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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Pentaport Rock Festival 2007

작년과 비슷했다. 경인고속도로를 타기전까지 차가 막혔고 중간에 공장지대에서 코를 진동하는 약냄새가 낳고 주차장에(이건 다르다 유료주차장으로 바뀌었다)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면 예상이상으로 여성성비가 높은데 만족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착해서 무대의 위치나 풍경 등 역시도 거의 비슷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식당 및 부대 시설 그리고 쓰레기통이 조금 더 확장되었다는 점.


스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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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취향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 스키조의 음악이라할만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좋은 밴드이지만. 사실, 난 21세기 들어서서 메틀하고 관련있는 뮤지션이 내 취향이라 느껴본 적은 거의 제한적이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섬뜩함' 또는 '살기'가 있었다. 물론, 음악을 보다 진지하게 들었던 그 이전의 내 태도와도 관계있겠지만, 21세기의 뉴메틀이라는 장르적 특성은 왠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될 것 같은 '어짜피 이건 쑈야'라고 노골적으로 들어내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가 얘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지만 이건 '스키조'다는 것이 있는 뮤지션이 한명이라도 더 있다는 것은 하나의 자산이다.


Gov't M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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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Southern Rock Band. 90년대 첫 음반을 냈고 상당히 많은 음반을 냈지만 멤버들의 얼굴에 새겨진 나이를 생각해보건데 그 이전에도 로컬씬에 상당히 잔뼈가 굵은 뮤지션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스가 그렇고 컨추리가 그렇고 블루스와 컨트리에 기반한 Southern Rock 역시 오래 한 밴드가 잘하는 그런 음악이며 라이브가 제맛인 음악이기도 하다. Werchter에서 본 Kings of Leon의 막강한 기억과 당연히 비교를 하게 되는데 Kings of Leon이 90년대식 하드록에 남부의 정서를 접목시켰다면 이들은 올맨브라더스의 잔영이 강하게 남아있는 밴드였다. 하몬드를 쓰고 호방한 드러밍과 기타솔로 그리고 막판의 독을 품은 살모사를 연상시키는 에너지의 분출까지. 아쉬운 점은 스키조에 이어 관중들이 그다지 없었다. 오늘 최고의 연주를 보여주었고 케미컬 브라더스를 제외하자면 가장 긴 경력과 좋은 음반들을 꾸준히 내온 밴드였음에도. 그런 면에서 나를 비롯해 Gov't Mule을 즐길 수 있었던 이들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Tsuchiya 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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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스럽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을까? 글램과 메틀에서 자극적이며 상업적으로 매끈하게 그리고 우먼 프런트 맨의 이미지 메이킹. 츠치야 안나는 훌륭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었다. 무대의 연출력 그리고 관중의 감정이입을 위한 '연기력'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곡의 흡입력이 그다지 였다는 점이다. '자극'이 음악을 만드는 방법이 될 때, 표현할 수 있는 연료가 충분하지 않으면 듣는 이에게는 오히려 신선함을 잃게될 수도 있다. 20의 자극을 주고 80을 주면 강한 느낌을 주지만 항상 70의 자극을 주다 80의 자극을 주면 똑같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하지만, 춤추기 좋은 비트 그리고 프런트맨의 센스는 펜타포트 스테이지에 모인 많은 이들의 발을 바쁘게 하기에 충분했다.


디아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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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외출. 역시 한국을 대표할만한 익스트림 밴드임에도 여러모로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밴드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노력을 음반으로 공연으로 제때보여주기 힘든 현실. 공연 처음에 발생한 베이스 고문이 판을 깼다. 쩝. 디아블로 역시 기대가 큰 공연이었을 듯 하다. 떠다니는 이들이 보고 싶다는 멘트가 인상적. 하지만...요즘 난 메틀이 조금 힘들어지고 있다. 사실, 에궁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


할로우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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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담아내는 익스트림 밴드. 무릎을 꿇고 절규하는 모습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요즘 늘 드는 생각이지만, 과연 이런 밴드가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장르에 관계없이 음악으로 상업적 성공 자체를 논하는 것 자체가 힘든 지금이지만, 메틀이란 장르로, 더욱이 춤추기 힘든 그런 음악으로.


