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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알 디 미올라-20221015, LG아트센터

알디미올라와는 인연이 많은 편. 기타트리오 편성도 봤고 알디미올라 내한 때는 피킹의 신한테 피크를 받기도. 출장 때 미국 클럽 공연 예약 했다가 코로나가 발생해서 날리기도.

사실 공연을 통해 놀라움은 없었다. 이번에 처음 본다면 번개같은 피킹에, 헤비메탈의 불꽃 피킹을 능가하는 그 번개같은 피킹에 놀라고 그게 사실 헤비메탈의 많은 기타리스트의 원조일 수도 있는 사실을 알게되지만. 그래도 이전 공연과 다른 테크니션을 보고나면 놀라움은 없었다. 하지만, 명쾌한 연주에 전달하는 곡의 해석에 주는 즐거움은 여전했다. 보라색 조명 하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얼굴과 연주 그리고 발굼음 소리는 너무나 반가웠다. 이틀전 사이먼 래틀과 조성진의 공연에서 튜닝이 좀 덜된 것 같은 사운드와 달리 오늘 공연은 흠잡을 때가 하나도 없었다. 역시 LG아트센터는 대중음악을 많이 해야한다.
그리고 알디미올라의 얼굴은 이전 내한 때와 다름을 느끼기 힘들었다. 1:1로 사진으로 비교한다면 다를 수 있겠지만 정말 늙지 않았다. 잘생기고 늙지 않으며 옷잘입는 작은 체격의 신사는 내년에 한국 나이로 70이지만 미노년이 아닌 미중년의 얼굴과 실력 그대로였다. 드럼과 퍼커션, 그리고 인도식 퍼커션인 타블라의 조합인 3인조로 기타+2개의 타악기 편성이었지만 역시 적절한 삼각형의 밸런스를 찾아갔다.
2부 시작할 때 타악기의 연주에 알디미올라가 늦게 들어와서 기타를 타악기로 연주하다가 선율을 붙일 때의 쾌감은 상당했다. 편성에서 플라멩코에서 애쓰닉한 쪽으로 확장하는 레파토리였다.
그리고 공연의 후반, 박주원이 등장했다. 박주원의 외양은 판교개발자같았다는. 처음에 알디미올라를 받혀주다가 알디미올라가 길을 열어주자 집시기타 국내 1인자의 핸드피킹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핸드피킹과 피크를 쓰는 얼터네이트 피킹의 차이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알디메올라의 장점이 속주가 아닌 명료함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첫 곡 ’The Infinite Desire'에 이어 알디미올라를 그리고 존맥러플린과 파코데루치아의 플라멩코를 세상에 들어올린 바로 그 곡을 연주했다. ’Mediterranean Sundance'. 협연 뿐만 아니라 가장 아끼는 곡이면서 마지막 곡을 박주원과 협연을 했다. 기타트리오를 생각한다면 협연으로 적합한 곡이기도 했다. 연주가 끝나고 알디미올라는 박주원을 추켜세웠지만 박주원은 자신의 우상 앞에서 수줍어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타트리오의 전설의 그 밤처럼, 이런 행복한 저녁은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P.S. 황덕호는 이번이 3번째 내한이라 했지만 내기억으로는 4번째로 기억한다.


알디 메올라 트리오(Al Di Meola Trio)
기타: 알 디 메올라(Al Di Meola)
타블라: 아미트 카프테카르(Amit Kavthekar)
드럼, 퍼커션: 세르히오 마르티네즈(Sergio Martinez)

게스트 기타: 박주원