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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Rock Werchter 2008, 2일차

먹을 수 없는 떡이 더 맛있어 보여서일까? 사실, 공연장으로 갈 때 올 때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참 매력적이다. 이 날 메인 스테이지의 첫팀 Black Box Revelation이 그랬다.

Cool Kids

역시 올해 상당히 주목받는 신예인 Cool Kids는 1 DJ + 2 래퍼로 구성된 팀이었다. 쿨하기보다는 뜨거운 워밍업. 물론, 록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은 차라리 쉬는 것을 택할 수 있었지만.
Setlist
Oscar the Grouch
One, Two
Gold And A Pager
What Up Man
I Rock
Box Of Rocks
88
What It Is
Black Mags
Pennies

Patrick Watson
또 하나의 꿈꾸는 캐나다 히피. 그는 공연 도중 흐뭇하고 행복하게 웃곤 했다. 그의 음악은 팀버튼 또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무성영화에 어울릴만한 영화적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건반을 위주로 다루지만 건반 또는 보컬에 아날로그적 디스토션을 잘 쓰기도 했다. 특히 기타리스트가 풍선을 분 후 풍선의 바람이 빠지는 소리를 기타의 피킹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가 기막히게 매치되는 공연의 일부였다. 불과 두번째 공연이었지만 청중들은 앵콜을 연발했고 패트릭왓슨은 기타리스트와 동행한 채 확성기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눈을 뜨고 꿈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 오늘의 발견으로 충분. 기라성같은 뮤지션 속에서 한국에는 음반 한장 수입된 적 없는 뮤지션이지만 음반이면 음반, 뮤직비디오면 뮤직비디오, 공연이면 공연-사운드면 사운드, 볼꺼리면 볼꺼리- 그는 재능 이상의 실력을 가진 토털 뮤지션이었다. 캐나다 싱어송라이터를 좋아한 한국의 음반, 공연 관계자여 Patrick Watson을 주목하시길.

Setlist
Close To Paradise
Tracy's Water
Giver
Weight Of The World
Wooden Arms
Storm
Beijng
Midnight Express
Luscious Life
Man Under The Sea

Ben Folds
2년전 오사카, 폭우 속에서 멋진 시간을 선물했던 벤폴즈. 아쉽게 첫부분은 NG였다. 기타사운드에 볼륨이 맞춰져 있어서일까? 보컬과 피아노는 드럼과 베이스에 묻혀져 있었고 다소 간의 피곤함도 느껴졌다. 지나가면서 점점 좋아지기는 했지만. 하지만, 곡 하나하나가 워낙 좋고 벤폴즈 특유의 발랄함으로 공연의 분위기는 쉽게 달아올랐다. 내 옆에 등장한 머리띠 시스터즈. 그녀들은 온몸으로 음악을 즐겼다. 특히 그로테스크한 곡선의 미를 살리는 손동작. 벤폴즈의 엉뚱한 얼굴 표정과 더불어 벡의 탬버린 가이를 연상시키는-벡의 스쿨가이 버전과 달리 벤폴즈 버전은 생뚱 아저씨 버전이었다-탬버린 아저씨. 벤폴즈는 어디 탬버린 인스티튜드 출신이라는 구세대 개그로 여전히 웃겼지만-잭블랙의 스쿨오브락 소속인지는 확인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공연은 의자를 피아노에 던지는 것이었다-walrus의 탁월한 예측력에 감탄하시라.(재섭서, 하지만 절대 비호감은 조만간에 등장한다).

Setlist
Errant Dog
Gone
You To Thank
All U Can Eat
Annie Waits
Landed
Bitches Ain't Shit
Army
Still Fighting It
Effington
Not The Same
Bastard
One Angry Dwarf and 200 Solemn Faces

Air Traffic
Babyshambles와 My Morning Jacket 중 고민했으나 Verve, Neil Young을 위해 메인스테이지로 이동. 그런데, 밥먹고 간 메인스테이지는 피터 도허티보다 훨씬 말짱하게 생긴 친구가 다소 익숙한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Air Traffic. 피터 도허티 군께서 예상대로 사고쳤습니다. Air Traffic은 작년에도 괜찮게 봤던 친구들인데 미국적인 피아노-기타가 서로 리드하는 팝적이면서 드라마틱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인데, 역시 메인스테이지에 뛸만큼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물론, walrus군의 방만한 청취자세는 예측가능한 타임)

