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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Rock Werchter 2008, 3일차

Galatctic
꽤 괜찮은 브라스 밴드였지만 갈락틱은 어제의 고통을 상기하며 Galactic은 방만하게 퍼질러서 듣기. 그래도 올해 최고의 훈남 밴드로 인기몰이 중인 MGMT는 봐줘야 했다.

Setlist
Bongo The Dog
My Favourite Mutiny
Gunsmoke
5 Million Ways To Kill A CEO
Hussle Up
The Mail
Shake It Off
I Like It, I Love It
Pick Up
What You Need

MGMT
훈남이 아니라 미소년인 과한 동안이었다. 과연 선영님들의 눈높이는 이제 미소년이란 말인가. 머리띠를 두른 미소년 보컬은 Time to Pretend가 시작될 때는 판초를 두르며 선영님들의 비명을 끌어냈다. 반면 음악은 이런 동안스러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섹시한 자극으로 넘쳤다. 로킹한 기타사운드와 섹시한 신스 사운드의 결합.

Setlist
1. Of Moons, Birds And Monsters
2. Weekend Wars
3. The Youth
4. 4th Dimensional Transition
5. Pieces Of What
6. Electric Feel
7. The Handshake
8. Time To Pretend
9. Kids

Band of Horses
침잠하는 어둠의 자식들인데 남부출신 같아보였다. Kings of Leon이 남부의 스트록스라면 이들은 남부의 인터폴이었다. 대중적 호흡을 어떻게 찾아가느냐가 중요하리라 생각되지만.

Setlist
Band of Horses
Is There A Ghost
Great Salk Lake
Islands on The Coast
Weed Party
The First Song
The Funeral
Ode To LRC
Wicked Gil
For Free
Older
No One's Gonna Love You
Detlef Schrempf
The General Specific

The Hives

MGMT의 훈훈함이 싹 날라가는 과한 오두방정. 과묵하리라 예상되던 Swedish에 대한 편견은 이들로 인해 쉽사리 날라가버렸다. 보컬은 확실히 거칠고 샤프하기보다는 묵직하고 그러면서도 오두방정이었다. 매너도 보컬톤도. 내가 본 그 짧은 시간에도 온갖 각종 재롱 액션을 과시했다.  관객 속으로 들어가기도 했고 사다리에 매달려 노래부르기도 그리고 관객보다 먼저 앵콜을 들이되기도 했다. 보컬이 좀 과하게 들이댔지만 딴 멤버도 들이대기는 마찬가지. 이렇게 꾸준히 들이대주는 이들은 바로 개러지 씬의 활력소

Editors
Good! 기대치도 높았지만 기대치만큼의 느낌이 있었고 기대치 이상으로 활기찼다. 작년에 본 Interpol과 이틀전 호평을 받은 the National과 차별화를 못주면 그만큼 실망할 가능성도 컸고 더욱이 한낮의 메인스테이지는 어둠의 자식들에게 위험해보였지만 그들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다소 무뚝뚝하고 절제된 라이브를 선보였던 Interpol과 달리 어두운 사운드 속에서도 밀고 땅기는 감정성이 역동적이었으며 리더 톰스미스의 프런트맨으로서의 역량은 대형밴드로서의 소질을 보이기에 충분했다. Interpol이 radiohead라면 Editors는 Coldplay처럼 보였다. Editors는 메이저 레이블에서 대중적 호응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Setlist
1. Bones
2. The Racing Rats
3. An End Has A Start
4. Escape The Nest
5. All Sparks
6. No Sound But The Wind
7. Blood
8. Bullets
9. You Are Fading
10. Munich
11. Weight Of The World
12. Fingers In The Factories
13. Smokers Outside The Hospital Doors

Kings of Leon
들끓는 관객석.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사운드일 수 있지만 그들은 1001 앨범 시리즈에서 자신의 앨범 3장을 모두 올려놓은 검증된 뮤지션이다. 남부 사운드의 타이트하지만 간결한 곡과 생뚱맞은 보컬. 작년 에디베더의 등장과 같은 화끈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글래스톤베리가 그들을 헤드라이너로 선택한 것은 미국식 록앤롤의 힘을 찾고 싶어서가 아닐까?

Setlist
Crawl
Black thumbnail
My party
Razz
King of the rodeo
Fans
Milk
Four kicks
Molly's Chambers
The Bucket
On Call
Mcfearless
Knocked up
Charmer
Slow night, so long

Ben Harper & the Innocent Criminals
Lenny와 유사한 라이브 필링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 Rocking하고 그루브에 충실한 Lenny와 달리 Ben Harper는 감상용 음악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엔터테이너와 아티스트의 줄타기에서 약간씩의 차이를 보인다고 할까? 스틸 슬라이드 기타를 몰입해서 연주하는 벤 하퍼의 모습 속에 장인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는 대중적인 싱글을 내기보다 미국의 트래디셔널에 대한 자유분방한 탐험을 Innocent Criminals 밴드와 함께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토요일의 파티의 마지막은 노는 것보다는 감상용 음악으로 이어질 예정이었다.

