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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극

피터브룩의 오페라, 마술피리

대나무 작대기, 배우의 연기, 피아노와 노래만으로 90분을 짜임새있게 즐길 수 있었던 공연. 귀에 짝짝 달라붙는 모차르트의 음악과 매끄러운 연출력은 거장의 내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나무 작대기의 미니멀한 무대 구성을 들었을 때는 아방한 작품이 아닐까 예상했지만 정작 마술피리는 적절한 유머와 더불어 맨소리로 듣는 성악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좋은 공연이었다. 또한, 오밀조밀한 이야기 속에는 보다 많은 자유를 갈구했던 모차르트 시대의 공기가 담겨있다. 밤의 여왕과 자라스트로와의 대결구도 속에 보다 젊은 세대들의 반항, 사랑, 갈등은 지금의 록과 힙합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술피리라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What to say를 한발짝 더 내밀며 동시대의 관점을 담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꼭 굳이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90분에 담긴 이야기는 결말로 가는 설득력에 다소 간의 아쉬움이 있다. 영어는 아닌 것이 확실했지만 이 오페라는 3개 국어가 쓰여졌다. 프랑스어 대사, 독어 노래 그리고 한국어. 뽀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