Jay-Z
공연 시작하기 전 늘 그렇듯이 관객들의 얼굴을 비춰주었다. 확연히 눈에 띄는 피켓이 보였으니 'Beyonce'. 그게 잡힌 것을 알자 그 친구는 또 다른 피켓을 이어갔는데, 'is Hot, And You're Not' 글래스톤베리에서 갤러그의 싸가지를 받아친 Wonderwall처럼 한 대응 해주시길 기대했으나 그까이꺼 하면서 넘어갔다. 흑인위주의 밴드+DJing의 구성. Jay-Z는 Rock 친화적인 힙합 뮤지션이나 음악적으로는 '힙합' 그 자체에서 큰 변화를 준 것 같지 않다. 여전히 힙합과 록의 하이브리드는 먼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사실, 힙합의 가능성이 보였던 고 제임스 브라운 할아버지 때가 가장 가까웠었다. Jay-Z의 음악은 끊임없이 작업용으로 추근되는 음악이었다. 자신의 공연 대신 Girl들의 모습을 하나라도 찍어달라는 액션까지. 사실 록앤롤도 작업용으로 추군되는 음악이다. 역시 잘한 작업하나 열 음악 안부럽다는 것을 증명하듯 욘세양의 두곡을 공연의 하일라이트에 넣었지만.

Setlist
Say Hello
Roc Boys
Takeover
U Don¿t Know
99 Problems
Is That Your Chick
Smack My Bitch Up + Rehab
I Know
Blue Magic
PSA
Dirt of your Shoulders
Jigga What
Izzo
Can I Get A
Panjabi
Give It To Me
Show Me What You Got
Girls
American Boy
Crazy in Love
Umbrella
Big Pimpin
Hard Knock Life
Heart of the City
Encore

The Verve
버브 때는 우려되던 베이스 지옥이 발생했다. 한 크루는 베이스 파장의 운동에 의해 콜라병이 쓰레기통 위에서 실험할 수 있음을 꾸준히 실험했다. 소녀라고 우기는 언니아줌마들의 책상 앞에 컴퓨터 바탕화면 에 자주 붙어 있는 Richard Ashcroft의 까질하면서 간지어린 이미지와 달리 그의 체구는 왜소했다. 얼굴이 길고 말라서 그렇게 보였을까? 그런데, 하는 짓은 완전 불량 중딩 수준. 끊임없는 음주 흡연에 목주변을 벌게 가지고 공연을 했다-넬에 종환이 욕하지 맙시당. 거의 유치찬란 오만방자함의 결정판이었다. 예수처럼 십자가 벌리고 쭈그려 앉아 힘들어 하다가 끄덕끄덕-한편으로는 술취해 힘든 것도 이해는 한다만 전형적인 비호감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뱉는 말은 더 가관. 맥주를 마실 때 벨기에 맥주보다 독일 맥주가 어떻고 하며 비호감을 사더니 갤러거보다 더 까칠함을 고려했을 때 글래스톤베리의 하루 전 헤드라이너였던 Jay-Z를 향해 Great Rock Musician이라고 비아냥 거리더니 그걸 Neil Young에까지 같은 표현을 썼다. 닐영에 대해서는 존경의 표시일 가능성도 있으나 오해의 가능성 농후, 들어가서 술취한 채로 몇대 맞지 않았을까도. 더운데 전혀 도움안되는 중딩조폭용 가죽점퍼를 벗으니 walrus의 우비 색깔과 동일한 노란색 점퍼를 입었음이 발각. 쭈그려 앉은 후 신음소리처럼 내뱉는 Sweet Bitter Symphony는 이런 곡 바로 내가 만들었다구 하는 무한 자만심이 엿보였다. 시비Walrus, 그거 말고 히트한 거 있어?(Verve의 열성언니들 나를 너무 미워하지는 마시길. 저도 공연 좋았습니다. 그런거야, 또 사과해야되?(홍대김구라曰))

