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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엑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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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요즘 공포 영화에서 가질 수 없는 힘은 바로 연출의 참을성에 기인한다. 다소 간의 맥거핀 그리고 착하게 또는 방만하게 사는 미국 중상류 층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탐색전을 길게 가져간 것이 영화 후반부에 힘을 가져다 준다. 공포에 대한 치밀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오히려 더 무섭다. 내일 당장 나에게 닥칠 수 있는 공포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한편, 이 영화는 사실 참 착하며(서구적인 관점에서) 보수적이다. 너는 그런 팔자로 세상에 던져졌으니 투덜거리지 말고 모성도 뭐도 필요없고 신앙으로 극복하고 네가 희생해라 식. 영화 초반 이라크의 발굴 장면은 악의 근원이 서구의 업보 뭐 이런게 아닌 외계(또는 동쪽 어딘가)에서 날라온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하기 귀찮아하는 보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보수적인 미국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더 무서울 수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공포감. 세기말 또는 세기초에 거의 유사한 편집판으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기도 하다.

한편, 영화를 보며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음반사적 흥행을 기록했던 Tubular Bells가 언제 나오나 궁금했지만 영화 초반과 후반 상대적으로 덜 집요하게 나오며 보다 다양한 음악적 효과가 쓰였다. 한편, 뒤에 악기이름 부르며 나오는 곡의 후반부가 이 영화에 쓰였으면 엄청 썰렁했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내일은 Tubular Bells나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초딩일기적 마무리.

엑소시스트(The Exorcist, US, 1973, 123min)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출연: 엘런 버스틴, 막스 본 시도우, 리 J. 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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