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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고전

미국적 록의 전통과 포크록

 

포크는 사람들의 음악이다. 특정한 지역이나 집단의 감정을 표현하는 지역적인 음악이다. 사실, 포크는 블루스나 재즈, 샹송과 같이 특정 지역을 바탕으로 발달한 장르가 아니다. 다양한 지역적 전통을 바탕으로 모든 지역에서 소박한 형태의 포크가 발달해왔던 것이다. 역시 미국에서의 포크란 장르가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음반시장이 가지는 힘과 더불어 다양한 인종이 모이면서 이러한 각 민족의 포크가 융화되어 다양하게 발전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넓은 땅떵어리는 남부, 서부, 에스믹 스타일 등 다양한 형태의 포크가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블루그래스 등의 독특한 예외를 제외하자면 보컬 지향적인 음악이다. 또한, 멜로디보다 가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대체로 비상업적인 특성을 지닌다. 한편, 포크가 상업적인 성향을 띄는 경우는 청중들에게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록과 포크의 결합은 이러한 관점에서 봐야한다. 포크의 깊은 의미의 가사와 더불어 록의 폭발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사운드가 결합하여 시대의 요구에 부흥하였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60년대 중반에 와서 본격화되었다.

포크의 아버지,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와 피트 시거(Pete Seeger)

우디 거스리는 오클라호마 출신이며 남부 스타일이었지만 중산층 미국인의 음악을 했다. 그가 음악적으로 지니는 가치는 대중 음악에 사회 비평적인 요소를 도입했다는 것이었다. 그가 사망할 60년대 초, 그는 영웅이 되어있었으며 새로 나올 거인인 밥딜런도 그가 없었다면 등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피트 시거는 우선, 많은 지역의 포크 음악을 수집하고 광범위한 포크적 전통을 몸으로 익혔다. 그 역시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은 지식인으로서 자유주의적 정치관으로 <We shall overcome>등의 정치적인 노래를 보였다. 우디 거스리와 피트 시거는 이렇게 프로테스트 포크라는 새로운 전통을 열었다는데에 큰 의미를 지니는 뮤지션이다.

존 바에즈(Joan Baez),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 Mary), 주디 콜린스(Judy Collins)

존 바에즈는 밥딜런 보다 먼저 유명해졌다. 존 바에즈도 자신을 투쟁과 동일시하던 반전 운동가였다. 숱한 학생운동에 참가했으며 밥딜런이 유명해지기 전에 밥딜런의 노래를 불러 알리기도 하였다. 또한, 그녀의 당당한 모습은 사이키델릭기 이전에 당당한 여성록커로서의 모습이기도 하였다.

피터 폴 앤 메리는 보다 상업적이었다. 그러나, 이 세명의 뮤지션이 만들어낸 음악은 보다 복잡한 하모니를 가지고 있었으며 CSN과 같은 트리오 형태를 앞서갔다고도 볼 수 있다. 이들 역시 반전 노래를 불렀으며 보다 대중적인 사랑을 끌어냈다.

주디 콜린스는 정규 클래식 교육을 받은 피아니스트였다. 대학을 다니면서 포크에 대한 관심과 정치적 자각이 그를 포크 싱어로 만들었다. 역시 많은 반전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엔터테이너로의 재능을 보이기도 하였다.

포크록 최고의 거인, 밥딜런

롤링스톤 등 숱한 록 언론 뿐만 아니라 타임지와 같은 보수적인 언론에서 조차 밥딜런은 포크록 최고의 거인이다. 사실, 그의 지위는 포크록을 벗어나 비틀즈와 맞먹을 정도로 록 역사에 결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1941년 미네소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입학 후 포크에 빠져 3년째 무조건 자퇴하고 우디거스리가 입원해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뉴욕에서 우디거스리의 프로테스트 포크를 진정 받아들이게 된 그는 첫 앨범을 내게된다.