리차드 아저씨가 유치찬란 쇼에 몰입할 때 기타는 죽으라고 연주연주하며 버브만의 멜랑콜리 사이키델리아를 풀어가고 있었다. 닐영이나 어제 레니 크레비츠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버브는 베이스 볼륨이 큰 편이었는데 그게 지역적 차이가 있는지 차후 따져볼 생각. 아무튼, 그렇게 술담배마약 먹고 유치찬란한 쇼는 바로 매드체스터의 한 부분이다. 록앤롤은 유치한 동네건달이 주먹질 대신 우대잡기 위한 방식. 71년생 리차드 이 아저씨 음악안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기 끔찍하긴 하나 음악을 했기에 술먹고 킬킬 대기도 그리고 자기 학대에 몰입해 듣기도 좋은 음악을 우리는 들을 수 있었다.

Setlist
1. This Is Music
2. Sonnet
3. Space And Time
4. Sit And Wonder
5. Story Clouds
6. Life's An Ocean
7. Rolling People
8. The Drugs Don't Work
9. Lucky Man
10. Bitter Sweet Symphony
11. Love Is Noise

Neil Young
올 상반기 최고 히트곡 Mercy의 주인공인데다 생각보다 상큼한 외모로 최근 급비호감된 술집에미미의 아성을 넘고 있는 Duffy, 올해 Rock Festival의 뜨거운 감자 Hot Chip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했다. 또 그의 뒤를 이은 Digitalism과 Moby도 제대로 즐기긴 힘들었다. 아톰이 하늘을 날 때 발사하듯(발바닥은 가열되어있었고 그나마 담날에 비하면 약과), 각종 생리작용이 안그래도 상태안좋은 Walrus 심각한 상태로 몰아넣었으나 참아야했다. 그는 바로 록의 신이기 때문이었다. 돌아가신 조지 해리슨보다 많은 나이인 1945년 생. 음악의 피부적 효용을 증명하듯 대체로 동안을 자랑하는 할아버지 록스타와 달리 닐영은 그것보다도 더 나이가 되어보였다. 그런데, 그 늙은 모습은 신의 모습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그의 기타는 충격과 공포를 가져왔고 마치 번개천둥을 내리치는 제우스와 같은 에너지를 뿜어냈다. 인디언 목각 인형과 곡마다 올려지는 그림들은 닐영이라는 신은 어메리카 본토를 자양분으로 태어난 것처럼 보였다. 첫곡이 연주되는 순간 닐영의 위대함은 라이브 없이는 100% 설명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꽤 록킹한 음반을 꽤 발표했지만 그가 왜 그런지의 대부인가는 쉽게 납득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첫곡을 연주하는 순간 답이 나왔다. 정통적으로 잘하는 연주와는 먼 투박하지만 서술하기 힘든 거대함이 느껴지고 포크, 컨트리, 블루스라는 트래디셔널이 묘하게 살아있는 연주는 펄잼과 너바나가 바로 찾고 싶던 그런 사운드 아니었을까? 70년대 영국식 하드록 밴드와 다른 투박한 미국 하드록 밴드들이 교재로 삼지 않았을까도 싶었지만 사실 결코 따라 갈 수 없었던 투박한 에너지. 사실, 투박하다고 표현했지만 그의 기타는 또한 대가의 기풍이 있었다. 결코 기술적으로 대충 만들어진 것이 아니단 얘기다. 작년 나는 에디베더 속에서 젊은 닐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펄잼의 연주에서 느낀 것처럼 닐영의 기타, 닐영의 노래, 닐영의 밴드의 자양분은 트래디셔널 외에도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분노'. 커트 코베인이 마지막 방아쇠를 당길 때 들을 수 밖에 없었던 Hey Hey, My My처럼. 으르렁거리는 그의 분노는 기술적인 부분에 꼭 필요한 플러스 알파를 덪붙혔고 감정을 넘어 감동을 준다.

