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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에멧 코헨(Emmet Cohen) 트리오-230205, 용산아트홀


에멧 코헨은 다운비트에서 작년 재즈피아노 라이징스타로 선정될만한 아티스트임을 증명했다. 스윙과 비밥이라는 재즈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이고 감정이나 소리의 과잉이 없음에도 확신에 차있고 무엇보다도 시종일관 재즈의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공연 시간 내내 영감에 충실한 지금과 예측하기 어려운 유머와 에너지로 다음 파트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트리오의 여백이 많은데 템포를 바꿔가면서 여백을 채웠다 비웠다하면서 관객의 감정과 밀당했다. 이날 공연은 특히 이쪽 전공 학생과 교수님이 많아보였는데, 으아.. 하는 신음소리같거나 아이씨하는 욕설같은 감탄사가 끈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다른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나이든 음악 재즈에서 젊음이 느껴졌다. 다른 아티스트가 팬데믹으로 방향을 잃어버릴 때 자신의 뉴욕식 아파트에서 뉴욕 아티스트와의 다양하고 수없는 협연을 유튜브로 내보내면서 그것을 즐기는 태도로 성장했다. 이번 내한에도 지방공연과 오후의 마스터 클라스, 밀도높은 공연에 이어 열광적인 관객을 대하는 팬사인회까지 혹사에 가까운 스케줄이었지만 연주나 태도나 즐기는 에너지에 충만했다. 줄리아드 출신의 베이스와 캘리포니아 출신의 드러머까지 다양한 인종과 검증된 30살 전후의 연주자들은 이전세대 영라이언이 줬던 흥분을 새롭게 재현했다. 영라이언으로 불리던 조슈아 레드먼과 브래드 멜다우가 50을 훌쩍 넘긴 지금은 사실 신체적으로 젊으면 안되는 나이다.
공연의 후반부는 한국인 연주자와의 협연이었다. 두명의 색소폰 주자와 한명의 피아노 주자가 한개의 피아노를 유머로스하게 공유하면서 트리오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갔다. 트리오의 호흡만큼 이상적이지는 않았지만 공연의 끝에 갈수록 에멧코헨은 새로운 아티스트와의 호흡을 자신의 즐거운 재즈에 포함시키는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ex. 최근에 줄리어드 졸업했다는 베이스 주자, 필립 노리스에게 줄리어드 어땠냐 보링하지는 않았냐 물어보니 보링하다기보다는 베리 인텐시브했다고. 실력은 연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