setlist
Dressed In Black
Please Bleed
Whipping Boy
Fool For A Lonesome Train
Diamonds On The Inside
Use Me
Burn One Down
Black Rain
With My Own Two Hands

Sigur Rós
공연장엔 시끄러운 Spanish로 가득찼다. 쑥덕쑥덕 하더니 티낸다고 에스빠냐, 뻬르난도 또레스~ 할 때 부터 알아봤다. 이 자식아 너 독일이나 글래스톤베리였다면 죽었다 이 놈아. 하지만, Sigur Ros가 무대에 서고 첫곡이 연주되자 그들은 굳어버렸다. 입을 30도 가량 벌린채 죽 그렇게 있었다. 어느덧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선 그들에게 슈게이징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Mouthopen이면 모를까.

경의로운 그들의 음악은 해지는 석양에 녹아흐른다. 사실, 3년전 후지락 화이트 스테이지에서 Takk..을 볼 때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그 때는 Sigur Ros의 앨범을 한장도 듣지 않은 상태였고 실루엣에 비치는 기묘한 이미지에 입을 다물기 힘들었다. 이번 그들의 공연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그들을 선명히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레이캬빅과 세계 곳곳의 스튜디오를 돌며 작업한 이번 앨범을 들으며 충분히 예상되던 바이긴 했다. 광대풍의 의상을 입은 드러머를 제외하고는 콜드플레이처럼 무려 '제복'차림을 입었고 리더 Birgisson는 귀에는 깃털을 꼽고 있었다. 무대 뒤를 뒷닫침하는 기구는 그들이 하늘에서 내려왔음을 암시하는게 싶었고 그들의 브라스와 비브라폰을 도울 요정의 모습을 한 여성 주자들과 브라스를 맡은 흰 제복을 입은 브라스 주자가 있었다. 3년전만큼 몰입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번엔 보다 많은 시규어로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끔 스패니쉬 답지 않게 나쁜키(큰키)를 가진 세명의 장정들이 두터운 장벽을 형성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우리는 또렷이 활로 기타를 연주하고 기타를 통해 노래하고 이마로 노래하는 Birgisson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노래는 해가 쉽게 뜨지도 지지도 않는 머나먼 북서쪽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뱃사람을 유혹하는 신비로운 노래이며 뱃길을 나선 남자를 기다리는 여심이기도 하며 대륙의 사람들에 의해 순수한 이땅이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원이기도 하다. 그들의 음악은 천상의 음악이지만 그보다 대지의 음악이며 순수함으로 가득찬 여심의 마음에 보다 가깝다. 어쩌면 새 앨범의 다소 충격적인 사운드는 필연적일 수 있다. Heima를 통해 그들의 음악이 아이슬란드와는 때내어 생각할 수 없음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는 독특한 카톨릭 브라스 밴드의 전통은 신비롭고 숭고하며 이국적이지만 처음듣는 누구라도 빠져들 수 없는 감정적 몰입을 일으키는 힘을 지니고 있어보인다.

하지만, 공연의 진정 하일라이트는 최근 앨범의 대표곡인 Gobbledigook을 연주할 때였다. 수줍게 Good?하고 물어보는게 다였던 Birgisson는 이번엔 무려 박수칠 것을 부탁했다. 지상에서 내려와서 맛본 순수한 환희. 모든 관중들이 박수치고 해군들은 짝짜꿍을 하고 비염을 악화시키는^^ 꽃가루가 눈 앞을 뒤엎을 때 모두들 소리치는, 모두가 즐거울 그 순수한 환희. 이런 순수한 환희는 어쩌면 지상에는 없는, 세속에 없는 아니 세속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나올 수 있는 그런 감정들. 그들은 구원과 해방이 예술의 순수함에 있음을 믿는 이들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음악이 나온 아이슬란드의 자연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순수함을 훼손되는 것을 저항하기도 했다. 2008년 7월 5일 토요일, 음악이라는 한 예술의 정점.


Setlist
1. Svefn-G-Englar
2. Ny Batt
3. Glosoli
4. Saeglopur
5. Vid Spilum Endalaust
6. Hoppipolla/Med
7. InniMer Syngur
8.Hafsol
9. Gobbledigook
10. Popplagid

