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 왜 유럽 시장인가?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음반시장 규모는 320억달러. 그 중 영국음악시장은 20억 달러 규모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편이다.

세계 음반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로 따져봤을 때 프랑스와 독일이 나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 안에 드는 유럽 국가는 4개국이나 될 만큼 유럽은 온라인 음악업체들에 꽤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IFPI는 "몇 년전까지 상위권에 속하던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 국가는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음반 시장 규모가 줄어들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고 발표했다. 사업수익을 보장하기 힘든 남미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시장규모가 작은 아시아 지역을 제쳐두고 나면 유럽시장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애플, 냅스터 등이 잇달아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또 이번 달 중엔 소니 커넥트도 유럽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어서 한바탕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유럽 전역은 축구 열기로 들뜷고 있다. '유로 2004'가 본격 개막되면서 전 유럽 대륙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단, 앙리 등이 이끄는 프랑스, 베컴의 잉글랜드를 비롯해 유럽 축구 강국들이 챔피언 자리를 놓고 '올인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애플, 냅스터, OD2에 소니까지 가세하게 될 유럽 온라인음악 시장 역시 '유로 2004' 못지 않은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유럽의 축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 마찬가지로 유럽 온라인 음악 시장 역시 절대 강자를 점치기 힘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는 이제 소비자들의 냉정한 심판에 달려있다.

유럽지역 주요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들 현황

애플 냅스터 OD2 소니 커넥트
사이트 www.apple.com/itunes/ www.napster.com www.sonicselector.com www.connect.com
서비스시작 2003.4(매킨토시용. 윈도용은 10월) 2003.10 (유료서비스) 1999 2004.5
가격 곡당 99센트 앨범은 9.99달러 한달 9.95파운드 정액제 스트리밍 1페니 곡당 75페니 곡당 99센트 앨범 9.99달러
보유 DB 40만곡 46만곡 35만곡 50만곡
올1분기 다운로드횟수 약 4천500만회 500만회 100만회 *
유럽서비스 6월 15일 5월 20일 6월 14일 6월 안으로
유럽 내 서비스지역 영국, 프랑스, 독일 영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미정
전용플레이어 있음(iPod) 전용파일포맷 AAC 없음 없음 있음. 전용파일 포맷 ATRAC3
기타사항 * 케이블TV 사업자 NTL과 파트너쉽 MS와 공동사업 *

/김지연기자hiim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