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스틸록킹

지산 1일차 - 매시브어택


낯시간처럼 사운드가 나쁘다 지저분하다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후벼파고 꼽히지는 않았다. 무대에서는 두대의 드럼을 후려치고 홍수같은 비트를 뿜어냈겠지만 정작 귀에는 베이스 비트만 들렸다. 한편으로는 매시브어택의 몽환성은 세기말이라는 시대성이 있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보컬의 카리스마가 다소 약했고 알콜이나 약이 안들어가서 그런지 맨정신으로는 공연에 좀처럼 몰입하기 힘들었다. 관객들도 전형적인 감상용 음악 모드. 공연을 보는 순간 Faithless의 절규가 계속 보고 싶더라는. 그런데, 정작 공연에 몰입하게된 시작은 백스크린을 통해 나열되는 '메시지'에 있었다. 정치적 밴드로 규정되는, 정작은 실체에 대한 정확한 고찰 없는 좋은게 좋은거다 식의 다른 뮤지션과는 차별화되는 선명하고 철학적이며 선동적인 메시지-하워드 진이나 노암촘스키 등-가 끊임없이 나열되었다. 그런데, 그 메시지의 역할이 처음에는 일단 들이대고 본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어느 순간 음악의 흡입력을 높이는 역할을 했고 공연의 막판은 꽤 몰입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가 뽑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기사에서 관객들이 가장 열광한 것은 '이효리 표절 시인'이라는 기사였다. 선동의 힘은 선동열의 직구만큼이나 위력적이다. 그렇다고 그것에 대한 반응을 직접적인 정치적 성향의 바로미터로 해석하는 꼴레발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Before 'Know your enemy', Know ourselves.
p.s. 어쩌다 보니 올린 사진이 AMD-intel compet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