데뷔작에서 그는 우디 거스리를 다소 따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거칠은 웅얼거림과 비음이 섞인 목소리에는 그만의 독특한 곡해석이 들어있었다. 두번째 앨범이 Freewheelin’은 일대변혁이었다. 딜런은 여기서 자기 생각을 포크를 통해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진보적 대학생 들에게 밥딜런은 최고의 우상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특히 Blowing in the wind와 masters of war등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위정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관심의 집중에 선 그는 이를 부담스러워했고 Another side of Bob Dylan에서 변화의 모습이 보였다. 예전의 날카로움은 여전했지만 이전의 직선적이고 긴 문장과 달리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문장들이었다. 이전의 집회장에서 따라부르기 좋은 노래에서 복잡 미묘한 생각을 표현하는 보다 복잡한 사운드를 원하기 시작했다. 이 때 접한 것이 비틀즈의 음악이었다.

새로운 형식에 고민하던 딜런은 다섯번째 앨범 Bring it all back home에서 전기기타를 들고 나왔다. 특히 Mr. Tamberine Man과 같이 일렉트릭 사운드에 마약을 연상시키는 가사의 노래는 포크 진영에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65년 7월 뉴포트 포크 페스티발에서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와 함께 팬더 스트라토 캐스더로 록앤롤을 연주했을 때 계란이 날아온 예기는 유명한 일화이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얼마지않아 그는 록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으며 록의 비트에 포크의 진지함을 덫붙인 포크록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무대의상도 청방지에 점퍼가 아닌 조끼와 가죽 재킷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매너리즘에 빠진 포크계에게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편 록계에 있어서도 노랫말의 중요성을 깨우친 의미가 있다. 또한 포크록의 등장 이후 록은 비트 위주의 음악에서 보컬 중심의 음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포크록의 등장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록에 저항으로서의 코드를 심었다는데에 있다.

이러한 과감한 변신 이후 그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연이어 발표된 Highway 61 Revisited와 Blonde on Blonde는 그의 오랜 음악 경력에 있어서 단연 최고의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Highway 61 Revisited가 지니는 매력은 무엇보다 정말 그의 진실을 표출한 Like a rolling stone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잃을 것도 없는 법이라는 노랫말은 그를 추종하는 이에게 있어서 전설이 되었다. 캐나다 출신의 밴드(The Band)와 수퍼 세션의 블루스 거장인 알쿠퍼와 마이크 블룸필드의 참여는 앨범을 보다 블루스와 록에 가깝게 만들었다. 자켓에 보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그의 머리처럼 투박한 섬뜩함을 지닌 작품이다.

이은 더블 앨범인 Blonde on Blonde는 포크록에의 접근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은다. 대체로 한 아티스트의 창작력이 무르익으면서 다채로움이 표출될 때 더블 앨범을 만들곤 하는데 밥딜런에 있어 바로 이 앨범을 만드는 시기가 그러했다. 특히 이 후 사고로 인한 휴향 생활과 네시빌에서의 녹음은 이 작품의 의미를 더욱 부가한다. 그의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며 또한 컨추리 등 보다 다양한 관심을 지니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올리언즈의 커니벌 비트, 컨추리, 발라드, 집요한 묘사 등 다양한 사운드 속에 송곳처럼 예리한 언어들을 숨겨놓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이 듣는 이들을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특히 Just like a woman이나 Rainy day woman #12 & 35등이 대표적인 곡이다. 그리고 당시 딜런에게는 사라 론디스와 결혼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이 있었다. 당시 인생에 있어서도 가장 행복한 시기였으며 이러한 행복한 결혼 생활은 곡에도 바로 표출되곤 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장시간의 공백 이후 그는 또 다시 변화를 찾기 시작한다. 그는 스타로서 살기보다는 안정을 원했고 다시 하모니카를 강조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돌아갔다. 그러나 초기의 포크도 아닌 종교적 색채를 띄었다. 그리고 60년대 마지막 앨범인 Nashville Skyline을 내놓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바로 컨추리 앤 웨스턴이었다. 이 앨범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변화는 노랫말이 훨씬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바뀌었다는 데에 있다. 이 후 그는 60년대 중반과 같은 열렬한 지지는 받지 못했다. 그러함에도 70년대 최고 걸작 Blood on the track과 최근 그래미를 차지한 Time out of mind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앨범을 통해 그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한다.