사랑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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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빅탑스테이지로 옮긴 이유는 딱 하나였다. 케미컬 브라더스를 앞에서 보기 위하여. 그런데, 사랑과 평화는 뜻밖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70/80의 전형적인 사운드를 예상했으나 처음은 퓨전적인 사운드 메이킹에 다소 당황했고 너무나 뜨거워져버린 빅탑스테이지의 반응에 크게 놀랐다. 단순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노랫말, 거기에 실려나오는 그루브, 인간미 느껴지는 입담. 손흔들고 뛰다가 열차놀이하고 요즘 유행한다는 관광버스 춤을(물론, 반강제적인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게 최신 유행이냐면서 피식 웃으면 다들 따라한다) 그리고 뛰자고 하니까 디아블로 때도 없었던 격렬한 슬램이 있었다. 사랑과 평화는 한국의 제임스 딘 아니 제임스 브라운이었다.


OK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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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엔 OK GO 티셔츠를 입은 아리따운 선영님들로 넘쳐났다. OK GO멤버는 사운드 체크 시간에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올라와 직접 사운드를 찍기도 했는데 일단 그걸 눈에 사진에 못담아 난리였다. 일단, 수려깜찍한 외모의 주인공들이 경쾌한 팝록을 부를 것임이 예상되었다. 예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리액션은 예상과 달리 아주 터프했다. 오징어된 Walrus는 과연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했고 과연 케미컬을 앞에서 봐야되는지 마저도 걱정해야했다. 한달전에 본 Maximo Park, Bravery도 잘생겼고 경쾌했지만 OK GO는 보다 노골적으로 따라 부르기 좋은 후렴구와 미드 템포 그리고 전 멤버들이 잘 생겼다. 막판에는 4명다 잘생겼음을 과시하기 위해 4명 모두 앞으로 나와 댄스 아니 율동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Chemical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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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chter에서 LCD Soundsystem을 선택하면서 Chemical Brothers는 반 정도 밖에 멀리서 보지 못했다. 공연의 반 정도를 멀리서 밖에 볼 수 없었기에 앞에서 보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Chemical Brothers는 멀리서 전체 그림을 보는 것이 제맛이라 말하는 이들은 이겨내지 못한 자의 변명일 뿐이다. 마치 마늘과 쑥을 먹다 지쳐 인간이 되지 못한 호랑이가 산속에서 사는 것도 낭만적이야 말하는 것처럼. 음하하핫. 케미컬의 비디오쑈가 시야를 가득 채우고 레이저들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시추에이션을 상상해보랏. 원래 브라더스 중 하나는 긴 금발에 범생 썬글라스를 썼고 한명은 짧은 머리에 마초적 필링이 느껴졌지만 아저씨가 된 그들은 탈모가 시작되었고 긴 금발 아저씨 역시 머리를 짧게 싹뚝 잘랐다. 아저씨가 되었어도 그들은 여전히 장인을 넘어서 대가의 경지에 이른 이들이었고 앨범이 거듭되면서도 여전히 따끈따끈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왠지 뒤의 디스플레이 패널 쪽 문제로 늦어지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원래 한시간은 기다려야했고 정시에 조금 넘어 시작했지만 케미컬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전 앨범의 Push the Button으로 시작한 이들의 쑈는 새 앨범처럼 록킹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비트로 녹이며 사람들을 춤추게 했다. 안경 아저씨가 가운데 있는 장비를 지키는 반면 마초 아저씨는 양쪽 장비를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했다. 이들의 호흡에 의한 화학적-이런 클리쉐를 하지만 화학형제니까 패스-결합이 록밴드의 드라이브감을 끌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Push the Button의 골 때리는 쑈, 권총 쏘고 춤추는 사람들의 쑈, 각종 동물에서 벌레가 기어나오는 쑈 등등등. LCD Soundsystem이 박진감 넘치는 하나하나의 록 싱글을 이어 흥분하게헸다면 Chemical Brothers는 그들의 앨범에서 보여준 테마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Djing과 비디오쑈로 1시간 반동안 보는 이들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기본적으로 대중음악은 반복이다. 익숙함과 새로움에 대한 갈증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리기 작업이 대중음악이고 Chemical Brothers의 쑈는 그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보드카레인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경쾌한, 훈남들의 밴드. 아마도 음반제작자가 요구했겠지만, 비호감 무뇌적 홍보문구만 아니었더라도 이 친구들의 음반이 Walrus의 방안에 뒹굴고 있을텐데.


피터펜컴플렉스

'나는 바보야'를 먼가 있어보이게 했던 90년대 스타일의 밴드.


Crash

Werchter에서 메탈리카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 Crash는 견고함과 거대함이 느껴지는 밴드였다. 이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 음악도 얼굴도. 때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신곡은 보다 강력해지는 것을 선택한 것 같다.