하지만, 그의 지그재그 디스코그래피처럼 그는 분노 이상의 감정을 지닌 뮤지션이다. 어쿠스틱 세팅으로 바뀌었을 때는 치유의 힘이 느껴졌고 컨추리 속에는 소박한 즐거움도 느꼈다. 특히 최근 좀처럼 연주되지 않던 그의 최고 히트곡 Heart of Gold. 버팔로 스프링필드, CSN&Y, 주옥같은 솔로 앨범의 연속 속에서 그는 컨추리록, 포크록, 미국식 하드록을 조립해갔다. 밥딜런이 미국식 록을 시작했다면 그는 바로 미국식 록의 몸통인 셈이다. 비록 패트릭 왓슨과 같은 캐나다 출신이지만 캐나다 출신인 The Bands와 Neil Young만큼 미국식록을 잘했던 밴드는 지극히 드물다. 공연의 막판 주술적인 장곡 No Hidden Path의 충격이 채가시기도 전 그는 비틀즈의 가장 혼란스러운 에너지의 정수 A Day In The Life를 연주했다. 밥딜런, 지미 헨드릭스의 All Along the WatchTower 그리고 비틀즈의 A Day in the Life. 닐영은 내가 바로 이런 사람이야를 얘기하는 듯 했다. 오케스트라로 처리된 혼돈의 시간 기타줄을 다 끊어버리며 무한 엔트로피를 방사할 때의 충격은 긴 여운을 남겼다.

작년 메탈리카처럼 셀프 트리뷰트 성향이 있는 닐영의 공연은 무려 두시간 동안 펼쳐졌지만 불과 16곡만 연주되었다. 앵콜 당시 특정 곡을 외치는 이가 있었으나 금새 미안해했다. 좋은 곡이 많기도 하지만 록을 사랑하는 이라면 그가 정한 세셋리스트 마저도 100% 존경하고 싶어지는 이가 닐영이다. 노래 잘부른다는 한국 가수는
한국인의 애청 골든팝스로 그가 공연하기를 원하겠지만. 물론, 그는 닐영이 누군지도 알지 모르겠지만.

Setlist
1. Love And Only Love
2. Hey Hey, My My
3.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4. Spirit Road
5. When You Dance You Can Really Love
6. All Along The Watchtower
7. Oh, Lonesome Me
8. Mother Earth
9. The Needle And The Damage Done
10. Unknown Legend
11. Heart Of Gold
12. Old Man
13. Get Back To The Country
14. Words
15. No Hidden Path
---
16. A Day In The Life

닐영이 끝나고 나올 때는 지옥같았다. 몸은 무거웠고 빠져나가긴 힘들었다. 하지만 지옥같은 느낌 속엔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은 A Day In The Life의 살벌한 여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Pyramid에는 Digitalism의 Pogo를 연주하고 있었으나 지칠 때도 지친데다 퍼질러 앉은 자리엔 소리가 작아 그들의 역량을 느끼기 힘들었다. 메인 스테이지의 모비는 여전히 부지런하게 무대를 휘져었다. 소프라노와 일정한 비트라는 쉽게 질릴 수 있는 사운드의 논스톱 달리기 임에도 그의 음악은 묘한 주술성이 있다. Rock과 댄스를 왔다 갔다한 그의 부지런함이 좋은 결과물로 매듭짖게 된 것 아닐까? 하지만 너무 힘들어 중간에 호텔로 복귀.
모비 형 미안해. 셋리스트도 좋았는데 말이쥐. 쉬트.

Digitalism
I Want I Want
Anything New
Digitalism in Cairo
Extra
Echoes
Premire
Magnets
Moonlight
Idealistic
Home Zone (Criminal Extended)
Zdarlight
ZDRLT Rewind
The Pulse
Jupiter Room
Apollo-Gize
Pogo
Express
I Like To
Pogo Robotic

Moby
Intro
Honey
Disco Lies
Raining Again
Everyday Its 1999
In My Heart
In This World
Go
Slipping Away
Beautiful
Porcelain
Natural Blues
Lift Me Up
We Are All Made Of Stars
I See The Stars
Why Does My Heart Feel So Bad
Thousand
Bodyrock Slow Jam
Feeling So Real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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