Radiohead
대참사 발생. Sigur Ros 때만해도 충분히 과밀도 상태였으나 Radiohead 때 추가로 밀려드는 인파는 슬램없이도 죽을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본의 아니게 뒤로 후퇴. 사실, 바리케이트 바로 앞에서 밀려드는 남정네를 밀어내는 쿵푸 팬더 언니 앞에서 안식을 취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실, 난 라디오헤드 별로 안좋아한다. 하지만, 시규어로스 때 물타기 응원하는 한국 분들이 맨앞에 있음을 알 때 더욱이 강한 여성에 묻어 앞에서 보는 한국 남성 분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쫓겨나는 것은 분통이 터지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밀려드는 인파를 향해 Don't Fxxking Push를 날려주고 효과 좋다 싶으니 나가기 직전에 Fxxk을 두어번 거성스러운 복식호흡으로 뱉었다. 미안해하는 스패니쉬들. 아무튼 거성은 수만명 앞에서 호통을 치는 어글리 코리안의 면모를 드러냈다. Radiohead Effect는 공연 마치고도 발생했다. Pyramid의 Roisin Murphy를 본 이들 마저도 Radiohead 끝나고 귀가 했기에 8만명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안그래도 먼 귀가길이 거북이처럼 더뎌졌다. 아무튼, 앞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모범 유럽 시민이 되기를 포기하는 관객들이 Radiohead의 매니아층을 보여준다면 모두들 Radiohead는 한번은 들어야된다고 생각하는 8만명의 인파는 현재 대중적으로 최고 큰 밴드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왜곡되고 변형된, 숲이 아닌 나무로 생각되는 Close-up된 그들 파편의 이미지들만 스크린을 통해 조각조각 보여주었고 빛의 기둥 속에서 비쳐지는 그들의 얼굴 역시 흐릿한 인상만 전달될 뿐이었다. 대중들은 그들이 미디어에 드러내기를 갈구하지만 그들은 절묘하게 또는 절실하게 피하고 빠져나가며 기대와 다른 이미지를 선물하년 대중들은 그것에 또 열광하지만 결국 자기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서태지의 신비주의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특히 톰요크는 드러내는 모습 중 상당 부분을 왜곡을 넘은 자기 파괴에 할당한다.

한편, 공연 시작 전 그들에 대해 가장 흥미롭게 생각했던 부분은 그들의 라이브에서 모습은 기타록에 충실할 것인가 전자음악적 요소가 강하게 느껴질 것인가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적어도 그들은 기타사운드에 기반한 록은 아니었다. 톰요크와 조니 그린우드, 에드 오브리언은 두시간 가까운 공연시간의 상당수를 기타를 연주하며 보내고 기타로 만든 사운드를 주로 들려주며 적지 않게 강렬한 기타사운드와 액션을 보여주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전통적인 기타가 리드하는 록이 추구하는 감성적 영역과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이 직접 기타록의 영향력을 꾸준히 언급하지만. 그루브에 실려오는 인간적 감성과 자신의 느낌이 관객과 동조를 이루는 록앤롤 기타와 달리 그들은 우주적 공간감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드는데에 대한 철저한 도구였다. 난 가끔 Radiohead는 Pink Floyd가 될 수 없다고 비아냥거리곤 했지만 사실 그들은 핑크 플로이드가 되기를 전혀 원하지 않았다. 핑크 플로이드가 기타를 중심으로 지극히 감성적으로 표출했던 인간의 분열, 부재, 저항의 느낌은 라디오헤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보였다. 물론, 처음 두장의 앨범은 그런 감성적 영역, 특히 자기파괴적인 부분에 할당되어 있었으나 OK Computer를 기점으로 그런 부분과의 단절이 선언된 것처럼 보인다. 특히 공연 막판 연주된 Paranoid Android는 그들의 음악 속에 톰요크 자아가 날아갔음을 선언함처럼 느껴졌다. 그 이전에 연주된 In Rainbows의 Body Snatcher가 외계인이 그에게 강탈한 것 같은 상태임을 얘기하는 것처럼. 마지막 곡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이 연주되고 그들이 떠날 때는 마치 우주선이 외계로 떠나가는 바로 그런 무드였다.

그들에게 사실 기타록과 전자음악의 방법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보다 직접적인 감정의 표현으로서 음악도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록적인 관습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모더나이즈'를 몸소 실천한 데이빗 보위 선생님, 특히 베를린 시절 보위도 있겠지만 OK Computer 이후 Radiohead는 해체의 차원을 넘어선다. 최근 조니 그린우드의 작업인 There will be blood의 사운드트랙이 마치 2001 Space Odyssey의 그 것을 연상시키듯이. 록앤롤의 관습의 추종자인 walrus 입장에서는 미디어와 오랜 투쟁 끝에 빚어진 그들의 미디어 전략과 음악적 지향성은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작 록을 죽인 것은 일렉트로니카와 댄스 스테이지가 아닌 지금 최고의 밴드로 여겨지는 Radiohead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라이브가 보여준 견고한 성은 근래 쉽게 보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준다. 영어권 언론의 거창한 찬사들은 한편 이런 라이브에서의 견고함에 대한 지지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물론, Ben Harper, Sigur Ros, Radiohead로 이어지는 감상용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록 스타의 환경은 1966년 비틀즈 튜어 시 이미 예견되었던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 상황을 스톤즈는 노골적으로 즐기고 라디오헤드는 피하는 듯 이용한다.


Setlist
1. Arpeggi
2. The National Anthem
3. Lucky
4. All I Need
5. There There
6. Nude
7. Climbing Up The Walls
8. The Gloaming
9. 15 Step
10. Faust Arp
11. How To Disappear Completely
12. Jigsaw Falling Into Place
13. Optimistic
14 .Just
15. Reckoner
16. Idioteque
17. Bodysnatchers
18. Videotape
19. You and Whose Army?
20. 2+2=5
21. Paranoid Android
22.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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