밥딜런을 비판하는 이들은 가사의 정교함과 세련됨 때문에 궁극적으로 음악적이지 않은 그의 음악이 높게 평가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음악을 통해 시를 전달하는 음유시인의 전통을 일구었다는데에 반론을 재기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가장 완전한 결합을 보여준 이가 바로 밥딜런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포크록의 개척자, 버즈(Byrds)

비틀즈에 대한 미국의 응답, 평자들은 버즈를 이렇게 평한다. 영국에서 비틀즈가 했던 것처럼 버즈는 미국에서 기타 밴드라는 개념을 정립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로저 맥귄, 진 클락, 데이빗 크로스비 등의 공동 작곡에 의한 진정한 밴드를 구축했던 것도 비틀즈와 유사한 점이다. 무엇보다도 버즈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나간 60년대의 대표적인 밴드였다는 점이 비틀즈와 비교되는 점이다.

버즈는 65년 딜런의 곡 Mr. Tamberine Man을 통해 포크록을 시작했다. 밥딜런이 전기 악기를 들고 시작한 최초의 곡이라는 것도 의미가 크지만 오히려 참신한 진정한 록앤롤로의 접근을 시작했다는데에 의미가 크다. 딜런의 어려운 노랫말을 4구절로 처리했고 12줄 기타와 탬버린, 베이스와 보컬 하모니가 곁들어져 비트밴드에서 볼 수 있는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었다. 이는 딜런의 Highway 61 Revisited와 Blonde on Blonde의 탄생에도 영향을 미쳤다.

타이틀곡은 차트 1위에 올랐고 비틀즈에 대한 미국의 응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Spanish Harlem Incident, All I Really Want To DO, Chimes of Freedom등을 딜런의 커버를 했는데 이는 그들의 출발점이 어딘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진 클락의 I’ll Feel A Whole Lot Better는 10년 후의 파워팝의 주춧돌이라할 만한 곡이다. 또한 어안렌즈를 사용한 독특한 자켓도 인상적이다. 이 앨범에서는 진 클락, 데이빗 크로스비 등의 뛰어난 뮤지션들이 많았던 버즈 내에서도 로저 맥귄의 자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편, 두번째 앨범 Turn Turn Turn은 피트 시거의 곡과 성경 구절의 가사르 따온 타이틀곡이 인상적이었으며 완전한 포크록 사운드를 완성해냈다.

세번째 앨범 Fifth Dimension은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이 앨범에서는 점차 스페이스록과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관심을 펴기 시작했다. 이 앨범의 히트곡인 5D, Mr. Spaceman은 이전의 포크록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다. 반면, Eight Miles High는 가히 충격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존 콜트레인과 인도음악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지며 기구 여행의 즐거움을 표현했다고 해명했으나 마약을 노래했다는 혐의로 방송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데이빗 크로스비는 그들의 사운드와 비슷한 비틀즈의 Tommorrow never knows를 듣고 그들이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과연 이 곡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이키데릭록의 시작인 것이다.

진 클락의 독주로 진 클락과 데이빗 크로스비 등이 탈퇴한 68년 컨트리 기타리스트 그램 파슨스를 영입했다. 이는 세번째 전환점을 의미한다. 특히 The Notorious Byrds Brothers는 여러면에서 의미가 큰 앨범이다. 그램 파슨스를 통해 컨트리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이전에 보여주었던 포크록과 사이키델릭록의 요소들이 동시에 분출된 앨범이다. 서프 계열의 프로듀서 게일리 애셔가의 프로듀싱을 통해 마치 Sgt.Pepper’s나 Pet Sounds 식의 만화경과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양한 관현악기의 도입, 컨트리와 사이키델릭의 만남, 그리고 변박의 사용등이 망라되어 있다. 다음 작품인 Sweetheart of the Rodeo에서는 완전히 컨트리록 지향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버즈와 비틀즈를 비교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각 멤버의 숙력된 테크닉과 거리를 둔 채 사물을 보는 독특한 관점, 맥귄의 대담한 실험등 그들은 탁월했다. 무엇보다 포크록과 사이키델릭, 컨트리록 등 딜런과 비틀즈가 뿌린 음악적 토양에서 선구적인 시도를 했다는 것이 그들의 탁월함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사상 최고의 듀오, 사이몬 앤 가펑클

가족적인 따뜻함의 포크, 마마스 앤 파파스

그 외 포크록 아티스트(러빙 스푼풀, 도노반, 페어포드 컨벤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