TESTAMENT

Crash에 이은 이 바닥 큰 형님 Testament의 등장. 메틀의 시대는 갔다고 말을 간단하게 뒤집어 없는 퍼포먼스. 시종일관 타이트하게 몰아붙였다. 끝없는 점프업과 슬램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풍과 같이 크게 돌면서 하이파이브하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열광적 반응에 Testament 역시 상기되었으며 앵콜을 포함하여 막판까지 화끈한 팬서비스를 해주었다. 참고로 여기 보컬은 마이크봉 가지고 기타치는 액션을 주로했는데 배리 아저씨가 꼴볼견 프런트맨 순위를 정할 때 상당히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Ocean Colour Scene

미드템포의 브릿팝. 브릿팝 밴드답게 튀지 않고 은근히 달아오르는 사운드 특징을 가지고 또한 영국인 블루칼라의 모양새를 하지만 그러면서도 오만한 그런 느낌을 주기도 했다.반면, 어쿠스틱과 트래디셔널에 의존하는 바가 다른 브릿팝 밴드보다 컸다.


음주쑈. 사실, 넬은 감성적인 듯 흐느끼는 것이 내 취향은 아니다. 그런데, 오늘은 맘에 들었다. 술먹고 자유분방하게 노래를 하는 것이. 그들 역시 Rocking한 음악, Rocker로서의 LIFE에 고민이 많지 않았을까? 공연을 함에 있어서 프로로서의 정신을 질책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약과 알콜쟁이 지미헨드릭스도 짐모리슨도 담배하다 쓰러진 지미 페이지도 다 낙제점이다.


Asian KungFu Generation

쿵푸는 안하지만 점프를 하면서 들어야 제맛인 록앤롤 밴드.


Ash

놀랍게도 Ash는 8년전 트라이포트의 오프닝이었다. Ash, Crash를 한후 한국밴드들은 줄줄이 비로 공연할 수 없었고 Crash 때 도착한 난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없었지만. 8년 동안 상업적으로는 아주 크게 성공한 적은 없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별4개 정도의 음반을 발표해올 수 있다는 것은 그들만의 저력이다. 그들의 음악은 아일랜드의 축구처럼 다소 투박하지만 건강한 힘이 넘치는 팝적인 3인조 펑크록을 구사한다. 이런 건강함이 그들의 생존 비결이 아닐지?


Crying Nut

Ash처럼 Crying Nut 역시 8년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 때문에 하지 못했다. 뒤에 나온 외국밴드들은 할 수 있었지만. 하지만, 작년 모 밴드처럼 쓸데없는 것 따지기 보다는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진심으로 만족해 했다. 이들 역시 정말 건강한 밴드다. 건강한 마인드, 건강한 연주, 건강한 밴드, 건강한 가사, 건강한 공연. 군대라는 큰 장벽이 있었음에도 피하지 않고 밴드 멤버들끼리 갔다오고 세상이 바뀌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큰 무대에 설 수 있었다. 8년이라는 시간, 음악하기 더 어려운 한국이라는 공간. 그들의 공연은 건강한 힘이 살아있었기에-많은 이들이 뮤즈 때문에 메인스테이지로 몰려들었지만 그러함에도-, 짧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나는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펑크라는 것 자체가 원래 많은 시간 필요한 음악이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Greenday의 American Idiot처럼 말달리자를 기억속에서 지워도 될만한 걸작앨범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그들이라면.



Muse
아시아의 신비, 관장약의 힘입은 ...불타는 스테이지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번엔 좀 심했다. 안그래도 한시간이나 준비시간이 있었고 Werchter와 달리 무대도 심플했고 사운드체크로 시간끄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딱 두시간을 서서 기다리게 했다. 90년대 영국밴드의 시건방만 배운 것 같아 비호감. 그런데, 뚜껑을 여니 또 할말이 없어졌다. 올해만 세번째보는 Muse의 공연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구멍이 없는 완벽한 라이브를 선사했다. Werchter처럼 입체적 비디오 세팅은 아니었고 Werchter때와 거의 동일한 셋리스트였지만 스테디엄 필러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압도적인 맛이 있는 라이브였다. 매튜 벨라미의 장악력이 더욱더 절대적이 되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베이스에게 한번의 기회를 주긴 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매튜 벨라미에 고정될 수 밖에 없었다. Muse는 역시 오바쟁이들이다. 감정을 늘 오바해서 전달하지만 Saturation이 되는 것 같아도 선명하고 기억에 남는 멜로디와 감각적인 사운드로 투덜거리던 사람들의 입을 환호성으로 바꾸게 했다. 평범한 록앤롤이 아니라 장인이라도 되는 것 같은 거만한 매튜 벨라미가 과연 10년 후에 어떻게 기억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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