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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자라섬재즈페스티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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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준비들...그러나 징크스
다양하고 개성있은 뮤지션의 섭외 및 좋은 연주, 적당히 거리가 떨어진 두개의 스테이지, 실제로 다룰 수 있게만든 악기 체험관, 잘 꾸며진 무대, 비싸지 않은 티켓 가격, 뗏목으로 공연장 까지 가게만든 부분, 바닥에 깔고 앉아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
하지만 악천우는 어쩔 수 없었다. 무슨 '페스티발'하면 비가 문제인 것 같다. 그 정도 내리면 어쩔 수가 없다. 기획사의 준비부족..뭐 이런 얘길하는데 알고나 얘기를 하는지.
좀 일찍와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리허설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소리가 장난이 아닌 것이었다. 누추한 차림의 베이스와 머리 이상하게 딴 검은 피부의 기타리스트가 있었다...쩝, Gentle Hearts 2004의 리허설. 리허설인데 작난이 아니었다.
첫 밴드는 가평유스밴드. 솔직히 별로 못했다. 그래도 충분히 가치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이다. 많은 이들 앞에서 대형 뮤지션들과 공연을 한 것은 가평 지역 학생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지자체 입장의 의무일 수도 있고.
믿음의 유산(게스트 조피디)...가스펠 뮤지션..6명의 밴드와 10명의 보컬. 파워풀한 가창력을 보여준 무대. 중간에 기립을 요청했고 처음부터 꽤 무대가 뜨거워졌다.
중간에 파티 스테이지로 옮겼다. 작지만 무대를 잘 꾸몄다. 커먼 그라운드...브라스의 빵빵한 서포트로 연주하는 팝밴드.
그 다음 메인스테이지로 와서...웨이브(피처링 차은주). 국내의 열약한 환경에서 5년 이상 동안 300여회 라이브를 해온 테크니컬한 퓨전 밴드. 중간에 여성 보컬 차은주가 나와서 시원한 보컬을 들려주었다.
미쉘니콜...호주 출신의 블론디 여성 재즈 보컬. 블론디의 특성 상 다소 차갑고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젠틀 하츠 2004...좀 빡셌다. 아니 심하게 빡셌다. 소리 자체 볼륨도 컸고,,,무엇보다도 복잡한 비트를 빠르면서 엄청난 텐션을 유지하면서 진행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세 명모두 괴물의 기교와 파워를 보였다.
특히 데니스 챔버스...이 인간도 제왕 마일즈한테 발탁되었던 것 같은데...드럼 세팅은 단순했지만 스토르크의 파워가 엄청났고 있는 드럼 키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기교와 속도감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데니스 챔버스의 드러밍만으로 이 밴드의 성격은 정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쉘 니콜말고는 동일한 드럼 키트에서 약간의 변경만 가지고 연주했다는 것. 미쉘니콜은 우측에 다른 드럼을 가져다 놓았다.
카시오페아 출신의 테즈오 사꾸라이의 경우, 6현 베이스를 쓰는 것 같았는데 추가된 두줄이 기타에 근접한 고음부였던 것 같다. 가끔 베이스로 키보드같은 느낌을 줄 때도 있었고 역시 힘과 스피드를 겸한 살인적 베이스웍을 보여주었다.
그렉하우는 느리게 친다면 블루지한면이 적지 않았겠지만 워낙 빨리쳤다. 그것도 패턴의 반복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진행. 스티브 바이와 빌리시언의 부산락페를 안봐서 그렇겠지만...간만에 보는 비루투오조적인 기교의 하이 테크니션이었다. 그만큼 하이테크니션의 시대는 갔다는 얘기.
단 세명의 뮤지션이지만 솔로잉은 말할 것도 없고 리프를 연주할 때도 세명의 연주가 교차적으로 가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딱 하나 발라드 마저도 기교적이었다. 이런 애들은 처음 봤기 때문에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세명으로 드림씨어터 정도의 텐션, 그리고 그 이상의 파워를 뿜어낸다고 해야할까?
확실한 얘네들은 재즈 밴드는 아니었다. 사실, 드림씨어터 류의 프로그레시브 메틀을 해야할 밴드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웨더리포트적인 기교적 퓨전 사운드와 삑삑거리는 사운드의 색깔면에서는 관계가 있겠지만. 너무나 기교적이었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스윙감은 없었다. 실제로 30분 지난 후부터는 멍한 상태로 봐야했다.
하지만 특별히 문제 삼고 싶지도 않다. 어짜피 이 프로젝트 자체가 퓨전 적 성격을 지닌 뮤지션 중 자신의 기량을 맥시로 뽐내고 싶어 이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초절기교의 끝을 봤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첫날 공연의 사운드는 아주 좋았다. 확실히 닫혀진 공간과 달리 소리가 시원했고 또, 멀리 나갔다. 첫날 공연이 꽤 짭잘했기 때문에 둘쨋날이 더 기대되었는데.
마이크 스턴, 아시안 스피리츠, 컴샤인, 서울 솔리스트 오케스트라, 레이디스 토크...비가 왔다. 잦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많이 왔다. 사실, 좀 더 끌다고 메인 밴드 둘셋을 연주시키고 취소할 수도 있었겠지만...
깔끔하게 취소했다. 그게 낳을 상황이었다.

아쉬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정말 준비가 많이된 재즈 페스티발이었는데...경제적 타격... 그 이상으로 감정적 비난으로 얻게될 상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