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Big Orange Party!
스네이더의 네번째 골이 들어가자 영국의 캐스터는 이렇게 얘기했다. 월드컵 1,2위 팀을 상대로 3:0, 4:1. 이 정도면 충분한 센세이션이다. 많은 이들이 프랑스는 다를 것이라 했지만 이탈리아처럼 프랑스도 수십년만에 새로운 경험을 해야 했고 그 경험은 13일의 금요일에 걸맞는 악몽이었다. 네덜란드는 이로서 8강진출을 확정지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골득실까지도 같은 상태로 상대를 무조건 잡고 루마니아와 네덜란드의 경기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프랑스는 역시 리베리의 활약 속에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상당히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으나 오늘도 반데사르는 산이었다.득점루트는 더 좋았다. 오늘 터진 4골 모두 어영부영 들어간 골 없이 제대로 들어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방과의 몸싸움에서 이기고 니어포스트에서 번개같이 들어간 덕카이트의 선취골, 반니스텔루이의 적절한 크루이프턴에 이은 로벤의 돌파, 반페르시의 논스톱 발리, 앙리의 골을 1분만에 갚아준 로벤의 원맨 쇼, 두명의 수비수를 놓고 아름다운 커브를 그린 스네이더의 중거리슛. 셋피스, 측면돌파후 크로스, 개인 돌파, 중거리슛라는 전형으로 요약될 수 있다. 번개같은 측면돌파 후 살짝 돌려놓은 앙리의 골도 예술이었고 다른 경기라면 상당히 중요한 골이 될 수 있었지만 4:1이라는 점수 속에 묻혀야 했다.
유로 2008에서 반바스텐 사단과 이전 잘나가던 오렌지 군단의 차이를 비교하자면 패싱게임과 2선 공격수의 활약은 여전하나 경기의 '템포'라는 측면이 크게 달라 보인다. 경기 막판 밸런스가 무너지며 허탈하고 실점을 하던 이전 상황과는 달리 선취골을 넣은 후 숨고르기를 하고 적당히 얻어맞는가 싶다가도 상대의 예봉이 무뎌졌을 때 날카로운 역습의 칼로 치명타를 입히는 지금의 경기 운영방식은 난타전 속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2:0이 된 전반 막판, 다소 여유가 있었던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1:0이 된 전반 중반부터 페이스를 늦추고 점유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조급해진 상대와 달리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 중반 순간적으로 위치적 숫적 우위를 점하며 좋은 기회를 만드는 것은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의 토너먼트에서 Nil의 행진 속에 잠그기가 일반화된 상황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잠금'이 더 위험함은 더 많은 경우에서 증명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 경기는 이탈리아와의 경기에 이어 어쩌면 70년대 토탈사커처럼 변화의 조짐일 수 있다.
老繁할아버지:음, 나 외로운데 아그들은 왜 델꾸 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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